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사르는 그의 부대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몸을 돌려, 전체 통신채널을 열었다.
그는 네크론의 대군이 서쪽으로 향하면서 결국 그들이 바라던 안전한 이동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기쁘게 알렸다.
“우린 기회를 잡았다.”
그가 말했다.
그러나 그는 뱉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
그레네디어의 전등빛에 반투명한 형체들이 거뭇거뭇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동굴 벽을 통과했다가 다시 그 속으로 사라지며 빙빙 돌고 있었다.
마치 유령같다고 그는 생각했고, 42연대가 지난주에 공격받은 반투명의 네크론에 대해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직면한 것 또한 같은 적이라는 걸 즉시 알아차렸다.
보고서에서 묘사했던 것보다 훨씬더 끔찍하고 기괴했으며
금속으로 된 차가운 몸뚱아리는 커미사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끔찍했다.
그 유령 네크론은 크리그 그레네디어 쪽으로 다가왔고
길게 뻗은 놈의 척추는 공중에 뜬 채 치명적인 전류를 방출하고 있었다.
그레네디어들은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았고 헬건을 쏘며 반격을 개시했다.
하지만 그들의 라스빔은 유령 네크론의 반투명한 형태를 통과할 뿐이었다.
‘코스텔린’도 그가 가진 모든 무기를 뽑아들었다.
저 유령들이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위협할 플라즈마 권총
그리고 놈들의 독특한 능력을 고려할 때 자신의 목숨을 지켜줄 백병전용 체인소드였다.
그는 체인소드의 톱날이 위윙거리는 진동의 격앙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카타찬 행성의 핏 말벌의 날개짓이 생각나는.. 옛 추억에 빠지게 만드는 위안의 소리였다.
“모두 브리핑을 기억해라.”
그가 모든 대원들에게 통신을 보냈다.
“저것들은 자유자재로 물질을 통과할 수 있다. 공격할 때까지 기다려라.."
"..공격을 할 때만 무기가 통한다.”
유령 중 하나가 크리그 분대장을 향해 달려들었고 놈의 긴 팔이 병사의 얼굴을 향해 채찍질하듯 튀어나왔다.
날카로운 손가락들이 마스크 속 안구를 후벼파 굵은 핏줄기를 뽑아냈지만,
워치마스터들은 ‘코스텔린’의 명령에 따라 부상당한 병사와 적을 구별하지 않고 헬건을 발사했다.
‘코스텔린’은 유령이 한번에 쓰러지기를 기도했다.
만약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놈들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고관통 라스빔 세례에 유령은 땅에 떨어졌고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또 다른 유령이 ‘코스텔린’의 위에서 날고 있었다. 그는 초고온 플라즈마 권총으로 견제사격을 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유령이 달려들었고 커미사르는 예측한대로 체인소드를 휘둘렀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타이밍이 좋게 유령의 어깨가 절단되면서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다음 공격은 뒤에서 왔고, ‘코스텔린’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체인소드를 휘두를 겨를이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통하지 않는 권총을 발사하며 뒷걸음질 치는 것 뿐이었다.
유령이 달려들 때 커미사르를 공격한 네크론 유령은 멜타건의 화염과 함께 녹아내렸다.
그레네디어 병사 한명이 그를 구한 것이다. ‘코스텔린’은 뺨이 햇볕에 그을린 듯 쓰라린 통증을
느꼈고 동시에 탄 내도 맡을 수 있었는데 그건 멜타건에 타버린 그의 눈썹 냄새였다.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 유령들은 적어도 30마리나 되었고 화기가 통하지 않는 다는 점은
수적으로 3배인 그레네디어들이 우위에 서지 못하기 만들었다.
그뿐 아니라 운좋게 쓰러뜨린 유령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몇몇 병사들이 부활하는 적을 향해 무기를 발사했지만 3발 중 2발은 목표물을 무해하게 통과했고
오히려 그레네디어들이 날카로운 금속 손가락에 하나 둘씩 죽어나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크리그 중위의 다급한 목소리가 ‘코스텔린’의 통신기 너머로 외쳤다.
중위는 그와 부하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받아들였고 남은 임무를 위해 리프트 장치를 타고
30명을 대피시키라는 것이었다.
“당신은 병사들을 지휘해야합니다.”
그가 말했다.
“전 여기서 놈들을 막겠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벌겁니다.”
그의 말이 옳았다.
‘코스텔린’도 같은 결론을 스스로 내린 참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인간이기에 중위 희생을 승인하기 전에 잠시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곧 주위의 유령들 속에서 새로운 소리가 더해졌다.
그것은 마치 강풍을 타고 불어오는 백만개의 잎사귀 같은 것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였다.
동굴 벽 주위의 개구부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금속 벌레 무리가 터져나왔다.
그 벌레 하나하나는 ‘코스텔린’의 손바닥 보다 더 컸다.
이제는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중위는 리프트에서 가장 가까운 그레네디어들에게 후퇴를 명령했고,
‘코스텔린’도 뒤로 물러났다.
그의 플라즈마 권총은 뜨겁게 과열되고 있었고 만족스럽게도 초고온의 플라즈마 폭발이 벌레 무리를
한꺼번에 집어삼켰지만 더 많은 터널에서 벌레들이 흘러들어옴에 따라 빈틈은 빠르게 메워졌다.
멜타건도 플라즈마 권총과 같이 벌레 무리를 한번에 소각하는 반면,
헬건은 명중한 것은 파괴했지만 집중된 라스빔은 압도적 물량의 목표물 중 두 세 개 만을 쓰러뜨릴 뿐이었다.
병사 한명이 벌레의 구름에 삼켜져 쓰러졌다.
‘코스텔린’은 질식사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벌레들이 다시 날아오를 때
희생자가 수 백개의 얕은 상처에서 피를 흘리는 걸 보고 말았다.
물론 네크론 유령들은 아비규환 속에서도 벌레 무리를 통과할 수 있었다.
앞에서부터 천천히 전사자의 뒤를 이어 다음 전사자가 생겨났다.
‘코스텔린’이 탄 리프트는 이제 꽉 찼고 네 명의 그레네디어 병사들이 리프트에 몰려와 헬건을 쏘고 있었다.
‘코스텔린’은 리프트 장치를 다급하게 눌렀다.
마치 그가 도망치려는 마음을 읽은 듯 벌레 무리의 윙윙대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리프트의 대문은 그의 맘을 모르는 듯 천천히 닫히면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벌레무리가 부딪히는 순간에 리프트가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달라붙은 금속 벌레들은 뚱뚱한 몸이 철창을 통과하지 못해 날카로운 발톱을 흔들어 댔다.
그러나 머지않아 리프트의 철창을 갈기갈기 찢을 기세였고 커미사르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두 마리의 네크론 유령이 그곳에 있는 리프트를 통과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좁게 리프트에 타있는 다섯명의 병사들이 아무런 저항도 못하며 차례차례
산채로 해부당하는 모습은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의 끔찍한 광경이었다.
‘코스텔린’은 ‘로맥스’를 보았다. 커미사르가 탄 리프트가 본격적으로 수직상승을 시작했다.
유령 네크론들이 양쪽에서 불쌍한 테크프리스트를 덮쳤지만 그의 최후는 끝내 볼 수 없었다.
‘코스텔린’이 탄 리프트는 동굴 지붕을 통과해 어두운 절벽으로 올라갔고,
마치 방금까지 보았던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악몽과 같이 느껴졌다.
그러나 아직 안전해진 건 아니었다.
그는 리프트에 탄 그레네디어들에게 가장자리로 몸을 피할 것을 명령했다.
비좁아 여유는 별로 없었지만 노력 끝에 중앙에 작은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코스텔린’은 병사들에게 가장자리 바닥을 조준해라 지시했다.
1분이 지나고 그는 예방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자 그때 네크론 유령이 바닥을 뚫고 올라왔고 4정의 헬건이 사격을 시작했다.
‘코스텔린’은 플라즈마 권총을 쏘지 않았는데 무기의 화력을 고려하건데 그걸 썼다간
분명 자신을 포함한 4명의 병사들의 발이 녹아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병사들의 대기하고 있던 공격에 더러운 외계인이 쓰러졌다.
놈은 다시 살아나려고 하나가 두 번째 사살로 완전히 죽음을 맞았다.
그렇게 1분 30초가 지나갔다.
‘코스텔린’의 발바닥에는 죽은 네크론의 두개골이 느껴질 뿐이었다.
더 이상의 침입자는 없었고 그들은 이 최악의 사태에서 살아남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리프트가 부르르 떨다 멈춰섰고, 가장자리를 따라 있던 푸른색 전원빛이 깜빡거렸다.
“황금옥좌시여 맙소사!”
‘코스텔린’이 욕을 내뱉었다.
“놈들이 터마이트 동력기를 파괴한게 틀림없어. 우린 여기 갇힌거야!”
“그래도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커미사르님.”
한 그레네디어가 제안했는데, 그것은 그들을 위로 끌어올리는 녹슬었지만 제법 튼튼해보이는 사슬 4개였다.
하지만 ‘코스텔린’은 쇠사슬을 고려하지 않고 비상사태에 사용하기 위해 수동조작기가 있기를 바라면서
이미 지상에 있는 중위와 통신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중위는 대답이 없었고 통신기에는 정작만이 있을 뿐.
연이은 최악의 상황에 질려버린 그는 귀에서 통신기를 신경질 내듯 뜯어냈다.
위에서 무슨 일이 생겼건 간에 복스 통신기가 부서진 것 같았다.
“그래.”
그는 체념하듯 말했다.
“올라가는게 유일한 방법인 것 같네. 밑에 전우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도 몰라.
바닥을 통과할 네크론들이 더 있을 수 있어. 설상가상으로 우리의 위치를 적 본부에 보고할 수도 있다.
만약 적들이 우리보다 꼭대기에 먼저 도착한다면...”
그는 그런 재앙의 결과를 굳이 설명하려하지 않았다.
이미 두 명의 그레네디어들이 각각 쇠사슬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발바닥을 리프트의 측면에 대고 몸을 위로 끌어올렸고, 어깨에 단 전등불이
헬건의 총검을 반사시켜 마치 반딧불처럼 어둠 속에서 빛을 냈다.
다른 두 병사도 잠시 후 사슬을 붙잡고 동료를 따라갔고 결국 ‘코스텔린’ 혼자만 리프트에 남아 있었다.
그는 쇠사슬을 잡아당겼지만 장갑에 기름이 발린 듯 미끄러질 뿐이었다.
그는 이 갱도가 얼마나 높게 이어진지 알 수 없었고, 늙은 몸으로 무사히 올라갈 수 있을지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시도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사슬을 잡고 오르기 시작했다.
- - - -
여기서 나오는 네크론 유령은 네크론 레이쓰죠.
신판에서는 삭제되어버린 비운의 유닛.
현재 그 빈자리는 카놉텍 레이쓰가 그 자리를 매꾸고 잇음.
+더더욱 최신판인 9판에는 기존 레이스의 외형을 거의 그대로 계승한 오피디언 디스트로이어가 새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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