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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소설 번역/데드맨 워킹 Dead Men Walking

39. 예측 실패!

by 맥주수염 2022. 2. 9.

원 번역본은 이쪽으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서 네크론 정찰병의 흔적은 없었다.

하늘 위에는 정찰선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크론들은 새까만 피라미드 주위에 늘어서서 공격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크리그 지휘부의 예상과 다르게 네크론의 수는 다시 증가해 있었던 건 덤이었다.

 

네크론들이 힘을 소진했을거란 건 완전히 틀린 판단이었다.  최소한 그들의 연대 병력, 아니 그보다 수적으로 우세했다.

 

 지휘부의 예상이 틀리자, 행성방위군 장교는 개방된 통신채널로 욕을 내뱉었다.

 

그 네크론들은 남아있는 고르곤 전차를 향해 첫 번째 사격을 집중했다.

가우스 빔은 강화된 장갑을 뚫고 반대편으로 관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차는 승무원들이 빠져나올 수 있을만큼 버텼고

 

곧 헬건의 사격이 네크론을 향해 쏟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멜타건으로 무장한 크리그 병사들이 구울의 발톱의 표적이 되버렸다.

멜타로 무장한 병사들 중 3명은 1분이 채 지나기 전에 전사했다.

 

‘소르손’은 이 모든 것을 복스 통신기로 들으면서 머릿 속에서 현 상황을 그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의 센타우르스 차량에는 잠망경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교전지대와 거리가 너무 멀어 쓸모가 없었다.

 

그는 네크론의 거대한 피라미드를 볼 수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관문이 어디있는지 알 수 없었다.

 

포수를 담당하는 크리그 병사는 잠시 해치를 열어 상황을 살핀 후 ‘소르손’에게 귀중한 보고를 했다.

 

 ‘소르손’의 오른쪽에는 전차보다 트랙터를 다루는데 더 익숙한 민간인 농부가 하얀 핸들을 잡고 있었고

4명의 부하들은 긴장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분명 나머지 차량에 타고 있는 5명도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소르손’은 상관으로서 초조한 부하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들이 옮기고 있는 폭탄은 광산채굴용 폭발물로는 보이지 않았다.

위험을 경고하는 두개골 기호가 찍힌 노란색과 검은 테이프로 꽁꽁 밀봉된 네 개의 막대기의 모습이었다.

 

 ‘소르손’은 광산 감독관으로 일할 때 이 폭발물을 사용할 시 주의해야할 점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다.

 

이 강력한 폭발물은 1년간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던 광산의 단단한 암반을 폭발하기 위해

단 한번 사용이 허가된 적이 있었다.

 

오늘날까지, 그 갱도는 값비싼 서비터가 아닌 이상, 방사능 보호복이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어느 장교도 그와 함께 테로니우스 시티에 있는 이 위험한 폭발물을 쟁여논 창고에 동행하지 않았다.

 

 전 광부였던 사내가 납으로 된 상자 뚜껑을 들어올렸고,

그 안의 내용물을 처음 보았을 때 ‘소르손’은 무의식적으로폭탄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있었다. 

 

어차피 한걸음 뒤에 있나 앞에 있나 폭발하면 다 죽는건 매 한가지였지만 말이다.

이 후에 폭탄을 짊어지고 난 후에는 걸을 때나 앉을 때나 움직일 때마다 이 불안정한 폭탄이 터질까봐 두려웠다.

 

‘소르손’은 운전병에게 전진하라고 명령했다.

 

이제 구울들이 모습을 드러낼거고 그들의 위치가 알려졌으므로 멈추지 않는게 안전할 것이다.

 

곧 크리그 포수가 네크론을 발견했다고 보고했고 잠시 ‘소르손’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지만

이윽고 호위를 자처한 데스라이더 분대가 네크론을 상대하기 위해 말머리를 돌려 달려갔다.

 

크리그 포수는 기관포로 직접 적을 죽일 것을 허락해달라 여러번 요청했었다.

하지만 센타우르스 지원차량은 적의 주의를 끌면 안되기에 불허해야했다.

 

네크론을 피라미드에서 멀리 그리고 관문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건 연대 병력의 몫이었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을 때까지 ‘소르손’은 무력하게 앉아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는 다시 잠망경을 헤치고 눈을 부릅떠, 그레네디어 소대에 네크론 유령이 급습하는 것을 보았고,

그들을 맞이하는 헬건의 섬광을 볼 수 있었다.

 

 통신기에서 증원을 지시하는 186번 대령의 낯익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제 42연대와 제 103연대는 네크론 피라미드에서 남북쪽에서 낮은 수준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었고 

별 피해없이 전진 중이었다.

 

두 연대와 반대로 거의 3킬로미터 떨어진 동쪽에 있는 81 연대는 피라미드의 뒷벽을 뚫기 위해 포격을 수행 중이었다.

 

‘소르손’은 연대 통신을 듣지 못하는 부하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한 중년의 신병은 크리그들이 방어 전술로 전환해서

다른 연대가 도착할 때까지 네크론들을 묶어 둘 수 있을거라며 낙관적인 주장을 했다.

 

그러나 그 신병은 네크론을 한번도 가까이서 보지 못했었고 어떤 물체도 다 관통해버리는

가우스 무기에 맞서서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적극적 공세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녀석이었다. 

 

그들은 때를 기다렸다.

 

증원군은 이곳에 있었지만, ‘소르손’이 기도했던 것처럼 완전히 전세를 돌리지 못했다.

두 연대가 일제히 포위된 네크론을 향해 공격했고 피라미드를 방어하는 네크론 병력 일부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지만..

‘소르손’과 피라미드 사이에는 여전히 많은 네크론들이 남아있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무덤에 도달해야만 했다.

 

네크론의 힘의 원천은 바로 저 않에 있기에,

일단 저 무덤이 파괴된다면 더 이상 네크론들은 재생도, 충원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소르손’의 생각은 순전히 가설이었다.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 42연대는 네크론에게 강하게 맞서고 있었고

103연대는 뒤로 떨어져 네크론들을 남쪽으로 유인하고 있었다.

 

 ‘소르손’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할 때라고 명령했다. 186번 대령의 명령을 기다릴 여유는 없었다.

 

운전병이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브레이크를 밟았고 복스 통신기로 센타우르스 차량 한 대가

불과 20미터 떨어진 곳에서 유인 전투의 부수적 피해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소르손’은 초조하게 침을 삼키고 전진보다는 당분간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잠망경을 통해 본 네크론 피라미드는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앞에서 싸우는 병사들의 모습은 ‘소르손’이 아직도 어디까지 더 가야하는 지에 대한

현실적인 규모와 거리감을 제공했다.

 

크리그 포수는 이제 관문이 보인다고 말했고,

‘소르손’도 그가 가리킨 방향에 따라 잠망경을 조작했을 때 그것을 볼 수 있었다.

 

관문은 초록빛으로 이글거리고 있었고 아직 많은 수의 네크론들이 있었다.

 

한 번더 앞으로 전진, 그리고 또 다시 기다리며 인내하며, ‘소르손’은 결심했다.

 

방금 관문을 지키고 있던 네크론 대부대가 사라졌고, 보고에 따르면 크리그 연대의 유인술이 효과를 발휘한게 분명했다.

이제 행동할 때가 된 것이다. 네크론의 무기에 센타우르스 차량의 장갑은 쓸모가 없었다.

 

커다란 두 개의 목표물보다 작은 10개의 목표물로

분산되는게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소르손’은 하차 명령을 내리고

제 2 센타우르스에 탑승한 선임 병사에게 전달했다.

 

전쟁터는 그의 마지막 전투 때처럼 혼잡했다.

 

그는 이 전투가 더 쉬울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때의 감정, 공포, 불확실성의 메아리가 되살아나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짖눌렀다.

 

 하지만 이젠 그것조차도 ‘소르손’을 나약하게 하지 못했다.

 

이제 그는 여기서 가장 경험많은 군인이었고 지도자였고 부하들 모두가 자기만을 믿고 있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마음 한켠에 걱정이 있었다. 불안정한 광산 폭발물이 그를 계속 신경쓰게 만들었다.

 

차량에서 내린 병사들은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우르르 달려갔다.

 ‘소르손’은 주변에 다른 분대가 집결할 때 튼튼한 메두사 공성전차의 뒤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는 중박격포의 폭발과 연기의 아지랑이 뒤에 불타고 있는 관문을 볼 수 있었다.

그 연기 속에서 병사들이 싸우고 있었지만

 

 긴장감으로 인해 ‘소르손’은 어느쪽이 네크론인지 어느쪽이 크리그 병사들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일단 더 가까이 접근해야했다.

 

 ‘소르손’은 부하들에게 손짓을 했다.

 

전진하는 다른 소대의 뒤를 따라 몸을 웅크리며 다음 잔해더미와 그 다음 잔해더미로 은엄폐하며 이동했다.

 한 불운한 병사 하나가 네크론 유령에 붙잡혀 죽어가고 있었고 두

번째 병사는 충격 받은 듯 비틀거리다 뒤로 돌아서고 있었다.

 

 ‘소르손’이 그들을 도우려는 부하의 팔을 잡아 끌어당겨 몸을 숨겼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고 그들 중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다.

 

유령의 습격을 받는 병사들 중 단 3명만이 무장하고 있었다.

모든 병력에 라스건을 지급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였고

 

 비무장한 병력이라도 어쨌든 소르손의 분대가 작전을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희생할 가치가 있다는게 186번 대령의 견해였다.

 

그는 잔해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가까이 있는 초록빛 광채를 보았다.

‘소르손’은 명령을 내렸고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때 네크론의 전차에서 초록빛 번갯불날아왔다. 거대한 네크론 피라미드의 축소형으로 보이는 구조물이었다.

 

한 번더 네크론 전차의 주포가 발사되었고, ‘소르손’이 몸을 숨긴 잔해더미에 떨어지자 그는 충격에 뒤로 날아갔다.

다행히 엄폐물 덕에 부상은 당하지 않았지만 그 높던 엄폐물은 절반으로 잘려져 있었다.

그는 1분 후에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네크론 전차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크리그 병사들이 급습했고 대부분은 녹색의 에너지 빔에 분해당했지만

살아남은 크리그 병사 두 명이 접근하는데 성공했고

모든 크리그 병사들이 그렇듯 대전차 수류탄을 각각 쥐로 공중부양하는 네크론 전차의 밑에서 함께 산산조각났다.

 

물론 병사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들의 죽음 덕에 ‘소르손’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그는 다시 관문을 볼 수 있었고, 타이밍을 잡기위해 더 지체할수록 더 많은 전우들이 죽을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달려갈 순간을 판단하는 것, 전투의 밀물과 썰물의 흐름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소르손’은 이미 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더욱 불안해졌다.

 

결국 결정은 그가 아닌 상부에서 내려왔다.

 

‘소르손’은 명령을 내리는 186번 대령이 어디 있는지는 몰랐지만, 아마도 고지대에 있거나 누군가를 통해

전해들은 것 같았는데 , 왜냐하면 그가 통신으로 ‘소르손’에게 “어서 움직여!”라고 소리를 질러댔기 때문이었다.

 

‘소르손’은 움직였다.

 

아군과 적이 싸우고있는 혼란 속에서 오직 시선은 관문에 고정시키기고 어떤 일이 있어도 멈추지 않겠노라 맹세했다.

그는 지반이 오른쪽 1미터에서 폭발해 두 명의 병사들을 산산조각 낼때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부하 중 하나가 넘어져 항복의 표시로 두 손을 들어 머리가 폭발할 때도 멈추지 않았다.

 

첫 번째 네크론이 그를 보고 가우스 건을 들이댔을 때도 멈추지 않았다.

 

‘소르손’을 본 가까운 크리그 병사들이 몸을 날려 그를 대신해 희생했고

이제 ‘소르손’은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고 있었다.

 

 녹색 불빛만이 그가 볼 수 있는 전부였고, 크리그 대령의 명령소리가 그가 들을 수 있는 전부였다.

 

 대령은 그에게 더 빨리, 더 빨리 뛰라고 재촉했다.

 

“일단 그 피라미드 안에 들어가면.”


그의 상관이 ‘브라운’ 대령의 말이 떠올랐다.

 

“시간 낭비하지 말도록. 기억하게, 우리는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그리고 한 번의 폭발로 모든걸 끝낼 수 있어. 하지만...”

 

그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소르손’에게서 시선을 피했었다.

 

“하지만 만약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깊은 곳에서 폭발시켜야해. 그래야만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폭탄과 아군 사이에 더 많은 벽이 있게 될거야. 폭발과 낙진으로부터의 아군 피해를 줄일 수 있을거네.”

 

관문의 초록빛에는 뭔가 새로운 것이 있었다.


수천 개의 물방울 같은 것들이 보글보글 거리는게..

 

‘소르손’은 처음에는 연기라고 생각했고 그 다음에는 자기 눈을 탓했다.

 

그때 한 무리의 금속 벌레무리가 그를 집어삼키기 위해 문에서 튀어 나왔다.

벌레들은 긁고 물어뜯으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소르손’은 헤치고 나아가려 했지만 작은 몸을 합친 벌레 무리의 덩어리가 그를 날려버렸다.

 

이미 그의 부하들 중 한 명은 이미 쓰러져 있었다.

그때 벌레 안 마리가 채굴용 폭탄 위를 기어다니고 있었고 ‘소르손’은 미친 듯이 손으로 털어버렸다.

 

그때 어디선가 멀리서 들려오는 대령의 목소리가 벌레 무리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파묻히고 있었다.

벌레의 공격에 그의 귀에 연결된 통신기가 떨어졌기 때문에 그는 대령의 명령이 후퇴인지 진격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이젠 관문 밖으로 네크론 군단이 나타났다. ‘소르손’은 대기를 가르는 녹색 벼락을 보았고 크리그 소대가 순식간에 전멸하는 것을 공포에 질려 지켜보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소르손’은 그의 부하들이 함께 달리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제국군의 전선은 무너졌고, 네크론들은 점점 ‘소르손’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뒤로 후퇴해야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무너지는건 견딜수 없었기에 그는 떨어뜨린 통신기를

귀에 다시 꽂았지만 크리그 대령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금도 ‘소르손’은 명령을 기다리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자 한 병사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겨 떨리는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고 ‘소르손’은 관문을 쳐다봤다.

 

 

관문에 모습을 드러낸 네크론 군단 뒤로 독특한 네크론 하나가 서있었다.

훨씬 키가 크고 독특한 장신구로 머리를 꾸민, 너덜너덜한 푸른 망토를 입고, 긴 지팡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소르손’은 이 네크론의 모습을 전혀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두 달 전에 ‘히에로니무스 시티’ 상공을 맴돌았던 거대한 네크론의 환영에 대해

들어본적은 있었어도 직접 본적은 없었기에 처음에는 인지할 수 없었다.

 

네크론 로드는 한 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 있었는데 그 왼쪽 손바닥에 크고 검은 구슬이 있는걸 보았다.

 

그 불안정한 검은 구슬에서 갑자기 초록빛이 번쩍이자 입에서 금속 맛을 느낄 수 있었고 목 주위의 털들이 삐쭉 솟았다.

그의 맨살은 얼얼해졌고 하늘은 마치 큰 폭풍이 몰아치는 듯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레저렉션 오브

 

그리고 동시에 수백 마리의 네크론들이, 심지어 몇 분동안 죽어있던,

아예 산산조각나거나 멜타건으로 녹아내린 네크론들이 부활하기 시작했다.

 

멜타 무기에 녹아내린 네크론은 절대 부활하지 않는다고 들었었는데 어째서?

 

 

‘소르손’은 손아래에서 무엇인가가 미끄러지듯 움직였고, 그는 이게 용해된 금속의 흐름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녹아내린 금속은 또다른 금속물과 만나 네크론의 형태로 합쳐지면서 완전히 형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비명을 지르는 병사는 갓 부활한 적에게 매력적인 사냥감으로 비쳐졌고 그 네크론은 ‘소르손’의

웅크린 동료들을 보지 못한 채 비명지른 병사의 뒤를 덮쳤다.

 

 이제 ‘소르손’의 9명의 분대원 중 단 2명만이 남아 있었다.

 

죽음에서 부활한 구울들은 메두사 전차 뒤에서 기어나와 발톱으로 그 주위를 돌아다녔다.

말도 안되는 광경이었다. 전차의 장갑이 잔물결을 일으키며 일그러졌고 산산조각이 났다.

 

 ‘소르손’은 자신이 보고 있는 이 광경을 납득할 수 없었다.

 

네크론들은 가진 자원을 모두 소모했어야했다.

놈들은 분명 공세를 접고 숨고 있어야했다.

 

 대신 적들은 새롭고 더 치명적인 무기로 맞서 싸웠고 놈들의 숫자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이 전쟁에서 네크론들은 전보다 훨씬 많은 무기들을 동원하고 있었다.

 

피라미드는 견고하게 방어되고 있었다.

 이미 ‘소르손’의 부하들은 뒷걸음질치고 있었는데, 그가 두 사람을 붙잡기에는 이미 늦었었다.

 

 네크론 로드가 지팡이를 치켜들자 지팡이 끝에서 세 갈래의 녹색 폭발이 일어나

돌격해오는 크리그 데스라이더 부대를 살해했다.

 

네크론 로드 옆에는 한 쌍의 기계거미가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소르손’은 그 광경을 보고 이제 전투가 끝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건 대령의 목소리가 없더라도 알 수 있었다.

 

곧 철수 명령이 내려졌고 ‘소르손’은 마음 속으로 격노했다.

 

피라미드와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황제폐하께서 그가 필요할 때 뭘하고

있었냐고 물어본다면 지금의 후퇴만큼 부끄러운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고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지금 폭탄을 격발한다면? 이 정도 거리라면 여전히 피라미드를 파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건 네크론의 지도자를 죽일수 있고 나머지 네크론도 파괴할 수 있다면,

황제께서는 내 결단을 이해해주실까? 가치있는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는 곧바로 행동에 옮겼다. 그의 손에는 기폭장치가 있었다.

그리고는 우선 대령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고 허가를 요청하려 했다.

 

그 다음에는 대령이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았다. 분명 대령은 네크론 지도자의 힘으로 이미 부활 중인 네크론들의

절반은 핵폭발에서도 다시 일어설 것이고, 반면에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의 병사들은 전멸하게 될거라고 지적할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자폭은 값어치가 없었다.

 

‘소르손’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폭탄의 해체과정은 예상했던 것 만큼 어렵고 수고스러웠다.

그레네디어들은 퇴각하는 병사들을 위해 멜타건의 탄약을 모두 소진했다.

 

 ‘소르손’은 그들의 후퇴 지향사격이 주로 남겨진 군수물자와 전차를 향한 것임을 보았다.

적들이 아군의 금속을 재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란 걸 알 수 있었다.

 

 

결국 ‘소르손’도 후퇴의 물결에 동참했다.

그들의 임무는 중단되었을지 모르지만 크리그 병사들에게 있어 ‘소르손’을 보호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했다.

 

 크리그 2개 부대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네크론과 싸우다 전사했고 네크론 공격 사거리를 비틀거리며

빠져나온 생존자는 ‘소르손’이 마지막이었다.

 

패배로 인해 사기를 잃은 행성방위군 생존자들과 대조적으로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의 병사들은 언제나처럼 규율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수천 명이 살아남아있었다.

 

그러나 얼마안가 이 수천 명의 귀환자들이 3개 연대의 생존자를 모두 합친 수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103 연대의 병력은 이제 전선으로 남하하는 걸 포기하고 공항으로 후퇴할 것을 명령받은 걸 확인했다.

 

42연대도 마찬가지였고, 81연대 역시 동쪽 전투에서 이탈한 뒤를 따라갈 계획이었다.

 

"그럼 누가 방어선을 지킨단 말입니까?"


‘소르손’이 물었지만 이미 그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는 186번 대령이 병사와 함께 행군하는 걸 발견했다. 대령도 분명 전차를 잃어버린게 분명했다.

또 그가 들고 있는 빈 탄창의 볼터 권총과 쩔둑거리는 발걸음을 보건데 대령 또한 전선에서 적극적으로 싸운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대령님.”


‘소르손’이 말했다.

 

“관문 코앞까지 갔었습니다. 좀더 노력했어야했는데..

다음 번에..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반드시 임무를 성공하겠습니다..”

 

대령은 누군지 모르겠다는 듯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1419번 병사입니다, 대령님. 광산용 폭발물을 옮기는..”

 

대령은 ‘소르손’이 들고 있는 폭탄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폭발장치를 제거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대령이 명령했다.

 

쿼터마스터가 폭탄을 받아들고 칼로 두꺼운 테이프를 자르기 시작했다. 그 사이 대령은 다시 ‘소르손’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면서 그가 비참하고 가치 없는 존재로 느끼게끔 만들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었습니다.”

 

‘소르손’은 쿼터마스터에게 진심을 고백했다.

 

“우리의 명령은 철수하는 것이었다.”


쿼터마스터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압니다. 명령이란건 알았지만,”


‘건달’은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말문이 막혔다.

 더 이상 자신이 군인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건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쯤이면 이길 줄 알았습니다.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들은 항상 끝까지 싸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뭘해야합니까?

이제와서 어떻게 네크론과 싸울수 있단 말입니까?”

 

“우린 싸우지 않을거다.”

 

쿼터마스터가 마지막 채굴용 핵폭탄을 떼어내며 말했다.

그는 상자 옆에 무릎을 꿇고 걸쇠로 폭탄을 담은 뚜껑을 잠근 다음 서비터에게 건냈다.

 

“이 전쟁은 끝났다.”


그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네크론이 이긴거다.”

 

 

- - - -

 

 

네크론 로드의 레저렉션 오브 한방에 전세 역전.

그나저나 광산발파용 특수 폭탄이 핵폭탄이라니

40k 클라스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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