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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
라그나르는 다크엔젤보다 먼저 결투장소인 샤크리스탄에 도착했으나 그곳에는 나이트로드가 대기중이었고, 결국 그들의 기습으로 인해 다크엔젤과의 결투는 훗날을 기약하게 된다.
이후 라그나르는 울프로드 베렉에게 불려가 한소리 듣는데 몇 달 전 실종된 플래시 테어러의 함선이 그곳에 있었다.
팽에서 울릭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건들지 말라는 지령이 온 상태였기에 함선은 처음 발견된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는데 라그나르가 한 번 살펴보고 싶다고 베렉에게 부탁하게 된다.
베렉은 두 가지 조건을 달며 허락해주는데, 하나는 '아무것도 건들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라그나르와 비슷한 부탁을 해온 바드 냘피르 레이저텅(Razortongue)과 함께 가라는 것이었다.
이에 라그나르는 질색하는데 냘피르는 독설가라는 별명답게 싸가지 없게 말했고, 그가 막 울프가드가 됐을 때부터, 특히나 다크엔젤 사태때부터 라그나르의 심기를 팍팍 긁고 있었기 때문.
노골적으로 라그나르는 베렉을 꼬라보지만 베렉은 씩 웃으면서 '내가 널 이뻐하는 걸 고맙게 여겨라, 그럼 이만 꺼져' 로 응수해준다.
별 수 없이 라그나르는 냘피르와 플래시 테어러의 함선으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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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스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녹슨 철벽의 거대한 틈새 사이사이로 지시탑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모두 화산 결정으로 조각되어 크레타시아 왕도마뱀의 형상을 취하고 있었다.
신성한 목적을 지닌 엔진들보다도 더 많은 수의 스테이시스 기계장치들은 원시 세계의 생명 조각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사람 키의 몇 배는 되어 보이는 듯한 각각의 칠흑색 카르노사우르스들이 엄청난 크기의 소켓에 반쯤 파묻혀있기도 했다. 이러한 엔진들로부터 뻗어나온 연결선들은 짐승의 핏줄처럼 무한히 펼쳐졌고, 검은 결정 피부 아래 간간이 비쳤다.
운 좋게도 과거 라그나르는 블러드 엔젤의 군함에 올라타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 그는 챕터의 테크마린들의 손에 이끌려 그들의 예술적 경이로움을 목격했었다. 그때와 같은 친숙함과 동시에 생소함이 이곳 바리오닉스 호에서 느껴졌다. 여기엔 생귀니우스의 아들들의 예술성과 플래시 테어러의 비타협적인 야만성이 공존하고 있었다.
우뚝 솟은 괴물 도마뱀의 발톱처럼 개개의 포드들이 벽면에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이 마치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을 살펴보며 라그나르는 그 사이를 걸었다. 이 공간을 채우는 대부분의 회색빛 기계장치들은 석순처럼 뻗어 아치형 천장에서 내려온 연결시스템들과 맞닿아있었다.
그로서는 그것들의 불가해한 기능들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거의 다 꺼져버린 함선의 플라즈마 핵으로 볼 때, 그것들이 어떤 2차 전력원과 연결되어 있음은 눈치챌 수 있었다.
이 장소의 모든 것들은 가까스로 에너지를 공급하며 유예된 수명을 늘려가고 있었다.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벽에서 메아리치는 목소리나 눈 가장자리에서 깜박이는 것을 보는 듯한 명료함이 아니라, 어느 옛날 옛 방 안에서 한때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는 것만 같았다. 이곳은 성역도 무덤도 아닌 추억의 장소였다.
라그나르가 스테이시스 포드로 다가섰다. 대다수는 비어 있었고, 개중 많은 수가 금이 가 있거나 다른 결함들이 있었다. 볼트나 라스 건으로 추정되는 그을림들이 벽면, 바닥 가릴 것 없이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워프의 불안정함 속으로 도망치기 전까지, 라그나르는 플래시 테어러가 아이언 워리어에게 맞서 이곳에서도 치열하게 싸웠음을 알 수 있었다.
일곱, 그들 중 일곱이 스테이시스에 남아있다. 야를이 말했었다.
그 말은 사실로 판명되었다.
맨얼굴을 드러난 일곱 명의 플래쉬 테어러가 스테이시스 정지장 안에서 동면 중이었다. 그들의 창백한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는데, 유독 길게 튀어나온 이빨들이 라그나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그들의 심미안적으로 완벽한 얼굴들이 상처와 고통들로 뒤틀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의아했다.
흔히 블러드 엔젤과 그의 후계들은 인간 미의 정점으로 여겨지곤 했는데, 여기 누워있는 플래시 테어러들은 전혀 그렇지 못해 보였다.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좀 다르군.’ 복스 저편의 레이저텅에게 말했다. 사실, 무엇을 기대했었는지는 그도 몰랐다. 어쩌면 단순한 반항이었을 수도 있었다.
분노에 찬 천사의 어두운 면은 그들의 잠든 이목구비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자랑이 될 수 없는, 비참한 고통.
냘피르의 대답은 없었다. 블러드 클로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다른 게 그의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세 명의 플래시 테어러는 모두 그들의 아머에 양피지 두루마리를 달았고, 조각조각 찢겨진 그것은 상징적인 십자가처럼 놓여있었다. 마치 신성한 속박을 해둔 것처럼.
라그나르는 깜박이는 디스플레이를 훑어보며 가장 가까운 포드의 제어판으로 이동했다. 누더기만 걸친 채 뼈만 남은 테크 어뎁트의 시체가 텅 빈 동공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것을 무시하고, 라그나르는 포드의 탑승자에 대한 상세정보를 찾았다.
몇몇 적혀진 룬 문자들 사이에선 어떠한 이름도 찾지 못했다. 심지어 고딕체와 닮은 것조차도 찾지 못했다. 다만 한 상징만큼은 다른 것들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었는데, 그 긴박함이 뜻하는 건 분명했다.
두 줄의 붉은 선, X자 신호, 두근..두근..두근...
‘레이저텅,’ 그가 다시 말했다. ‘내가 뭔가를 찾은 것 같다.’
냘피르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라그나르의 예리한 시선이 어두운 금속 공동을 급히 훑었지만, 그 어디에도 바드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형제의 심장박동과 아머의 끼익거리는 소리를 찾기 위해 고대 기계장치의 시계태엽이 덜컹거리는 소리를 조율해보아도 스테이시스 공동의 주기적인 소음이 그를 방해했다.
그의 후각은 오래된 부패 속에서 피어나오는 매캐한 건조함과 장치들에서 새어 나오는 구리 섞인 피냄새 외엔 아무것도 맡을 수 없었다. 여느 늑대의 감각만큼이나 예리한 그의 감각은 이곳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불현듯 라그나르는 자신의 털들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조용히 프로스트팽을 잡아당겼다.
뒤에서 후려쳐온 육중함은 라그나르가 그 그림자를 피해 몸을 내던지면서 간신히 그의 아머만을 베었다. 본능적으로 동작을 연계한 블러드클로가 갑판을 미끄러지듯 넘어갔고, 관절부의 굉음과 함께 다시 일어섰다. 프로스트팽의 크라켄 이빨이 으르렁거리며 공동의 찬 공기를 집어삼켰다.
그는 플래시 테어러와 얼굴을 마주했다. 전사는 몸을 구부린 채, 흉터가 이리저리 그어진 창백한 얼굴로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플래쉬 테어러의 길게 뻗은 송곳니는 늑대에게 향했고, 두 눈은 광기로 반짝였다. 금이 간 병들이 쇠사슬로 묶인 검은 갑주와 부딪혔다. 세라마이트에 기대어진 명예의 두루마리들은 아머의 상처같이 보이는 붉은 십자가를 완전히 감추진 못했다
‘반역자!’ 영락한 천사가 울부짖었다.
‘기다려..’ 칼날을 수평으로 세우면서, 라그나르가 경고했다. ‘나는 라그나르, 블랙메인이라 불리ㅡ’
‘반역자!’ 전사가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라그나르는 이미 대비하고 있었다. 어깨를 맞부딪히며 그는 플래시 테어러를 받아내었고, 전사의 다른 공격을 막기 위해 세라마이트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멈춰..’ 그들이 서로를 갑판으로 집어던지려고 몸싸움을 벌일 때, 그가 한 번 더 외쳤다. ‘빌어먹을...멈추라니까...’
‘역겨운 반역자,’ 전사가 식식거렸다. 그의 넓은 눈에는 이해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플래시 테어러의 동공에서 보이는 거라곤 오직 이성이 결여된 짜증뿐.
라그나르가 그 전사를 완력으로 넘겨버리자 그의 부츠가 금속 갑판을 긁는 것이 느껴졌다. 플래시 테어러의 힘은 과거 그가 겨루었던 어떤 형제들보다도 대단했다.
그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그는 망가진 흰 얼굴로 거칠게 달려들었다. 이 정도의 근거리에선 그의 검은 하등 쓸모가 없었고, 그는 그의 눈알을 뽑으려는 천사의 손목을 잡기 위해 검을 버려야만 했다.
‘그냥 널 죽여버렸으면 편했을 텐데.’ 아플 정도로 이를 악물며 그가 말했다.
‘반역자!’ 발버둥 치는 전사가 그에게 되뇌였다.
라그나르가 벽에 쾅 부딪혔고, 금속이 떨어져 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거진 한 손으로 라그나르의 얼굴을 덮은 플래시 테어러는 항거할 수 없는 엄청난 힘으로 짓누르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꽉 죄어오는 압력이 점차 강해졌고, 그 고통 속에서 라그나르는 자신의 두개골이 지르는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본능적으로 입을 가린 손바닥에 부식성 타액을 뱉을 뻔했으나 그랬다면 세라마이트를 태울 때 나는 화학적 악취에 질식할 게 뻔했다. 게다가 그 산성은 효과가 나타나는 데도 너무 오래 걸릴 터, 장갑 아래까지 태우기도 전에 그가 죽는 것이 더 빨라 보였다.
약간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라그나르가 부서진 벽면 안쪽으로 몸을 기댔고, 플래시 테어러의 무릎으로 발차기를 날렸다. 광전사는 별다른 미동조차 없었고, 그가 두 번째 발차기를 날릴 때는 전력을 다해 천사의 무릎을 강타했다. 라그나르에게 필요한 건 오직 플래시 테어러를 넘어뜨릴 한 순간이 필요했다.
문득 그의 광대뼈에서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를 냈다. 무언가 금이 갔고, 우드득거리는 파열음이 뒤따랐다.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포효와 함께, 라그나르는 그의 온 힘을 담아 발길질을 재차 날리며 후려쳤다. 일순간, 플래시 테어러가 심장의 박동보다도 짧게 비틀거렸으나 늑대에겐 그 정도면 충분했다.
라그나르의 얼굴을 짓누르던 파괴적인 압력이 살짝 풀렸다. 한기와 함께 숨통이 트였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늑대의 주먹이 플래시 테어러의 눈깔에 폭발하듯이 내다 꽂혔다. 그는 천둥늑대(Thunderwolf)마저 거꾸러뜨릴 도약력으로 제정신이 아닌 그의 적수를 깔아뭉갰고, 이내 플래시 테어러의 고통에 찬 안면으로 폭풍 같은 주먹세례가 몰아쳤다.
자비를 베푼다는 생각 따윈 진작에 달아났다. 그는 맹렬한 일격으로 전사의 얼굴 뼈를 부러뜨렸고, 천사를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내리쳤다. 유전적으로 풍부한 핏방울들이 그에게 튀기고, 그의 건틀렛엔 김이 날 정도였지만, 여전히 그는 플래시 테어러의 두개골에 주먹을 꽂고 또 꽂았다.
믿을 수 없게도, 죽어가던 천사가 포효를 내지르며 라그나르를 가슴팍에서 내던졌다. 블러드 클로는 공중에서 방향을 튼 뒤 또 다른 스테이시스 포드 위로 착지했다. 부츠와 맞닿은 강화 유리가 갈라졌다.
‘반역자!’ 실성한 전사가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플래시 테어러의 얼굴에 핏기가 서렸다. 그의 한쪽 눈이 라그나르의 주먹질에 터져나갔고, 분홍빛 살점들이 튀어 올랐다. 송곳니 사이로 혓바닥이 축 처져 있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순 없었으나 그는 미쳐있었고, 그의 피비린내 나는 시선에는 이성 없는 지각만 있었다.
‘반역자!’
플래시 테어러가 두 팔을 벌리며 몸을 내던지는 형세로 다시금 라그나르와의 거리를 좁혔다. 뼈와 기계 신경망이 일제히 떨려왔고, 라그나르는 아머의 약한 부위에 팔꿈치를 대고 적수를 상대했으나 달려드는 플래시 테어러의 힘과 기세는 늑대를 갑판 위로 던져버리기엔 충분했다.
그들은 송곳니와 주먹, 부츠로 서로에게 덤벼들었다. 천사의 부서진 얼굴에서 피가 쏟아져 나와 라그나르의 일그러진 얼굴을 적셨다. 라그나르의 이빨 사이로 흘러내린 핏방울은 석유화학의 역겨운 맛이 났고, 그의 정신은 자신의 것이 아닌 기억이 뿌옇고 흐릿한 이미지로 불타올랐다.
이름 모를 큰 짐승의 가죽에 달린 비늘들이 밤하늘을 찢었다. 작열하는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성벽들이 보였고, 날개 달린 반신이 불타는 칼을 들고 있었다. 부패한 땀의 매캐한 향. 마치 불꽃이 그의 폐로 들어간 것만 같았다. 고통이 신경망을 타고 올라 그를 관통했다.
플래시 테어러가 한 번 더 달려들었을 때 라그나르는 급히 칼을 들어 올렸으나 둔탁한 무게감과 함께 늑대는 숨이 턱 막혔고, 그대로 갑판으로 날아갔다. 프로스트팽은 그들 사이에 끼어버렸다. 결정타를 날릴 기회가 날아간 것이었다.
‘반역자!’
천사는 송곳니로부터 산성 타액과 핏줄기를 뿌려대며 라그나르의 얼굻을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라그나르는 끼인 칼을 들어 올리려 했지만 크라켄 이빨은 검은 아머를 가로지르는 흠만 내었고, 방아쇠엔 손이 닿지 않았다.
그 사이 천사의 양손이 그의 목에 철제 올가미처럼 감겨 장갑 깃을 구성하는 강철 힘줄을 끊어버렸다. 덕분에 칼을 쥔 손아귀가 거의 풀릴 뻔 했다. 이제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고, 빨아들인 극소량의 공기에선 플래시 테어러의 광기 어린 기억만이 맛보일 뿐이었다.
아직까지도 그는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마침내 그가 정적인 톱날을 플래시 테어러의 얼굴 옆면으로 힘겹게 가져다 댔을 때, 그의 시야는 희미해질 대로 희미해져 있었다.
‘반여ㄱ-’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라그나르는 꺼진 검으로, 단분자마저 갈라버릴 수 있는 크라켄의 이빨로 플래시 테어러의 피부를, 근육과 뼈를 양단시켰다. 전사의 맥 빠진 눈은 절단된 구멍에서 터졌고, 라그나르의 얼굴로 뼛조각들이 분쇄되며 나온 피분수들이 급류를 형성했다. 더 깊이 자르기 위해 그는 앞뒤로 칼날을 톱질했다. 회백색의 뇌가 흘러내렸다.
그제서야 플래시 테어러의 손아귀가 느슨해졌다. 라그나르는 그를 한쪽으로 내던지고선 흐릿한 눈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일어섰다.
갑작스레 볼터의 총성이 들렸다. 그의 시야가 돌아왔고, 그는 플래시 테어러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았다. 전사의 머리는 핏빛의 파편들로 터져있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날피르가 볼터를 쥔 채 시체 위에 서 있었다. 라그나르가 프로스트팽을 겨누었고, 플래시 테어러의 피가 고대의 칼날을 돋보이게 했다.
‘만물의 아버지의 이름으로, 어디에 있었는지 말해봐.’
‘예연실(antechamber)에 있었지.’ 바드가 웃으며 답했다. ‘구해줘서 고맙지 않나?’
‘구해줬다라...이 벌레 같은 새끼, 다음엔 네놈을 죽여주겠다!’
‘좋아, 그럼. 네가 이 불쌍한 생물을 죽였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마워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 거 같은데, 블랙메인.’
‘네놈 짓이군.’ 라그나르의 검이 갑판 위의 시체를 가리켰다. ‘내가 지나갈 때 우연하게도 스테이시스 포드 중 하나가 오작동해서 열렸다는 걸 믿을 거 같아? 네놈이 한 짓이야, 레이저텅.’
‘지나친 비약이군, 형제여.’ 날피르는 여느 때처럼 침착하고 차분해 보였다. ‘네 허무맹랑한 의혹에 대해 야를한테 말해보시지, 혹시 모르지, 내가 재판을 받을지도. 하지만 네 주장엔 증거가 없을 테니 나는 곧 무죄로 밝혀질 테고.... 그때는 네가 내 부츠에 입을 맞추고 대중대 앞에서 용서를 빌면 돼.’
라그나르는 말없이 분노로 으르렁거렸지만, 그것은 날피르의 미소만 부추길 뿐이었다. ‘정말 급하군, 급해. 라그나르, 다크 엔젤이 널 어떻게 만들었는지 봐라.’
‘이 일은 야를께 전하지 않겠다. 내 개인적인 빚으로 품어두지. 널 지켜보겠다, “형제”여.’
‘마음대로 해.’ 그리고서야 냘피르는 볼터를 내렸다. ‘우리는 아무것도 건드리면 안 됐는데, 네가 어지럽힌 걸 좀 봐.’
'워해머 소설 번역 > 라그나르 블랙메인 Ragnar Blackma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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