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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소설 번역/데드맨 워킹 Dead Men Walking

14. 노블리스 오블리주

by 맥주수염 2022. 1. 23.

원 번역본은 이쪽으로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이들이 대피하는 건 불가능하잖소!”

 

그렇다고 해도 때가 되면 수행할겁니다.”

코스텔린이 말했다.

 

결국은 누군가가 결정해야합니다.”

 

그럼 누가 명령을 내릴거요? 이 끔찍한 대학살을 누가 우리 중 누가 결정할 수 있겠소?

아니, 아니 나한테 말하지마시오. 내가 맞춰볼까? 186번 대령이란 작자겠군!”

 

헨릭총독은 브라운 대령의 반궤도 군사차량이 공항 입구에서부터 내려오는 걸 기다렸다.

브라운대령은 현재 연락이 두절된 장군을 대신해 행성방위군을 총괄하는 사령관이었다.

그는 덩치가 매우 컸고 붉은 코에 덥수룩한 수염의 사내였다.

 

그는 소령 하나와 두명의 부관을 곁에 두고 공항 광장에 발을 디뎠는데

모두들 복스 통신기로 쉴새없이 보고를 주고 받고 있었다.

 

지상 전개된 분대 절반과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브라운대령이 총독을 향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보고했다.

 

두절되기 직전 일부 병사들이 해골 모습을 한 괴물과 조우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철수하라고 했지만 -”

 

대령님, 82번 분대와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부관 한명이 두 사람의 말을 가로막았다.

 

아마도 전멸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동선 보고는 발전소 근방이었습니다.

고가도로는 이상없음. 이상할 정도로 조용함이 마지막 보고였습니다.

현재 17번 분대가 근방에서 작전 중입니다. 4개 층 구역 정도 떨어져있으며

82번 분대의 지원을 위해 합류를 명령 -”

 

아니.”

총독이 말했다.

 

발전소는 잊어버려. 모든 분대는 시민들의 대피작전에 집중하라고 해.”

 

총독님.”

두 번째 부관이 말했다.

 

북쪽 문에서 교전입니다. 돌연변이들이 저지선을 돌파하고 있습니다.”

 

브라운대령이 명령을 내리기 위해 입을 열려는 찰나 헨릭총독이 끼어들었다.

어서 지원부대를 보내게. 가능한 한 많이. 북문을 빼앗겨서는 안돼! 문은 계속 열려있어야돼!”

 

“15 분대에서 보고. 시민들의 폭동입니다.”

 

“82층 구역에서 시민들이 아군을 공격 중. ‘거터병장이 교전허가를 묻습니다 -”

 

“- 후퇴지점을 파악 불가 반복 합니다. - 계단이 보이지 않습니다 -”

 

“5명 전사 적은 제거됨 -”

 

총독님, 204 층 구역에서 아군이 매복에 당했습니다.

47 분대가 5명 아니 6명의 적과 교전 더 많은 괴물이 접근 중. ‘칼더하사의 보고입니다.”

 

쇄도하는 정보 속에서 총독은 헨릭의 귀에 번개처럼 익숙한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깜짝놀란 총독은 중위의 통신기를 낚아채 송신버튼을 눌렀다.

 

“‘세르만 칼더들리나? 여긴 헨릭총독이다.

하사, 적과 교전해선 안돼! 지금 당장 후퇴해! 명령이다, 후퇴해!“

 

 

쉽지 않습니다, 총독님! 사방에 놈들이.. 후퇴가 쉽지 않습니다!”

 

잘들어, 하사! 내 조카를 구하는게 자네 임무야! .. 그 괴물들과 교전해서는 안돼! 이길 수 없어!”

 

“- 한 마리 잡았지만 레이너드가 죽었습니다, 총독님. 맙소사! 놈들이 산채로 살가죽을 벗기고 있습니다!

후퇴해라! 후퇴해! 저기 두 명이 쓰러졌다, 화력을 집중해! 들리십니까, 총독님? 너무 빠릅니다.

적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다른..”

 

 

후퇴해! 이건 명령이야, 칼더 하사! 하사?”

이 이상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오직 복스 통신기의 잡음 뿐.

 

내 말 들리나, 칼더 하사? 응답해!”

 

헨릭은 주변의 모든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주위의 장교들은 당황한 채 그 장면을 바라볼 뿐이었다.

헨릭은 자신이 체통을 지키지 못하고 소리 지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침착하게 떨리는 손으로 통신 채널을

변경하고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204구역 근처의 모든 부대에게... 거주 구역 중심부에서 47번 분대와 연락이 두절되었다..

반복한다.. 47번 분대가 연락이 끊겼다.. 분대는 보고 바란다 제발.”

 

 

힘이 쭉 빠진 듯 총독은 통신기를 부관에게 되돌려줬다.

그러자 부관은 즉시 통신기를 받아들고 그가 해야 할일을 시작했다.

 

헨릭은 침을 삼켰다.

그는 아렉스의 안위에 대한 건 잠시 뒤로 밀어두고 대령에게 시선을 돌렸다.

 

좋아.” 그가 말했다.

 

확실히 도시의 사령부는 전멸한 것 같네. 이제 제국방위군의 지휘를 따라 이곳에 야전 사령부를 세워야해.

남은 병력에게 전하게 이곳이 후퇴지점이라고. 내 집무실은 186번 대령 방과 가까운 곳에 설치하게.

그리고.. 내 책상 위에 리카프 좀 가득 담아서 갖다 놓게.”

 

총독님. 그게 무슨 뜻입니까?”

 

자네의 역량을 의심하는 게 아니야, 대령. 이 위기 상황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지휘권을 행사해야 해.

전 제국 방위군의 장교로써 그리고 이 행성의 총독으로써 나는 행성방위군을 직접 지휘하고자 하네.”

 

헨릭총독은 비서에게 오래된 그의 물건을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그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녹슨 총독의 옛 갑옷과 무기들을 연마했다.

그의 낡은 군복은 치수가 맞지 않아 보급고에서 새 군복을 찾아야했고

볼터 권총은 잘 작동되도록 기름칠되었다.

 

'또 다시 군복을 입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헨릭은 분주하게 병사들이 움직이는 공항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그는 노크도 없이 크리그 사령부 사무실을 방문했다.

 

“‘헨릭씨’.”

186번 대령이 총독의 칭호를 붙이지 않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헨릭과 눈조차 마주치지 않고 있었다.

 

걱정거리가 있다면 전에 만난 커미사르와 의논하시오.”

 

“‘헨릭총독이오.”

헨릭은 단호하게 말했다.

 

원한다면 헨릭장군이라 불러도 좋소.”

 

잠깐의 태도였지만 총독은 이 186번 대령이 몸이 잠깐 멈칫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당당한 태도에 놀랐을 것이라 추측했다.

 

행성방위군의 군사통제권을 이어받았군.”

186번 대령이 말했다.

 

어쩌다보니 함께 일하게 됐소.”

총독의 말에 대령은 책상을 두 손으로 집고 상체를 숙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처럼 그쪽의 병사들은 이 전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소.

오늘 하루 행성 방위군측 손실이 얼마나 났는지 알고 있소?”

 

아직.. 그것에 대한 보고는 받지 못했소.

하지만 우리도 함께 싸울 수 있소.”

 

 

 

그 의견을 부정할 순 없겠군, 장군. 황제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있다면

유능하든 무능하든 우리의 귀중한 군사적 자산이 될테니.”

 

그럼 서로 동의한건가?”

 

하지만 이런 자원들은 한 명의 지휘로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

장군의 병사들에 대한 지휘권 또한 내가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소.”

 

그들은 내 부하들이야.”

헨릭이 반박했다.

 

그들도 내가 아닌 그 누구의 명령을 받지 않을거요.

지휘권에 대해서 나랑 논쟁하고 싶으면 -”

 

맘대로 하시오. 징집은 진행될테니.”

186번 대령의 말에 헨릭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이 공항 주변을 둘러보시오, ‘헨릭장군. 사지멀쩡한 피난민들이 사방에 있소.

저 시민들이 당신 밑에서 어떻게 있었든 간에 이제 우리 연대 휘하의 예비대로 징집될 것이오.”

 

그런데 어떻게? 지금 상황에서 저 많은 사람들을 무장시킬 무기조차 변변치 않는데.

쪽은 모르겠지만 여긴 줄곳 평화로운 행성이었소, 대령. 여기 피난민들은 싸울 줄도 모른단 말이오.”

 

총독이 말했다.

 

그쪽이 동의했듯이.”

대령이 말했다.

 

이곳의 사람들은 자원이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 자원들을 빠짐없이 사용할 거요.

내가 묻지. 저 피난민들은 황제폐하의 충성스러운 종들인가?”

 

물론, 물론이오. 충성스럽지만..”

 

그렇다면 그들은 기쁘게 목숨을 바칠 것이다.

적들이 도시를 빠져나와 저들을 죽이는 것보다 먼저 적과 싸우다 죽는 게 나을 수 있소.”

 

그거에 대해 묻고 싶네.”

헨릭이 말했다.

 

곧 도시의 관문을 모두 파괴하는 걸로 들었어. 지금도 도시 안에서는 내 부하들이 적과 싸우고 있네.

그러니 언제 관문을 폭발시킬지는 내가 결정권자가 되어야해.”

 

동이 트면..”

대령이 대답했다.

 

그대의 부하들은 인류제국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명예를 누리게 될 것이오.”

 

이시간에도 난민촌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우주공항 꼭대기 탑에서부터 주변 언덕과 들판 전체에 피난민들의 천막이 빼곡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헨릭은 군용 복스 통신기를 챙겨들고 또 다른 행성방위군 중사와 통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병사 하나가 근방에서 뭔가를 보았습니다. 잠깐, 저건.. 시체입니다.

황제폐하 맙소사. 잔해에 시체가 묻혀있습니다. 실종된 분대 같습니다.

가까이 접근하겠습니다.”

 

조심해! 밑에서 날 엄호해줘.”

긴 침묵이 이어졌다.

 

헨릭은 긴장감에 속이 쓰라렸다.

 

확인됐습니다, 총독님. 라스건을 찾았지만 시체가.. 벗겨져있습니다.. 제말은..

뼈와 근육이.. 피부가 완전히 벗겨져 있는 시체입니다.“

 

집중해, 중사. 시체의 신원을 확인해주게.”

 

시체 중 하나에서 군번줄을 찾았습니다. 일병 바소르’.. 총독님, 47번 분대가 맞습니다.

황제폐하 맙소사. 저기도 시체가.. 저기도.. 사방에 시체들입니다. 젠장 이건 학살수준입니다.”

 

“‘칼더하사는 보이나? 반드시 칼더하사의 시신을 찾아야해!”

 

찾았습니다, 총독님. 다른 시체처럼 이것도 벗겨져 있습니다. 도데체 어떤 녀석이 이런 짓을..”

 

내말 잘듣게, ‘플래스트중사. ‘칼더가 추적장치를 갖고 있는지 확인해주게.

복스 통신기 손잡이처럼 생겼어. 하지만 더 작고 검은색이야.”

 

찾았습니다. 추적기로 보이는 물체가.. 부서져있습니다.

교전 중에 파괴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동하지 않습니다. 테크 프리스트가 수리를 해야..”

 

중사의 뒷 말은 들리지 않았지만 헨릭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통신기를 잡고 있던 멍한 손에 힘이 빠졌다. 총독은 아렉스가 길을 잃은게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2키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연대가 도시 주변을 따라 지뢰를 매설하고 있었다.

 

그리고 크리그의 공병들은 폭발물을 설치해 관문을 무너뜨릴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도시를 습격한 벌레들처럼 이 병사들은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앗아가게 만들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헨릭은 포기할 수 있었다. 모든 군사 지휘권을 186번 대령에게 넘기고 혼자 군함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탈마릭 헨릭총독은 자신에게 영웅의 혈통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남자였다.

이길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는 한 그는 계속 싸우고 싶었다.

 

그의 아버지, 형제, 죽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총독은 그의 병사 중 한명이 들고 있는 확성기를 뺏었다.

그는 총독이 자신들 앞에서 애원하는 시민들을 향해 확성기를 치켜세우고는 이렇게 외쳤다.

 

시민들이여..”

 

그가 말했다.

 

모두들 두렵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께 거짓말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우리 행성은 전례없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15세에서 45사이의 모든 신체 건강한 남자들은 내일 정오까지 행성방위군에 지원해주십시오.

여러분들은 선택받았습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가 신() 황제폐하를 위해 싸우는 무궁한 영광의 기회를 가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지금처럼 순수하다면 나는 황제께서 우리의 터전이 무너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황제폐하를 찬양하십시오!”

 

 

- - - -

 

워해머 소설에서 보기드문

개념 넘치는 행성총독인듯

 

게다가 전직 제국방위군 장교출신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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