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크론 설정 번역/오르페우스의 몰락

오르페우스의 몰락(4) - 메이나크가 도래하리라

by 맥주수염 2021. 12. 2.

출처 :

https://warhammer40k.fandom.com/wiki/Orphean_War

https://gall.dcinside.com/m/blacklibrary/147760

 

 

 

메이나크가 도래하리라

 

 

 섹터를 덮친 불길한 침묵은 그것이 떨어졌을 때만큼이나 갑작스럽게 3806.991.M41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오로지 암흑천지였던 곳에서 강렬한 빛의 불꽃이 피어나더니, 섹터 내 여러 감시소들을 향해서 그 기능이 마비당하게 할 만큼이나 막대한 양의 정보 데이터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순신간에 채널을 가득 채운 고통어린 온갖 울부짖음들과 죽어가면서 내지르는 죽음의 비명 등의 온갖 음성들이 마치 수개월을 워프우주 속에서 얼어붙어 있다가 마치 갑작스레 해동이라도 된 것처럼 통신 장치들을 향해 온갖 메시지들이 갑작스럽게 쇄도하기 시작하자 아스트로패스들조차도 그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비틀거리거나 심지어 그들 중 일부는 아예 쓰러져 목숨을 잃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캐너와 탐사장치들이 섹터 내부에 위치한 장막의 지역이라는 장소의 경계선 근처에서 발생한 한 기이한 방사선과 입자 폭풍이 섹터의 워프 경로들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탐지해 내자마자 한순간에 고통어린 비명소리와 뒤섞인 온갖 괴성들이 가장 안전한 복스 채널과 통신 연결망들로까지 침투하기 시작했는데 거기에는 계속해서 꾸준히 반복되고 있는 문장의 한 구절또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메이나크가 도래하리라"

 

 

 악성 신호들이 침투한 통신 시스템과 전자기기들은 모두 고장이 나거나 아님 전자기 오류를 일으키면서 작동이 중단되고 오작동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코지데이터들조차도 오류를 발생시켰으며, 서비터들은 광기와 광란에 빠져 곳곳에서 난동을 부려대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그 어떠한 보호장치들도 이 악의적인 신호가 뚫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내지 못하자 결국 아뎁투스 메카니쿠스의 시종들과 마기들, 테크-프리스트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오염에서부터 자신들의 기계와 기기를 해방시키기 위하여 갈바닉 정화를 실시하였습니다.

 

 그렇게 실시된 정화로 비록 다시 복구시키는 데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긴 하였으나 결국에는 그 악성 신호들이 오르페우스 섹터의 섬세한 통신 연결망에 침투하여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을 막아줄 방화벽을 설치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암라펠이나 미드윈터와 같은 소수의 일부 행성들에선 그 신호가 공용 통신 연결망에서 더욱 오랫동안 지속되는 바람에 기이하게 명멸하는 미지의 상징의 등장과 고통어린 울부짖음으로 극도의 공포심에 질린 제국의 시민들이 사방곳곳에서 온갖 폭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해당 지역의 군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그들을 진압시켜야만 했었습니다.

 

 곧, 장막이 벗겨지면서 드디어 이곳에 닥친 끔찍한 재앙의 참모습이 처음으로 완전히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오르도 말레우스의 이전 요새였었던 아폴리온에서 살아가고 있던 제국의 모든 생명들은 그 흔적조차도 하나 안 남기고 완전히 사라져 있었으며 행성은 아예 쪼개져 대륙의 부숴진 파편들로 구성된 새 고리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행성의 달인 엘로히엠 모르타는 마치 노기로 가득한 신이 집어던지기라도 한 것처럼 행성 지면에다가 박혀있었습니다.

 

 섹터 커맨더가 그 무엇보다도 가장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또한 곧 그 실체가 온전히 드러났는데 한때 수백에 이르던 성당들이 존재했던 리베쓰라 행성의 표면에는 이젠 오로직 차갑게 식은 용암과 바다와 잿빛의 사막만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으며 엔젤즈 레버넌트 챕터의 한때 강력했던 요새-수도원은 행성의 불타오르는 생혈에 통째로 집어삼켜져 있었습니다.

 

 이 섹터 최강의 수호자들이 더 이상은 존재치 않는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안 그래도 이미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행성들의 혼란은 극에 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나마 섹터 총독인 란에게만큼은 다행이게도 유용하게 쓸 수가 있는 이웃 섹터인 에우리디케 섹터에서 전함들과 수송선들이 증원을 와주기는 했지만 고작 그 정도의 지원병력들으론 앞으로 다가올 전쟁의 진로를 바꿀 수란 없었습니다.

 

 네크론들이 다음 타격을 가한 곳은 오르페우스 섹터 내 주요 행성들 중 하나이자 하위 섹터의 수도성이였던 드루실라 메이저리스라는 이름의 행성이였습니다. 그리고 공격이 시작된 날, 태양은 그 파멸한 행성의 위쪽으로 두 번 다시 떠오르지 못하였습니다.

 

 그 행성에 있던 모든 복스-연결들과 그곳으로 파견된 모든 함대 병력들과의 연락이 갑작스럽게 모조리 끊겨버리고 말았으나 돌연 4917.991.M41에 아스트로패스가 전송한 메시지 하나가 그 칠흑과도 같은 블랙아웃을 뚫고서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송된 방송에는 어느 누구도 예측치 못한 냉추위가 드루실라 메이저리스로 갑작스럽게 찾아오면서 표면의 온도가 이 행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이 될 만큼이나 계속해서 저하하고 있다는 것과 행성 각지의 공동(空洞)들과 죽어가는 세계의 지각 속에서 현무암으로 제작된 피라미드나 검은 금속으로 만든 오벨리스크와 닮은 온갖 기이한 형태의 구조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이 새로운 대재앙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루실라 서브-섹터와 섹터의 수도성인 아마라 사이의 우주공간은 온갖 절망적인 신호들과 지원을 요청하는 수많은 음성들로 순신간에 가득 차버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미지의 적들이 도망치는 함선들을 공격해 준 덕분에 제국의 전략가들은 적들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이곳, 아마라로 향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적들이 아마라를 향해서 다가오기 시작하자 다른 수많은 행성들, 특히 직접적인 공격을 당하는 인근에 이웃 행성들이 더욱 맹렬하게 지원을 요청하는 통신들을 보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라밀레스급 스타포트인 타리스 요새가 수호하는, 미드윈터 행성의 궤도를 공전하는 오르페우스 전단의 궤도 조선소마저도 기이한 형태의 함선들에서부터 나타난 "죽음의 유령"들과도 같은 기계적 존재들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공습 앞에서는 그저 무기력할 뿐이었습니다.

 

 이제 적들이 요새의 선착장은 물론이고 아예 대피소에까지 모습을 드러냈다는 최후의 송신을 끝으로 미드윈터 행성은 이내 항성계 전체와 함께 완전한 침묵 속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섹터의 총독이었던 칼리브론 란은 직접적인 공습에 나서는 것을 거부한 채 그저 자신의 총독궁 지하에 있는 벙커에 몸을 숨긴 채 수백만에 이르는 남녀 장병들과 수백의 함선들을 그저 대기만 시켜놓은 채 섹터의 성계들이 하나씩 하나씩 아마라를 포위한 적들에게 서서히 함락당하는 광경을 뒤에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결국엔 오직 아마라만이 옛 영역과 단절된 상태로 홀로 도움을 요청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오르페우스 섹터가 절반으로 뚝 잘려나가면서 마침내 "피의 백일"이 막을 내리니.

 

 드디어 아마라 전투의 막이 오르게 되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