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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소설 번역/데드맨 워킹 Dead Men Walking

40. 이야 다 죽자

by 맥주수염 2022. 2. 9.

원 번역본은 이쪽으로

 

 

그날은 여느 날과 똑같이 시작했다.

 ‘아렉스’는 셔터로 막은 창문의 틈 사이 햇빛에 의해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똑바로 앉아서 악몽에서 보았던 네크론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를 붙잡고 어둠 속으로 끌고가려는 손들.. 최근 일련의 긴 시간동안 그녀가 숨은

이 거주지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매일 꾸는 악몽은 너무도 현실적으로 느껴졌었다.

 

그녀는 실망했다.
언젠간 네크론의 손에 죽을거라고 생각했고 이 무서운 기다림이 끝나길 원했는데.

 매일 매일이 끔찍한 느린 고문과 같았다.

 

악몽에서 그녀는 금속 해골의 손을 기쁘게 반겼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다른 날이었다.

 

뭔가 먼 곳에서 들리는 소리, 아래층이다.

 

 ‘아렉스’는 군홧발소리와 엔진의 굉음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긴장하며 밖으로 나왔다.

 

이 정도 소음이면 네크론들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기에 그녀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살금살금 창가로

다가가 셔터와 창문 사이의 틈새에 시선을 고정했고,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멋진 광경을 보게 되었다.

 

 

군대였다.

틀림없는 군대의 행군이었다.

 

검은 깃발에 흰 쌍두독수리가 펄럭이고 있었다.

줄지어 전진하는 제국방위군의 모습과 공성전차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흥분한 ‘아렉스’는 잠든 ‘테일러’를 흔들어 깨워 그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었다.

 

황제께서는 두 사람을 버리지 않았다고.


그리고 ‘헨릭’ 삼촌이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그녀는 바로 밖으로 달려나갈 것을 제안했지만, ‘테일러’는 주의해야한다며 반대했다.

저 멀리 전진하는 군인들은 그들이 내려가기 전에 이미 자리를 뜰 것이라는 이유였다.

 

두 사람은 시간을 들여 옷을 챙겨입었는데, ‘아렉스’는 손이 너무 떨려서

‘테일러’가 직접 그녀의 청소한 윗옷의 매듭을 매줘야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 남은 통조림을 먹었다.

 

다시 목숨을 건 여행길을 떠나야한다는 두려움에 문간에서 멈춰섰고

그들을 용기를 내어 서로를 껴안고 나서 문을 열었다.

 

그들이 다시 지상에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는 거의 하루가 걸렸었는데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는데는 몇 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역시나 ‘테일러’가 예상한 대로 군인들이 있었던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동쪽에서 전투를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죠?”


그녀가 물었다.

 

“군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까요?”

 

“그럴지도요.”


‘테일러’가 말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겠어요. 만약 군인들이 직접 걸어서 도시 안으로 들어왔다는 건..”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거잖아.”


그의 말에 ‘아렉스’가 깨달았다.

 

“여기서 빠져 나갈 수 있어요!”

 

그 말을 하면서도 그녀는 현실을 의심했다.

그녀가 이때까지 겪어온 모든 일들이, 그녀가 보았던 한때의 희망들,

그것이 쉽게 달성되리란 건 불가능해 보였끼 때문이었다.

 

그녀는 무언가가 잘못되기를 계속 기다렸다, 침략자들이 매복을 했다 기습하기를, 아니면 매일과 같이 지저분한 작은 방에서 겁에 질린 채 깨어나는 것들을.

 

그러나 딱 한가지, 그녀가 예상하지 못했던 게 있었다.

도시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첨탑과 가까워지면서 그녀가 드디어 자유를 맞보기 위해 희미한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느끼는 그때,  그들이 길이 쌓인 잔해더미 위로 올라가자 조준 발사된 라스빔이었다.

 

그들은 문간으로 몸을 피했다.

 ‘아렉스’는 불에 탄 머리카락 냄새를 맡을 수 있었고,

아마도 자신의 커리카락일지도 모를거라 걱정했다.

 

“라스건이에요.”
그녀가 ‘테일러’에게 속삭였다.

 

“침략자들은 라스건을 안쓰잖아요.”

 

“컬티스트들일 거에요.”

그가 걱정하며 말했다.

 

“아마레스의 추종자들 중 몇몇은 학살에서 살아남았어요.

그게 아니라도 비슷한 사교들 중 하나일지 몰라요.”

 

“내 생각엔.”


‘아렉스’가 말했다.

 

“빨간색이랑 보라색 군복을 본 것 같아요. 행성방위군 복장말이에요, 테일러.

분명.. 저 병사들이 반대로 우릴 컬티스트라고 생각하고 있을거에요.”

 

그녀의 말에 ‘테일러’는 몸을 앞으로 내밀어 공격자를 보려했고

또 다시 라스빔이 그의 얼굴을 거의 맞출뻔했다.

 

“사격하지마세요!”


그가 소리쳤다.

 

“사격하지마세요! 우린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린 아군입니다, 황제폐하를 찬양합니다!”

 

“그렇다고해도 통과할 순 없다!”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대답했다.

 

“돌아가!”

 

“그럴순 없어!”
‘아렉스’가 외쳤다.

 

“우릴 돌려보낼 순 없어! 우린 납치당했었다고요.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제발.. 절 여기서 내보내 주세요! 제발!”

 

“이분은 총독님의 조카딸이다.”


‘테일러’가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가 불확실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아렉스 아가씨? 정말 아가씨입니까?”

 

그 후 대화는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목소리의 주인인 ‘스미트’ 중위는 ‘아렉스’를 몇 번 만나본적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그녀는 중위를 기억하는 척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다행히 자신의 신분을 확신시킬 수 있는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녀와 테일러는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봤는데

입구를 지키고 있는 병사의 대다수는 10대 소년들이었다. 그마저도 대다수가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와 반대로 ‘스미트’ 중위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백발에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노인이었다.

그는 이미 군대에서 은퇴한지 긴 세월이 지났었지만 현재 다시 싸우기 위해 군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중위는 그들을 우주공항으로 안내했고, 태워다줄 차량이 없다고 사과했다.

 ‘테일러’는 괜찮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들은 이미 오래 걷는 것에 익숙해져있었다.

 

 ‘스미트’는 눈물을 글썽이며 계속 ‘아렉스’를 바라보았고,이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렉스’ 아가씨가 분명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녀는 늙은 중위의 눈물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때 ‘테일러’는 그녀를 다독이기 위해 손을 잡았고, 두 남녀는 함께 길을 걸었다.

그들은 마침내 폐허가 된 도시를 벗어나 거의 잊고 있던 세계로 함께 걸어 나갔다. 그

 

들은 우주공항은 따뜻한 텐트 안에 홀로 앉아 있었지만 부상당한 병사가 구석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그들은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따뜻한 음료를 마실 수 있었지만 ‘아렉스’는 입맛이 없었다.

 

 

“말도 안돼..”

 

그녀가 멈칫거리며 말했다.

 

“항상 이 순간만을 기대했었는데. 하지만 절대 이곳에 올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테일러’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나도 그랬어요. 밖으로만 나가면 모든게 원래대로 되돌아갈거라고 상상했었어요. 이전처럼..”

 

그녀는 산비탈에서 피난민들의 축복을 받으며 내려왔었다.

난민들은 그녀에게 손을 얹고 싶어했다.

 

그들 대부분은 아마도 전에는 그녀의 이름조차 들어본적이 없었을 테지만,

지금 그들은 그녀가 이 죽음의 도시에서 살아 돌아온게 황제의 기적,

즉 전쟁에서 제국이 승리하리라는 징조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의 손길에 움찔했었다.

그녀는 자신이 구원자가 될만큼의 자격이 없다는 걸 잘 알았기에 근심만이 깊어지고 있었다.

 

난민들은 시민들을 위해 싸우다 죽은 ‘헨릭’ 삼촌의 이름을 언급했었다.

그녀는 그들로부터 ‘스미트’에게서 듣지 못한 삼촌의 불행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피난선을 타고 떠났었어야했는데.”


그녀가 씁쓸하게 말했다.

 

“내가 가출해서 삼촌은 여기 남았던 거야.. 다 나 때문이야..”

 

“그렇게 생각하지마요.”


‘테일러’가 조심스럽게 그녀를 위로했다.

 

“사람들의 말이 모두 진짜는 아니니까요.”

 

“삼촌은 반역자가 아니에요!”


그녀가 사납게 말했다.

 

“삼촌이 메시지를 보낸 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거에요. 어쨌든 크리그 대령의 주장일 뿐이잖아요.”


‘아렉스’는 신음소리를 내며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손을 찔러넣었다.

 

“나는 그저.. 이 도시에서.. 삼촌이.. 다른 모든게 사라져도 삼촌만은..

황제께서 내가 삼촌과 못만나게 할거래도 분명 살아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다른 사람은 찾아볼 수 있잖아요. 소르손이라고 했나요?”

 

그의 말에 ‘아렉스’는 고개를 저었다.

 

“살아있었다면 지금쯤 날 발견했을 거에요. 우리가 도시를 어떻게 탈출했는지 알잖아요.

 죽은거에요, 테일러. 권터 소르손이라는 남자는..”

 

‘테일러’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다가왔다.

 

“철의 신들.. 아니 그 네크론들은 행성의 수많은 도시 중 하나만 파괴했을 뿐이에요.”

 

“모두 파괴되는 건 시간문제죠.”


‘아렉스’가 말했다.

 

“오늘 아침 군대를 봤을 땐 희망이 있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당신이 본걸,

피라미드 안에 있던 녹색 포탈을 생각하면.. 네크론은 패배하지 않을거에요.”

 

그때 두 사람은 복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흥분한 피난민들이 목소리를 내며 달려오고 있었다.

 

검은 제복을 입은 치안유지대 중 한명이 문간에서 미끄러져 멈추더니

흥분해서 “돌아온다! 병사들이 돌아오고 있어!” 라고 외치고 있었다.

 

옆에 부상당한 병사가 깜짝 놀랄만큼 씩씩하게 일어서서 열렬히 달려온 남자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테일러’도 서 있었지만 ‘아렉스’는 그 소식을 듣고도 서두르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군중들의 희망찬 낙관에 함께할 수 없었다.

그녀는 너무 무서운 결말이 떠올랐고 가슴이 막히고 손이 떨렸다.

 

 

병사들이 돌아오자마자 186번 대령의 사무실은 숨가쁘게 돌아갔다.

크리그 병사들은 통신용 콘솔을 분해해 보급상자에 넣기 시작했다.

186번 대령은 이 혼란 속에서 그저 고독하게 서있었다.

 

 ‘아렉스’는 그를 만나고 싶다 요청을 했는데 세 번이나 시도해야했다. 대령이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고,

 그녀는 그의 시선을 잡으려했지만 얼굴 전체를 감싼 마스크의 렌즈에서는 자신의 눈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단호한 자신의 눈빛을 보고 ‘아렉스’는 잠시 멈칫했다.

 

“내 이름은 아렉스 헨릭.”


그녀는 삼촌이 하급자를 대할 때 사용했던 어조를 흉내내며 말했다.

지금까지 두 번정도 효과가 있었고 덕분에 그녀는 대령을 만날 수 있었다.

 

“텔마르 헨릭 행성총독의 조카 딸이에요.”

 

“아가씨의 삼촌에게는 이미 처음부터 설명했었소.”
186번 대령은 그녀에게 돌아서서 책상으로 옮겨가며 말했다.

 

“이 행성은 계엄령 아래있다고. 즉-”

 

“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미 알고 있어요. 난 그저.. 밖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어합니다.

나는 당신이 최소한, 대령 당신이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행성을 떠날거요.”

 

“소문이 맞았군요. 지금 철수준비를 하는 건가요?

그냥 여길.. 포기하는 겁니까?”

 

“수송선 한척이 30분 후에 도착할거요.”

 

“하지만 철의.. 아니, 네크론들은?”

 

“사령부의 판단으로는 더 이상 여기서 우리가 할 일은 없소.

게다가 현재 오크의 공격을 받는 제국의 행성이 있소..”

 

186번 대령은 말을 끊고 책상 위에 올려진 데이터 슬레이트를 들었다.

 

“장갈라 행성의 방어를 위해 출발 할 예정이오.”

 

“우리들은요? 다른 군대가 오는 건가요?”

 

“이 행성에 관한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소.

우린 네크론의 피라미드를 거의 파괴할 뻔했지만 실패했고 물자와 병력 대부분을 잃은 상태요.”

 

“그럼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해야죠! 제국 전쟁보급부에 병력을 더 보내라고 하세요.

나는 어떻게 행정체계가 돌아가는지 알고 있어요. 우리 삼촌이 자주 협상하는 걸 본적이

있고 또 당신들은 계속 여길 지켜야할 의무가 있잖아요!”

 

“이미 요청은 끝냈소.”


186번 대령이 말했다.

 

“우리 군이 적에 대해 설정한 몇가지 가정은 잘못된 것이었소.

이 시점에서 더 이상 병력을 동원해 네크론과 싸우는 건 무의미한 손실만 초래할 뿐이오.

게다가 그렇게 한들 승리할 가능성은 낮소.”

 

“그럼 당신은 우릴 그냥.. 저 침략자들에게 넘기고 떠나는 건가요?

 대령, 지금 이 행성에 90억 민간인들이 있는걸 모르나요?”

 

“그렇다고 해도, 아가씨. 숫자는 숫자일 뿐이오.”

 

“납득할 수 없군요. 이렇게 근시안적일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

네크론이 여길 점령하면 어떻게 되겠나요? 이웃 행성은 안전할까요?

네크론이 다른 행성을 침공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책임질겁니까, 대령? 이 괴물들이 멈추지 않는다면..”

 

울컥한 마음에 ‘아렉스’의 목소리가 끊어졌다.

그녀는 쳐다보는 크리그의 방독면은 언제나처럼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침묵 속에서 크리그 대령은 그녀에게 대답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스스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적들이 여길 점령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거잖아요? 그렇잖아요?”

 

“제국 해군과 연락을 취했소.”


대령이 말했다.

 

“필요한 권한은 이미 부여되었소.."

 

"‘익스터미나투스’가 준비 중이오.”

 

 

- - - -

 

 

저번 화에서 몇몇 유게이들이 예상했던 데로..

 

 저승에 간 커미사르의 껄껄 웃음 소리가 들리는 이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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