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의 격려가 끝나자마자 바위더미 너머로 무거운 충격과 함께 지진이 일어났다.
제국군의 후방에서부터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 연대의 자주포, 어스퀘이커 포탄이
목표물을 파괴하고자 날아들고 있었다.
적은 가만히 앉아 학살당하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곧 네크론 유령들이 바위를 뚫고 쏟아져 들어왔고
앞쪽 두 줄의 행성방위군들이 쏘는 라스빔을 통과하며 빠르게 접근했다.
그들은 이미 브리핑에서 이 적의 약점과 강점에 대해 배운적 있었다.
하지만 놈들과 직접 마주한 현실은 병사들에게는 벅찼고
신병이든 베테랑 병사든 모두 도망치려했지만 뒤에 대기하고 있는 병사들에 의해 붙잡혔다.
‘소르손’의 왼쪽에는 N 소대의 상당부분이 겁먹은 병사들에 의해 붕괴되고 있었다.
뒤쪽에서는 더 많은 총성이 울렸다.
‘소르손’이 뒤를 보니 이미 크리그 부대의 중심부에서 가죽을 뒤집어쓴 네크론들이 보였다.
물론 제국방위군들은 그런 매복을 예상하고 있었고 구울들이 땅 속에서 완전히 몸을 드러내기 전에 폭발하고 있었다.
‘소르손’은 그 구울들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오래 전 밤, 그의 옛 삶 속에서 그는 그때 그 존재가 얼마나 무서웠는가를 기억했지만
지금 그가 놈들에게 느끼는 것은 공포가 아닌 증오 뿐이었다.
눈앞의 상황은 희망적이지 않았다.
도망치려던 병사들은 그들의 장교들의 고함과 협박이 아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깨닫고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것보다 맞서 싸우는게 낫다는 결심으로 라스빔의 십자포화로 대기가 지글지글 끓고 있었지만,
네크론 유령들은 아무런 피해 없이 접근하고 있었고
운좋게 한 두발 라스빔을 맞아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크리그 그레네디어 저격부대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멜타건의 쉿쉿거리는 핵융합빔이 발사됐다.
몇몇 유령들이 폭발로 증발했지만 대다수는 가차 없이 수많은 병사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고
‘소르손’은 어느새 전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그가 나설 차례가 된 것이다.
그가 지급받은 크리그 라스건에는 연사 모드가 없었다.
“제대로 쏜 한발로도 적을 죽일 수 있는 화력이다.”
쿼터마스터가 그에게 말했었다.
“연사는 배터리만 낭비시킬 뿐이다.”
침착하게 스코프에 눈을 대고 사격했다. 처음 두발의 라스빔은 절망적으로 빗나갔다.
세 번째 쐈을 때는 스치듯이 빗나갔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빔도 똑같았다.
그는 귀중한 시간을 잃고 있었다.
네크론 한 마리가 그의 코 앞을 급습했다.
‘소르손’은 그것이 자신을 향해 오고 있다고 생각했고 곧바로 무기를 겨냥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신 네크론은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병사 한명을 노렸다.
병사는 그의 라스건을 휘둘러 공격자를 물리치려했고, 네크론 유령은 쓰러졌지만 병사는 얼굴이 잘려나갔다.
병사는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뒷걸음질 치더니 ‘소르손’을 쳐다봤다. 끔찍한 순간이었다.
‘소르손’은 노출된 근육과 피범벅이 된 채 겁에 질린 병사와 눈이 마주쳤다.
맹렬한 분노가 솟구치며 ‘소르손’은 도망치는 유령을 방향으로 복수의 총구를 겨눴다.
그가 쏜 두 발의 광선은 무용지물이었다.
유령은 반투명해진 채 잔해를 통과했고 ‘소르손’은 분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중위는 다시 고함을 지르며 병사들을 향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소르손’은 침착하게 다시 한쪽 무릎을 꿇고 무기를 겨눴다.
그의 남은 생존의 시간은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아직 단 한 마리의 적도 살해하지 못했다.
그는 죽어간 동료들의 생각을 지워버렸고 이 전투의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감히 상상하지 않았다.
‘소르손’의 신병 연대는 오늘 아침 두 차례의 연설을 받았었다.
두 번째는 총독과 함께 참석한 브라운 대령으로부터 황제폐하를 위해 싸울 수 있는
명예와 영광과 헌신의 기쁨에 대한 선동적인 연설이었다.
그러나 크리고 교관들은 죽음에 관한 연설과 함께 그곳에 도착했고,
‘소르손’은 크리그 병사들은 적어도 저 대령보다는 정직하다고 생각했었다.
유령 하나가 그를 향해 달려왔다.
그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었다.
서두르게 방아쇠를 당기는 걸 거부하면서 그의 시야에서 비열한 네크론의 얼굴이 보일 때까지 인내했다.
‘정확하게 명중한 라스빔 한발.’
그것은 실체를 드러낸 네크론의 눈을 뚫고 그 안의 녹색 빛을 앗아갔다. 유령은 힘없이 꼬리를 내리고 쓰러졌다.
전투에서 드디어 ‘소르손’이 첫 적을 살해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그 순간을 환호하고 싶었다. 이 순간 적에게 죽임을 당한다고해도 행복하게 웃으면서 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고통스럽게 살아있던 병사의 애원하는 눈을 본 순간 그는 웃을 수가 없었다.
‘소르손’의 옛 인격의 한부분, 연민이란 감정이 그의 내면에 스며들었다. 죽어가는 동료가 원하는 것,
그는 라스건을 조준해 더 이상 동료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처치했다.
그의 머릿 속에서 크리그 교관은 적에게서 눈을 떼는 것, 그리고 탄약을 낭비한 그를 질책하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들린 충고는 틀리지 않았다.
그가 잠시 시선을 돌렸을 때 전선에 설치한 바리케이트의 중간 부분이 폭발하면서
그가 있는 방향으로 크고 단단한 파편들이 쏟아진 것이었다.
죽은 전우들은 뜻밖에 매장되었고 ‘소르손’은 산채로 매장될 기세였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 그는 허우적거리고 있었고 머리는 아팠지만 왜 그랬는지 알수 없었다.
그는 몸을 밀어 올리려 했고, 한 뭉치의 피가 손등에 튀었다.
그는 자기 손이 파편에 베였다고 깊게 베인게 아닐까 생각했고 잠시 동안 속이 메스꺼워졌다.
오늘 그는 어떻게 죽게될지 많은 상상을 했었지만.. 이렇게 죽는 건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손과 무릎으로 몸을 일으켜 파편더미에서 기어나왔고 그 때 머리 위로는 총성이 지나들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끊임없이 내리는 빗방울처럼 쏟아지는 리스빔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을 볼수 있었다.
‘히에로니무스 세타’에서 제국군이 직면한 적의 진짜 모습을.
시체 같은 보병들은 ‘소르손’이 전에 마주친 적이 있었고, 소수였지만 충분히 무시무시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것들은 수백, 수천 마리가 되어 전선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고, 적들의 똑같이 무표정한
두개골의 보면 그의 가슴이 얼어붙는 공포가 새겨졌다.
그들이 들고 있는 긴 에너지 막대가 달린 총은 제국군의 전선을 향해 녹색 번개 광선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 번갯빛이 쓸고 나간 곳에는 희생자의 잿더미만 있었다. 하지만 최악은 적 보병들이 아니었다.
네크론 보병들의 뒤에는 더 큰 몸집에 두 개의 총열이 달린 무기로 에메랄드 빛 에너지 줄기를 뿜는 괴물이 있었다.
마치 네크론 유령과 같은 살육자의 형태에 몸은 상체만 존재하고 아래 쪽은 다리 대신
반중력으로 움직이는 듯 전차와 같은 것과 융합된 모습이었다.
놈들의 오른팔에는 부피가 거대한 가우스 캐논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소르손’은 교관들이 이 존재의 위험성에 대해 말한 걸 기억했다.
어두운 녹색 금속으로 만들어진 피라미드의 형태, 과학기술과 강령술이 융합된..
네크론들의 모든 상처를 재생시키는 존재.
그것들은 땅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맴돌고 있었다.
옆면에는 금으로 찍힌 불경스러운 상징이 있었고 둘러쌓인 포탑 안에서 녹색 번개가 번쩍였다.
놈들은 침묵 속에서 무기를 휘둘러댔지만 ‘소르손’은 그 총들의 사거리 안에 들어가기 전에
물러서야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뒤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구울이, 앞에는 전진하는 네크론 보병들이 있었다.
그와 동료들은 적과 적 사이에 갇혀있었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그 네크론의 군대는 막을 수 없는 존재였다.
‘소르손’은 잠시동안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를 잊고 있었다.
대다수의 크리그 보병들은 많은 ‘소르손’보다 장비면에서 나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소르손'과 그들의 차이점은 최대의 효과를 발휘해 무기를 사용하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크리그의 병사들의 흠잡을 수 없는 팀워크를 보이며 적을 상대했고 한번 목표로 삼은
네크론은 확실히 죽을 때까지 제국방위병은 쉴새없이 공세를 유지했다.
그리고 동시에 크리그 연대의 포병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크론의 군대가 아군과 너무 가까이 있어 포격은 불가능했지만 구경이 더 작은 메두사 공성전차는
각각의 고폭탄으로 다가오는 네크론 군단을 쓰러뜨리면서 지속직인 피해를 입혔다.
무엇인가가 반쯤 몸을 숙인 ‘소르손’의 옆에서 쿵쿵거렸다.
불타는 금속 조각들이 주위에 던져졌고 그는 이 물체가 아군의 포격이 아니라
네크론의 두개골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소르손’은 놀라 허둥지둥 자신이 있던 잔해더미에서 빠져나왔다.
네크론들의 파괴된 신체들이 기어다니고 파편 위를 미끄러지면서 합쳐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눈앞의 네크론 두개골의 눈구멍이 생기를 되찾는 듯 녹색 빛이 탁탁거리며 밝아졌고
‘소르손’은 다급하게 네크론의 오른쪽 눈에 총을 쑤셔놓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의 두 번째 살해는 첫 번째에 비해 만족감이 덜했다.
그후 오랫동안 ‘소르손’은 등을 돌리는 그 순간까지 네크론의 생명이 다시 꿈틀거릴까봐 시선을 떼어낼 수 없었다.
왜 아직 저 괴물이 죽지 않았는지 충분히 의아해할 만큼 머리는 다시 맑아지고 있었다.
‘소르손’은 재빨리 작은 파편구덩이로 뛰어들었다.
앞에 있는 네크론의 사격으로부터 보호를 제공할 만한 장소였지만 그의 뒤에는 네크론 하나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제발 이 괴물이 뒤를 돌아보지 않기를 기도하며 좋은 사격각을 찾기 위해 움푹 패인 잔해를 치우고,
뒤에 있는 적을 조준하는 데 집중했다.
크리그의 제국방위병들은 네크론이 치명적인 화기를 쓰지 못하도록 하나 둘씩 가까이 접근해 싸우고 있었다.
변함없이, 용감한 제국군들이 죽어나갔다.
네크론 보병과의 싸움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병사들은 남아있는 네크론 유령의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그러나 전사한 크리그 병사의 자리는 제각기 다른 병사들로 채워졌고,
끊임없는 라스건의 화력과 이따금씩 발사되는 멜타건의 폭발은 네크론의 전진 속도를 크게 늦추고 있었다.
그 다음 네크론 전차 한 대가 전선에 뛰어들었는데, 주포에서 나오는 번갯불은 제국의 방어선에
큰 구멍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강력한 에너지 빔을 뿌려댔다.
그에 격분한 듯 메두사 공성전차가 돌격했고 주포에서 발사된 직격탄으로 공중부양하는 네크론의 전차를 격추시켰다.
녹색 장갑 아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네크론 전차는 땅으로 떨어졌지만
이미 더 많은 차량들이 앞쪽에서 비틀거리고 있었다.
‘소르손’은 라스건을 계속해서 적 보병을 향해 발사했다.
25발이 다 사용되면 배터리 탄창을 교채하고 다시 쏘고 장전하기를 반복했다.
그는 여러 번 라스빔을 발사했지만 단 한 마리의 적을 쓰러뜨릴 뿐이었고 그나마도 몇 초만에 다시 부활했다.
갑작스러운 포격으로 네크론의 군집이 메두사 전차의 대포에 지워져버렸고,
그는 지금 여기서 적을 상대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이게 무슨 차이를 만드는지 의심이 들정도였다.
네크론은 마치 자연의 힘과 같았고 마치 파도처럼 밀려들고 절벽에 부딪히는 조수처럼 그들을 덮치는 꼴이었다.
병사들은 메두사 전차가 포탄을 재장전할 단 몇 초의 시간을 벌기 위해 죽어나갔지만,
해골의 괴물들은 끊임없이 빈자리를 채웠다.
뿐만 아니라 네크론은 전술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소르손’은 적들이 크리그의 방어선 한 지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가우스 건의 일제사격이 쏟아지고 메두사 전차의 장갑도 꿰뚫었다. 동시에 네크론 전차가
크리그 보병들 안으로 밀고 들어가 다섯 명의 병사들을 죽여대는 대구경 번개탄을 방출했다.
혼란에 빠진 제국군들 앞에 메두사 전차를 추가로 파괴하기 위해 공중부양을 하는 괴물이 머리 위로 드리워졌다.
그때 ‘소르손’의 뒤에서 새로운 함성 소리가 들렸고, 발굽소리가 전장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전황은 제국으로 유리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크리그 연대의 기마병들이 네크론의 양 방향을 휩쓸고 돌격해 돌출된 폭발성 마창으로
네크론 보병대와 전차를 무찌르기 시작했다.
각각의 마창에 달린 폭발성 장비는 네크론 보병을 한번에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력했고,
용맹한 크리그의 전마는 네크론을 발로 밟거나 날라차면서 위협적으로 으르르릉 거렸다.
크리그 기마대가 타고 있는 전투용 말은 크리그 행성의 인공 배양시설에서 생산된 것이었다.
그것은 유전적로 강화된 두꺼운 피하장갑과 고통을 잊게 만든, 적개적 공격심을 지속시키는
약물주입 시스템을 장착한 무시무시한 짐승이었다.
물론 여전히 네크론의 녹색 번개와는 비교가 안되는 존재였지만
갑작스러운 돌격과 광란 속에서 네크론들은 총을 겨눠 기마대를 상대할 기회를 갖을 수 없었다.
적과 대조적으로 숙련된 제국 기병들은 그들의 마창을 정확하게 적에게 꿰뚫었고 말을 타고
있는 격렬한 흔들거림 속에서도 반대쪽 손에 쥔 라스 권총으로 적을 정확하게 사격했다.
그들은 여느 크리그 병사와 같은 방독면을 쓰고 있었지만 기마대를 상징하는 세련된 장신구를
투구에 달고 있었고 ‘소르손’이 봐도 이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기마대의 반격으로 시간을 번 제국군의 메두사 전차가 다시 사격을 시작했고,
두 대의 네크론 전차가 불길에 휩싸이며 쓰러졌다.
멜타건으로 무장한 저격수들은 남아있는 유령과 공중부양 네크론을 잡아냈고,
‘소르손’ 조차도 총을 쏘며 남은 보병들을 파괴했다.
크리그 의무병들은 곧장 쓰러진 병사들을 수습하기 위해 안으로 뛰어들었고,
끔찍한 중상을 입은 제국방위병조차 다시 싸우기 위해 네크론처럼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크리그 소대가 더 작은 네크론 보병대를 꼼짝 못하게 제압하고 있었고,
‘소르손’도 손을 돕기 위해 총을 겨냥했을 때, 궁지에 몰린 적들은 일제히 사라졌다.
이게 다란 말인가?
그는 의아해졌다.
이제 끝난건가?
그의 다른 감각은 그것이 틀렸다고 말했다.
새로운 목표물을 찾아 나선 그의 눈은 증원군의 물줄기를 뿜어내던 네크론의 피라미드 형태의 전차로 향했다.
그는 새로운 네크론의 군대들이, 아니 죽은 네크론들이 다시 부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게 맞든 이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르손’의 마지막 세 번째 배터리탄창은 방전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보급관을 찾아 더 많은 탄약을 요청해야했지만, 널부러진 행성방위군 동료의 시체들을 보았다.
죽은 병사는 ‘소르손’의 소대장이었다. 끔찍하게 훼손된 시체였지만 온전한 라스건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엄폐를 풀고 적의 사격에 노출되어야했다.
어떤 선택을 해야만하는가?
어쨌든 ‘소르손’은 오늘 자신은 죽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많은 훈련들을 통과해왔었다.
그는 자신이 완벽한 군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전장의 소란과 악취에 속에서 그저 무능력한 병졸 하나였을 뿐.
그의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이 모든 역경을 딛고 승리의 영광 속에서 우주공항으로 돌아오는 자신을 상상하곤 했었다
. 그러나 결국 그는 훈련병들 중 그저 조금 더 유망한 병사 중 하나일 뿐이었다.
전장의 최전선에서 아무리 훈련을 한들 생존은 보장받을 수 없었다.
가우스 빔과 폭발을 피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면 이 두 가지 모두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생존이란 올바른 곳에 서있는 것이지,
앞서 있는 것도, 왼쪽에 서있는 것도, 옆의 동료와 함께 있는 것도 아니었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생존은 결국 우연, 의미없는 우연, 그리고 황제폐하의 변덕에 달린 문제였고, 소르손’은 자신의 처지를 인정함으로써
‘마침내 두려움과 공포의 마지막 존재를 지워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오늘 살아남더라도 내일이나 그 다음 주에 죽을 운명이다.
아마 죽음은 그가 예상하지못하게 눈깜짝할 사이에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죽음을 겪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수 있느냐 없느냐 뿐이었다.
‘소르손’은 ‘아렉스’의 얼굴을 더 이상 떠올릴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위해서, 오직 그녀를 위해서 이 일을 해왔지만, 어느 순간, 그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함께 재결합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접었다. 그녀가 알았던 남자,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는 이제 없는 존재다.
아마도 이 전쟁이 승리로 끝난 다면, 그녀는 내가 쓰러진 모덤을 찾아가 함께 했던 짧은 사랑을 애틋하게 기억하겠지.
아마도 그녀는 ‘소르손’이 그녀를 위해 어떻게 싸웠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듣게 될지도 몰랐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
그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시선은 죽은 하사에 집중됐다.
그는 엄폐물에서 빠져나와 죽은 하사쪽으로 굴러간 후 그 라스건을 주워들었다.
그 후,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 연대의 병사들과 함께 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렇다, ‘소르손’은 오늘 전투에서 죽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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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에서 주목할점
아군의 위기에 등장한 폭풍간지 크리그 데스라이더
누가 SF 세계관에서 기마병 따윈 쓸모 없다고 하는가.
그들이 쓰는 근접용 마상창의 파괴력은 라스건보다 뛰어나다.
이로써 라스건이 손전등이라는 사실은 재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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