워해머 소설 번역73 8. 카놉텍 스캐럽 원 번역본은 이쪽으로 그녀는 방금 전까지 낯선 이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를 불신하는 군중들 사이에서 미아가 된 느낌이었다. ‘아렉스’는 혹시나 눈이 마주치면 근처에 있는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봐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이며 계속 걸었다.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대규모 정전이라는데.. 옆 구역도 그렇고.. 윗 구역도 그렇다는데.. 불빛이 안보여..” 그 말을 듣자 갑자기 그녀는 자기 집과 멀리 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고가도로의 모든 무인 자동차들은 발전소에서 구역마다 공급하는 전기로 작동했었다. 그런데 지금 정전으로 모든 게 멈춰버렸으니 리프트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계단을 찾는다고 해도 얼마나 걸어야 최상층으로 갈 수 있을지.. 2022. 1. 23. 7. 말괄량이 귀공녀 원 번역본은 이쪽으로 ‘아렉스’는 삼촌의 통화내용을 엿들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냥 여느 때처럼 삼촌의 업무실을 지나가던 참이었다. 그러다가 떡갈나무로 만들어진 문 밖으로 화가난 듯 목청껏 소리지르는 삼촌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총독의 지루한 업무 이야기를 듣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지나가려했다. 그녀가 “권터 소르손”이라는 이름을 듣기 전까지 말이다. 화들짝 놀란 ‘아렉스’는 자세히 삼촌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문에 귀를 댔다. 놀란 가슴의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삼촌의 대화를 완벽하게 엿듣는 걸 방해했다. “... 이제 우릴 무시할 수 없어...” ‘헨릭’ 삼촌의 목소리였다. “이번 일은 대리석 덩어리 같은 시시한게 아니야! 그 유적은.. 기둥은..” 그는 통신 단말기에서 .. 2022. 1. 23. 6. 그들이 깨어난다 원 번역본은 이쪽으로 ‘헤릭슨’은 세명의 광부를 대동하고 안내를 시작했다. 작업반장은 그가 발견한 물체를 감독관에게 보여줄 일에 흥분해있었다. 분명 현장 인부들 사이에서도 이 사건은 꽤나 화젯거리였을 것이다. 터널입구에서 거대한 채굴 트럭이 지나가자 ‘헤릭슨’은 “불 켜세요.”라고 안내하며 안전모에 달린 전등을 켰다. 다른 세 명의 광부들도 전등을 켰지만 ‘소르손’은 안전모에서 전등 버튼을 찾을 수 없었다. 여러번 손을 더듬거리다 당황한 ‘소르손’은 옆에 비서 ‘크레우즈’가 능숙하게 키는 것을 보고 겨우 체면을 차려 불을 켤 수 있었다. 갱도는 그의 예상과 달리 무척 넓었다. 다섯 사람과 ‘크레우즈’는 함께 따라 걸었다. 반장 ‘헤릭슨’이 앞장서고 ‘소르손’과 ‘크레우즈’가 그 뒤에 나머지 인부 셋은 그.. 2022. 1. 23. 5. 소르손의 평범한 일상 원 번역은 이쪽으로 ‘소르손’은 업무 책상 위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의 하얀 책상 위에 데이터 슬레이트 패드들. 광부들의 업무 교대, 이번 달 채굴 할당량과 신규 고용 그리고 해고자, 기계의 유지보수에 관한 보고서가 어지럽게 흩어진 채였다. 그는 지난 밤 일어난 사건의 여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개인 통신 단말기를 쳐다보았다. 그는 단말기의 규칙적인 잡음을 들으며 안정을 취하려했다. ‘소르손’은 어제 그 사건을 겪고 나서 잠을 못자고 있었다. 잠을 자려고 시도할 때마다 끔찍하게 생겼던 그 붉은 눈의 돌연변이가 꿈에서 나오거나 그의 눈앞에서 절규하던 죽은 희생자의 비명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잠도 오지 않고 불안한 그 긴 밤 내내 그는 TV를 켜 뉴스를 시청했지만 그가 하층에서 겪었던 끔.. 2022. 1. 23. 4. 커미사르의 존재 의의 “특별히 그렇지는 않아.” ‘코스텔린’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만약 자네가 카타찬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안다면.” 그가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그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얻었고 내게 절대적으로 충성했지. 어떻게 보면 카타찬 연대와 비슷한게 크리그 연대야. 열심히 싸우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네. 크리그 연대는 제국 방위군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탈영률이 낮은 연대니까. 탈영률 0% 말이야. 0%.” “확실히 여기 병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만하임’이 음식을 가득 입에 넣고 말했다. “그런 뜻은 아니야.” “오해하지는 마세요. 전 이 병사들을 진짜 존경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명령을 내리면 무조건 뛰어드니까요.” “아직 병사들과 관계를 맺기 힘들어서 그런걸세.” ‘코스텔린’이 추측했.. 2022. 1. 23. 3.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 원 번역본 출처 ‘히에로니무스 세타’. 인류제국 템페스투스 은하구역 외곽에 자리한 이름조차 낯선 행성. 비교적 최근에 개척된 곳이기 때문이리라 커미사르 ‘코스텔린’은 추측했다. 행성의 인구는 90억명을 웃돌았고 행성 지표면의 3분의 1은 아직 미개척지대였다. 인류제국의 수많은 신개척지처럼 이 행성 또한 풍부한 광물지대를 가진 곳이다. 덕분에 이 행성은 광물을 채굴하고 이를 공장에서 정제하는 것이 주요 산업이었다. 물론 행성의 십일조의 상당부분이 광물을 납세하는 거고. 이런 자원적 중요도로 인해 ‘히에로니무스 세타’는 제국군에 의해 철처하게 보호받는 행성이 되었다. 커미사르 ‘코스텔린’은 자신의 휴대용 데이터 슬레이트를 조작해 행성이 개척된 후 분쟁 기록을 검색해보았다. 예상대로 이 행성과 근방의 태양계는.. 2022. 1. 23. 2. 돌연변이와 쫄보 원 번역본 출처 귀공녀 ‘아렉스’는 그와 달리 이 미묘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소르손’의 손을 붙잡고 웅성거리는 군중들 사이를 비집고 전진했다. ‘소르손’은 위험하다며 그녀에게 경고했지만 겁쟁이 취급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에 끌려가며 그 이상의 반대는 하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 영화 속 남자 주인공들은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했다. 곧 두 사람 앞에 있던 군중들이 사라지자 ‘소르손’은 괴물과 맞딱드리게 되었다. 놈은 넓은 터널의 입구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푹 꺼진 어깨에 피부는 딱딱하게 마르고 양피지 마냥 노란색이었다. 그 가느다란 팔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반짝거리고 있었고 어둠 속에서도 그 눈은 붉은 빛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소르손’은 이전에 이런 돌연변이를 본적이 있.. 2022. 1. 21. 1. 로미오와 줄리엣 ‘권터 소르손’은 평생에 지금처럼 두려웠던 적은 없었다. 숨을 고르면서 영화에서 보았던 근육질에 네모난 턱을 지닌 터프가이들을 떠올렸다. 그 터프가이들도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똑같이 무서워했으려나? 남자라면.. 아마도 그럴걸?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은 무섭다고 겁쟁이처럼 내빼지는 않을 것이다. 싸나이답게 일단 맞부딪혀 보는거고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건 그때가 되봐야 알 일이다. 곧 그는 현실로 되돌아와 주머니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차갑고 단단한 반지를 움켜쥐었다. “어머 큰일났어!” ‘아렉스’가 놀라며 말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소르손'는 깜짝 놀라며 주머니 속 손을 황급히 빼내었다. 뭐지? 그녀가 내 행동을 눈치 챈 건가? 아니면 얼굴에서 너무 티가 났나? ‘소르손’의 예상과 달리 그녀는.. 2022. 1. 21. 몰락 Ruin - 2장(2) 좋았던 옛 나날들 그 여행은 멘텝이 그의 의식 속에 지어둔 모든 장치 중 가장 강력하면서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들을 여는 일을 포함했다. 분할 정신들과는 달리, 그것에는 물리적 구조가 없었지만 대신 그에게 묶여있는 정보의 인공물로서 유지되어 온 것으로, 크립텍은 이를 추억 매개체(evocatory medium)라고 불렀다. 일종의 연결체로, 상념들로 인해 영원히 드러나지 않을 의식 너머 깊은 곳으로 통하는 통로였다. 조용하고, 미지의, 통제되지 않을 무언가. 올틱스는 매개체의 요구에 따라 그가 선택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터였다. 일종의 몽상과도 같은 형태로, 현실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건 다가왔다. 당연했다. 그건 완벽하게 현실이었으니까. 네크론티르로 있었던 아주 먼 과거에 고향의 크립텍들은 보편적인 .. 2022. 1. 21.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