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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소설 번역/데드맨 워킹 Dead Men Walking

2. 돌연변이와 쫄보

by 맥주수염 2022. 1. 21.

원 번역본 출처

귀공녀 아렉스는 그와 달리 이 미묘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소르손의 손을 붙잡고 웅성거리는 군중들 사이를 비집고 전진했다 ‘소르손은 위험하다며 그녀에게

경고했지만 겁쟁이 취급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에 끌려가며 그 이상의 반대는 하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 영화 속 남자 주인공들은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했다.

 곧 두 사람 앞에 있던 군중들이 사라지자 소르손은 괴물과 맞딱드리게 되었다.

 

 

놈은 넓은 터널의 입구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푹 꺼진 어깨에 피부는 딱딱하게 마르고 양피지 마냥 노란색이었다.

 그 가느다란 팔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반짝거리고 있었고 어둠 속에서도 그 눈은 붉은 빛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소르손은 이전에 이런 돌연변이를 본적이 있었지만 그건 사진 속이었다.

 때때로 돌연변이들이 그가 근무하는 광산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겠지만 이렇게 직접 본 건 그의 인생에 처음이었다.

 사실 그는 항상 이런 돌연변이를 만나기를 꿈꿔왔었다실제로 꿈에서 돌연변이와 조우한 적 있었는데 꿈속에서

그는 항상 권총과 체인소드를 들고 있었다.

 

게다가 꿈에서 나온 돌연변이는 이 녀석 만큼 덩치가 크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꿈속에서 자신은 용감했었다.

 

몇몇 하층의 거주민들은 칼과 몽둥이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들은 침을 뱉고 욕설을 하며 돌연변이를 위협했다.

 

 

 ‘소르손도 주위에 널부러진 쇠막대기를 볼 수 있었고 그것을 들고 황제폐하가 원하는 일을 하고픈 충동이 들었다.

 이 막대기를 들고 저 역겨운 돌연변이를 피떡이 되도록 두들겨 팬다면.. 분명 자신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숫적 우세를 믿고 무장한 남자가 돌연변이에 가까이 다가가자 상황은 급변했다.

 

 돌연변이는 놀라운 속도로 팔을 휘둘러 남자의 몸을 베어버린 것이다. 희생자의 죽어가는 고통의 비명이 끔찍하게 울려퍼졌다.

 모든 것을 지켜보던 소르손은 인간이 이렇게 고통스럽고 징그럽게 울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용감한 남자가 죽자 돌연변이를 포위하던 군중들은 무기를 내던지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느새 소르손은 본인도 도망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랑하는 아렉스를 홀로 둔채! 그는 죄책감을 느꼈다.

그때, 그녀가 그의 곁에서 함께 달리고 있는 걸 본 것에 '소르손'은 감사했다.

 

두 사람은 안전한 만큼 멀리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사방팔방에서 도망치는 군중들이 진로를 방해하고 있었고 소르손은 날카로운 돌연변이의 발톱이 언제든지 등 뒤를 할퀼거라는

 공포에 사로잡혀 비명을 지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군중의 파도 속에서 그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고

 여기가 아니야! 괴물은 저쪽에 있다고!”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몸의 균형을 잡는 것 뿐이었다.

 이 상황에 그와 여자친구는 서로를 지탱해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애썼다.

 

이 상황에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겁난 군중들의 구둣발에 밟혀 죽기 딱 좋았기 때문이다.

 

혼란의 상황에서 새로운 소음이 들려왔다.

소르손은 그 소리가 라스건의 발사음임을 알 수 있었다.

 드디어 치안 유지대가 그 괴물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그 총소리가 그의 뒤에서 뿐만 아니라 앞에서도 들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긴장성 복통이 스믈스믈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는 아렉스의 팔을 잡아 더 이상 달리는 걸 멈추게 했다.

 

이 앞에도 돌연변이가 있어! 사방에 있다구!”

 

 두 연인은 겁에 질린채 서로를 마주보았고 총소리가 들리지 않는 제 3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황제에게 더 큰 위험에 처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소르손은 몇몇 돌연변이들은 평범한 인간인척 변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기에  도망치면서도 그들 곁에 있는 모든 군중들을 경계했다.

 

 

그때 젊은 여성이 그의 어깨를 붙잡았을 때 그는 기절할 뻔 했다.

 

 다행히 그 여자는 돌연변이가 아니었고 인파에 휩쓸리다 균형을 잃고 소르손의 어깨를 붙잡았을 뿐이었다.

 그녀는 비싼 그의 회색 옷을 찢어버렸고 소르손은 이 여자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상황이 급박했기에 그는 이 낯선 이를 돕는 걸 포기해야했다.

 

근방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기계로 증강된 요란한 거친 남자의 목소리였다. 본능적으로 소르손 아렉스는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진로를 틀어 내달렸다.

 그리고 행성 방위군의 주홍색과 자주색이 혼합된 군복을 본 순간 소르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무장대응 장갑차가 전진하고 있었고 방송으로 시민들은 질서있게 대피하십시오!’를 반복적으로 송출하고 있었다.

 좁은 하층구역의 통로는 이 장갑차가 내뿜는 매연으로 두 사람을 콜록거리게 만들었고

그 뒤로 무장한 행성방위군의 병사들이 뒤를 잇고 있었다.

 

 

아렉스 소르손의 팔을 붙잡았다.

불안한 눈빛으로 그녀가 남자친구를 바라봤다.

 

 그녀가 무얼 걱정하는지 알았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헨 총독에게 이 상황을 들켜서 집과 직장을 잃는게 등뒤에 있는 괴물을 마딱드리는 것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괜찮아!

소르손이 그녀를 달랬다.

 

신분증을 제시하라거나 하지 않을거야. 그냥 우리가 돌연변이가 아닌지만 확인할거니까.

그냥 고개만 숙이고 있어. 병사들은 우릴 통과시켜줄거야.”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르손은 자기 판단대로 상황이 흘러가주길 바랬다.

 앞에는 두명의 무장한 병사들이 중년 부부를 검문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소르손의 배가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아프기 시작했다.

 그는 병사의 눈을 똑바로 쳐다봐야할지 말지도 결정짓지 못한 상황이었다. 어떻게하면 주의를 끌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의 고급 회색옷이 이전의 혼란으로 찢겨지고 피로 얼룩졌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연인 아렉스의 푸른색 고급 드레스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소르손은 그녀의 목에 걸려있는 아름다운 붉은 보석의

목걸이가 사라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건 죽은 그녀의 어머지가 남긴 유품이었다.

 

그는 목걸이를 군중들 속에서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그녀가 신분을 숨기기 위해 감췄는지 알길이 없었다.

중년 부부가 통과하고 그들이 다음 차례가 되었다.

 

 병사들은 두 사람 몸에 돌연변이의 징후가 있는지 스캔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검문을 진행했다.

 잠시 후 무장대응 장갑차로 만들어진 봉쇄선이 열리고 두 사람은 무사히 안전지대로 걸어갈 수 있었다.

 

처음에 소르손은 어찌할 줄 몰랐다.

안전지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숨을 헐떡이거나 멍한 시선으로 있거나 울거나 안도감에 웃고 있었다.

 또한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지만 사건이 궁금해 병사들에게 질문하는 사람들,

 구경꾼들도 많았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돌연변이를 직접 목격한 이들은 별로 없는 듯 했다.

 

한편 아렉스는 모든 걸 소르손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혼란에 빠진 군중들이 잦아들고 주위를 감시하는 병사들이 사라지자

남자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또다시 내달렸다. 그리고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선 후 드디어 편히 쉴 수 있었다.

 딱히 이곳으로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소르손 아렉스가 원하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말한 비밀통로가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이후 녹슨 소방용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후 주저 앉았을 때 소르손의 다리는 후들거리고 숨이차 가슴을 헐떡였다.

 

아렉스도 마찬가지로 진이 빠졌고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고 오늘 겪은 일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았다.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나 이제 가봐야해.”라며 아렉스가 입을 열었다.

 

“‘헨릭 삼촌이 날 찾고 있을거야. 이쯤되면 날 찾으려고 요원들을 소집했을 거고.”

 

그녀는 다시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끝없는 사다리의 이어짐이 천장까지 연결된다.

 그 아찔함에 소르손은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바래줄게.”

소르손이 마지못해 대답했다.

 

적어도 몇층 정도까지만 이라도..”

 

필요없어.”

 

아렉스가 거절했다.

 

정말 그럴 필요 없어서 그래. 조금만 올라가면 대형 리프트가 있어.”

 

작동하리란 보장이 없잖아.”

 

아니 내가 최근 정비보고서를 읽어봐서 알아. 잘 작동해.

오빠는 행성방위군을 피해서 집으로 갈 방법은 있는거야?”

 

내 걱정은 말아.”

 

소르손은 자신있게 대답했다. 물론 대답과 달리 확신은 없었다.

그는 아직 그녀가 떠나는 것을 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미안해.”

그가 불쑥 말했다.

 

그녀는 남자의 말에 올라가던 사다리에서 멈췄다.

 

내가 널 지켜줬어야 했는데..”

그가 말을 이었다.

 

내가 뭐라도 해야했어.”

 

또 바보같이 군다?”

그녀가 말했다.

 

그 상황에 오빠가 뭘 어떻게 하겠어?”

 

모르겠어.”

그가 말했다.

 

아까 그 뒤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잖아. 뭘 해야할지도 생각도 안나고.. 아무것도 할수 없어서..”

 

소르손의 말을 들은 아렉스는 사다리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갈색 머리를 쓸어 올렸다.

 

아까 전에 그 괴물과 싸우려했던 사람들 기억나?..”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떤 꼴을 당했는지?

 

나는 항상 생각해왔어.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행동할지 말이야. 근데 이 꼴을 봐.”

 

옳은 일을 했잖아. 날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고.”

 

난 몇 년 전에 행성방위군에 입대하려했어. 17살 때였지. 나랑 함께 지원한 친구들은 모두 붙었고 나만 떨어졌어.

 최소한 내 고향에서 만큼은 황제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떨어졌지. 거부당한 거였어.”

 

아니 오빠, 오늘 일에 잘못이 있었다면 그건 내 탓이야.”

아렉스가 말했다.

 

아니.”

 

네가 하층까지 내려오기 바람 넣은 건 나니까.

게다가 거기에 돌연변이들이 숨어 있을거라고 생각도 못한거잖아.”

 

아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어.”

아렉스가 대답했다.

 

오빠는 모르겠지만 최근 자주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방금 그 사태 때 행성 방위군들이 빠르게 대응한게 이상하지 않아?”

 

소르손이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

 

정부에서 사태를 미리 예견한게 아니라면 이렇게 빠르게 대응할 수 없었을거야. 내가 오늘 말했었잖아.

 ‘헨릭 삼촌이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하 깊숙한 곳에서 뭔가가 돌연변이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 같에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소르손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아렉스가 똑같은 걸 생각한다고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뭔가 불길한 일이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그냥 위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마침내 그녀가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헨릭 삼촌이랑 잘난 의원들은 이게 하층구역만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결국 이 행성 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말거야.”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소르손이 물었다.

 

아렉스는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 연락할게.”

 

그녀가 몸을 기울며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어느새 서로의 입술이 닿았고 소르손 아렉스의 향수를 들이마시면서 그녀의 입맞춤 속으로 녹아들었다.

 그리고 따뜻한 그녀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키스의 황홀함은 빠르게 끝이났다.

 

아렉스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고 소르손의 세상과 멀어져갔다. 그리고 더 이상 그녀에게 해줄 말이 없기에

연락을 할 수 없을 거라는 걸 느꼈다. 그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가장 중요한 할말을 하지 못한 걸 자책했다.

 

 

준비한 반지를 그녀에게 줬어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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