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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소설 번역/데드맨 워킹 Dead Men Walking

12. 네크론보다 무서운

by 맥주수염 2022. 1. 23.

원 번역본은 이쪽으로

 

 

사방으로 흩어지는 군중들 사이에서 ‘소르손’은 가까이 있던 구울이 있던 곳과 가장 먼곳으로 도망쳤다.

이제까지 피난길을 역주행하면서 그는 도망쳐 나왔던 도시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의 도주경로에서도 두 명의 병사가 살가죽을 뒤집어 쓴 해골 괴물을 상대하고 있었다.

이 두 번쨰 괴물은 칼날을 휘둘러 병사를 마구 베어댔는데 그가 입고 있는 갑옷은 마치 가위로 종이 베듯 갈라지는 걸 볼 수 있었다.

희생자는 뒷걸음질치다 ‘소르손’의 앞에서 쓰러졌고 그가 숨이 끊어져 미끄러질 때 붉은 선혈이 ‘소르손’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

 

혼자 남은 병사는 라스건을 마구 연사했고 불운한 시민 두세명이 오인사격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연속적인 라스빔은 구울을 충분히 제압하고 있었다.

 

‘소르손’은 다시 멈춰서서 입술을 깨물고 괴물이 쓰러지길 기도했고

드디어 라스빔 연사에 괴물이 쓰러졌다.


놈은 금속 신체가 검게 그을린 채 경련하고 있었다.

병사는 가까이 다가가 괴물의 머리에 수차례 확인사살을 하며 치열한 전투의 마무리를 지었다.

이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소르손’은 병사의 승리에 거의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하지만 그때 눈앞의 병사가 몸이 뻣뻣해지더니 눈이 퉁퉁 부어오르고 입에서 피를 흘려 쓰러지는 걸 보았다.

병사의 발아래에 또 다른 구울의 손이 튀어나와 그를 살해한 것이다.

시시각각 더 많은 괴물들이 잔해더미에서 솟아나고 있었다.

 

‘소르손’은 또 다시 도망쳤고 잔해더미에서 단단한 고가도로가 밟히자 더 이상 잔해 속에서 괴물이 나오지 않을거란 사실에 기뻐했다.

그의 주위에는 백여명의 사람들이 함께 도망치고 있었고 그들은 도시로 연결되는 각 길목과 모퉁이 마다로 흩어졌다.

‘소르손’은 달이 구름에 가리고 정전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냥 맹목적으로 달리기만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달리면서 그는 어쩌다가 자기 인생이 이렇게 되버렸나 한탄했다.

 

그리고 또다시 겁쟁이가 되어 도망치는 자기 자신을 질책했다.

눈앞의 병사가 쓰러졌을 때 그는 떨어진 라스건을 들고 괴물과 맞서 싸울 수 있었다. 아니 줍고 싸웠어야했다.

 도망치면서 뒤늦게 그걸 깨달았다. 어두운 갱도로 들어갈 용기를 냈던 어제였었다면 라스건을 줍고 싸울 생각이 들었을텐데.

그리고 잔해 속의 괴물이 완전히 올라오기 전에 파괴할 수 있었을텐데.

 

항상 꿈꿔왔던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진짜 영웅이 죽는 것을 목격하고 그는 도망치고 있었다. 어제의 돌연변이와 오늘 유물 앞에서도 그렇고

‘권터 소르손’은 자신이 겁쟁이라는 사실만 증명하게 된 셈이었다. 
 
‘소르손’은 모퉁이를 돌았다. 그리고 코앞에 쓰러져있는 자동 택시를 보았다.

갑작스러운 장애물의 등장에 피할 겨를도 없이 부딪혀 바닥을 굴렀다. 쓰러진 그에게는 다시 일어날 기운조차 없었다.

숨찬 가슴이 진정할 때까지 그렇게 몇 분간 ‘소르손’은 죽은 듯이 바닥에 쓰러진 채 웅크려있었다.

그는 바지 주머니 속에서 반지가 다리 쪽을 파고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렉스..”

 

 

어둠 속에서 그는 ‘아렉스’를 떠올렸다.

피난길을 떠날 때의 ‘소르손’은 총독의 조카인 그녀가 위험에 처했을거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왜냐면 그녀는 이 행성에서 가장 보호받는 사람 중에 한명이었으니까.

 

하지만 어느 누가 방금 자기가 두 눈으로 본 괴물로부터 그녀를 보호할 수 있을까?

 

 

그는 최상층으로 올라가 그녀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절망적이게도 그는 길을 잃은 상태였다.

겁에 질려 아무 곳으로 도망친 나머지 방벽 방향이 어딘지조차 몰랐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알아도 쓸모없었다. 만약 방향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 구울들을 뚫고 가는 건 자.살행위였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상층에 가봤자 그곳도 텅 비어 있을 판이었다.

이 정도 사태가 일어났다면 그녀는 이미 오래 전에 대피했을 것이다.
그녀는 우주공항에서 날 걱정하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겠지.
 
‘소르손’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금 상황에서 어디로 가든 상황은 더 악화될 것 같았다.

그는 밤 동안 이곳에서 숨어 지내기로 결심했다. 최소한 아침 해가 뜨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 생각했다.

해가 뜨면 도망칠 방향을 알 수도 있고 그 끔찍한 괴물들이 다가오는 걸 멀리서 알아챌 수 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는 허둥지둥 눈앞에 보이는 작은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 손잡이가 부서진 어느 주택 문을 열기 위해 시도했지만 단단히 잠겨있었다.

그는 문을 발로 차 부술 수도 있었지만 괴물들이 눈치 챌 위험이 있었다.

잠겨있지 않은 주택을 찾기까지 문 열기를 세 곳을 더 찾아 시도해야했다.

 

네 번째 주택의 문을 열려했을 때 ‘소르손’은 문 뒤를 뭔가가 막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소르손’은 더 세게 문을 밀었고 나무 상자가 떨어지는 소리에 몸을 움찔했다.

문이 중간에 끼어버렸기에 ‘소르손’은 몸을 비틀어 비좁은 틈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왼쪽 손으로 반반한 벽을 짚고 아래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조심스레 밟았다.

 

그때 계단에서 그림자가 움직였고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무언가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정체불명의 뭔가가 으르렁거리며 그에게 뭔가를 마구 내뱉었다.

 

‘소르손’은 균형을 잃고 현관 뒤로 쓰러졌고 문은 쾅 소리와 함께 닫혔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소르손’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을 공격하는 자의 주먹질과 발길질을 느낄 뿐이었다.

그는 두 팔을 들어올려 얼굴을 보호하려했고 적절하게 자신의 팔꿈치가 습격자의 목을 가격함을 느낄 수 있었다.


켁켁 거리며 습격자가 쓰러졌고 계단의 창문으로 달빛이 비치자 ‘소르손’은

괴물이라고 생각했던 그 습격자가 그저 평범한 남자임을 알게 되었다.

 

검은 머리카락에 수염이 있는 중년 남자였다.

 

항복의 표시로 두 손을 들며 ‘소르손’은 남자를 진정시켰다.

 

 

“진정하세요. 저도 아저씨처럼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냥 숨을 곳을 찾으려고 했을 뿐이에요.”

 

 

중년의 남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여전히 숨을 돌리며 진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소르손’을 경계하고 있었다.

 

“아저씨 여기사세요?”
‘소르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거주구역에?”

 

그제서야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난.. 후우.. 니가 그 짐승들인줄 알았어.”


그가 내뱉듯이 말했다.

 

“아저씨도 그것들을 봤나요?”
‘소르손’이 말했다.

 

“잔해 속에서 나오던 그 괴물들요.”

 

“졷같은 괴물새끼들..”
중년 남자가 말했다.

 

“사방이 피바다였지. 그 고약한 냄새도.. 겁이 나서 무작정 도망쳤어.

그리고 여기로 숨어서 바리게이트를 치려했는데 니가 들어왔고.. 괴물이 날 쫓아오는 거라 생각했지 뭐냐.”

 

“단단히 착각하셨네요.”


‘소르손’이 말했다.

 

“한참 전부터 여기 있었지만 구울들은 없었어요. 아마 추적당하진 않았을 거에요.”

 

“젠장 저 괴물들은 도데체 뭐지? 황제폐하 맙소사 어디서 솟아난 놈들인거야?”

 

“모르겠어요.. 저도 정말.. 근데 이제 어떡하죠? 아저씨는 계속 여기 숨어 지낼 생각이세요?

그게 가장 안전하겠죠? 다시 상자로 문을 틀어막자구요.”

 

“아니, 쓸모없는 짓이었어. 아무것도 모르는 니가 여길 찾을 정도면 그 괴물도 곧 우릴 찾아내겠지.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놈들은 도시를 파괴하고 있어.

뭐라도 해야해 안그러면 여기 거주구역에 산채로 파묻히고 말거야.”

 

‘소르손’은 그 점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에 남자의 말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웨버’라고 하네.”


침착한 목소리로 남자가 ‘소르손’에게 악수를 건냈다.

‘소르손’도 악수를 받아들이고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201 층 구역에서 큰 가게를 하고 있어.”
‘웨버’가 말했다.

 

“가게를 했었다고 하는게 맞겠군.

과거형으로 말이야. 직업도 있었고 집도 있었지.”

 

“아직 상황이 나쁜건 아니에요.”
‘소르손’이 말했다.

 

“행성방위군이 밖에서 싸우고 있어요.

군인들이 그것을 모두 죽여버리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거구요.”

 

그의 말에 ‘웨버’는 비웃듯이 미소를 지었다.

 

 

“뭘 잘못 본거 아니니?

머리에 피도 안마른 어린 병사들이 시민들보다 더 빠르게 죽어나가던데.

내가 도망치기 전에 봤을 때 걔들 중 태반이 겁먹어서 총도 못 쏘더라.”

 

 

“아저씨가 본건 겨우 1개 분대니까요. 군인들이 탱크와 박격포를 사용할거고

그게 안되면 지원군이나 제국방위군이 우릴 구하러 올거에요. 우리는.. 이 행성은 제국에서 중요한 곳이잖아요.

황제를 잘 섬기고 충성해왔으니 분명 우릴 구하러 올거라구요.”

 

“가짜 뉴스를 너무 많이 봤구나, 꼬맹아.”

‘웨버’가 투덜거렸다.


그리고 문을 열고 복도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피난길에서 204층 친구하나랑 이야기를 했었는데 금속 벌레 떼에 공격을 받았었데.

빌딩이 무너지고 난리도 아니었다더라고.”

 

“204층 구역요?”

‘소르손’이 소리쳤다.


204층은 그가 사는 동네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도록 하자.”
‘웨버’가 대답했다.

 

“여긴 밤 동안 숨어 지내기에는 나쁘지 않아. 원래 주인이 급하게 나가느라 물건들도 그대로고.”

 

윗층에는 침실이 있었다. 그곳의 ‘소르손’의 방과 비슷했다.

 큰 대야가 모퉁이에 있고 난로, 커튼, 그리고 1인용 싱글침대까지.

그러나 그중 최고의 장점은 창문을 통해 고가도로들이 한눈에 보인다는 점이었다.

 

“교대로 잠을 자야 해.”
‘웨버’가 말했다.

 

“한명은 밖을 감시하는거야.”

 

‘소르손’은 1교대 불침번에 동의하고 첫 번째를 자원했다.

비록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뭘 어째야 할지는 모른채 말이다.

 

‘소르손’은 긴장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반면 ‘웨버’는 침대에 눕자마자 골아 떨어져 코까지 골고 있었다. 몸을 따뜻하게 만들려고 ‘소르손’은 침실을 빙글 빙글 돌기만을 반복했다.

결국 그는 장롱을 찾아 열었고 그 안에서 두툼한 외투 하나를 챙길 수 있었다. 기쁘게 외투를 덧입고 창가에 다시 자리잡았다.

 

그의 따뜻한 숨결에 창문에는 성에가 끼었다.
처음에는 불쾌했던 ‘웨버’의 코골이 소리가 규칙적으로 편안하게 들렸다.
입고 있는 외투는 정말 따뜻했고 정신은 몽롱해져갔다. 외투를 벗어야할 것 같았지만 지금
앉아있는 안락의자는 너무도 편한 했기에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소르손’은 잠시 눈을 감았다.

 

.

.

.

.

.

 

얼마 후 ‘소르손’이 눈을 떴을 땐 밝은 빛이 창가에서 번쩍이고 있었다.

빛에 놀란 ‘소르손’은 화들짝 놀라 안락의자에서 미끄러졌다. 내가 얼마나 자고 있었던 거지?

아직 바깥은 밤중이었고 ‘웨버’는 여전히 코골며 꿈나라에 있었다.  

 

고가도로로 빽빽한 형체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건 피난길에 보았던 흐느적대는 괴물과는 다른 절도 있는 움직임이었다.

9명 아니면 10명 정도. 그들이 사용하는 조명 불빛이 창문을 비춘 탓에 잠에서 깬 것이었다.

 ‘소르손’은 분명 저들은 군인이라고 생각했다.

 

단체로 목적의식을 갖고 움직이는 걸 보면 확신할 수 있었다.

‘소르손’은 잠자고 있는 ‘웨버’를 깨워야할지 아니면 창문을 쾅쾅 두드리며 도움을 청해야할지 갈등했다.

다시 괴물이 돌아다니는 밤길로 나가는 건 무서웠지만 저 군인들이 안전하게 도시 밖으로 두 사람을 대피시켜줄 가능성이 있었다.

어쩌면 근처에 잘 무장된 장갑차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 병사의 탐조등 하나가 그를 비췄고 ‘소르손’은 날카로운 숨을 몰아쉬었다.

그들은 병사와 같이 옷을 입고 있었다. 검정색 외투, 군모, 배낭, 육중한 갑옷과 총을 들고 있었지만

얼굴은 마치 멍한 눈망울에 뱀처럼 긴 호스가 입에서 가슴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마치 이곳의 대기에 독가스라도 풀린 것처럼.

 

놀라 ‘소르손’은 창문턱 아래로 고개를 팍하고 숙였다.

왜 바로 숙이지 않았을까 자신을 질책했다. 만약 여기 숨은게 들켰다면?

 

“어이.. 무슨일이야?”

‘소르손’의 소란에 ‘웨버’가 잠에서 깨버리고 말았다.

 

“저기.. 저기 밖에 뭔가가 있어요.”

 

“뭐? 구울? 구울이 나타났어?”


놀란 ‘웨버’에게 ‘소르손’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구울이 아니에요.”

 

“더 끔찍한거에요.”

 

 

- - - -

이번화 요약

 

얘들아 방독면좀 벗자 시민들이 무서워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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