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mZnv6LXD9qs?list=LL
안녕하세요, 크룰수염입니다.
바야흐로 한 달 전, 사만에 알게모르게 밍밍한 느낌을 받을 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담백해진 10판 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가싶은데, 그때는 별 생각 없이 너무 네크론만해서 질렸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스마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마가 나쁘진않은데 뭔가 제 안의 뽕이나 재미를 채워주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그러다보니 도색이 생각보다 너무 지난해서 진도가 도무지 나갈 생각을 안하더군요. 재미는커녕 고통만 늘어가던 그때, 친구가 툭 던진 말이 있었습니다.
"님 에오지 안하실?"
전까지는 지땁겜은 사만이면 충분하다 생각하여 철벽처럼 쳐내던 에오지였는데 그 날은 달랐습니다. 사만도 뭔가뭔가인데 안그래도 그 전날 호빗 아조그 클립을 봐서 그런가 크룰보이즈가 엄청나게 끌리더군요. 하지만 그런다고 바로 준비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던지라 그래서 천천히 준비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겨울쯤?
겨울은 한여름에 찾아왔습니다. 친구와 저 말 나누자마자 다음날인가 워광에 크룰보이즈 도미니온 파트가 아주 싸게 올라왔더군요. 거기에 더해 배틀포스를 다크스피어에서 아직도 팔고 있길래 계산기를 두들겨보니 이천포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싸게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무지성 구매하게 됐습니다ㅎ. 그렇게 에이지 오브 지그마의 입문에 발을 디디게 되었어요.
컬러스킴을 잡기위한 첫 희생양이었던 볼트보이. 반제 오크처럼 만들고싶었던 터라 피부도 좀 창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컬러스킴에 엄청 고민이 많았는데, 마음은 괴수 위주로 굴리고 설정도 벌레랑 부비면서 산다는 스컬버그즈였지만 성능과 괴수 네임드가 속한 그리닌 블레이드도 끌렸거든요.
그런데 그때 에오지 로어마스터 오거아저씨께서 크룰은 원래 핑가즈 단위로 다니다가 와아아아!가 일어나면 다 같이 뭉쳐다니기에 스킴 섞어쓰는 게 오히려 로어적으로 어울린다, 라고 말해주어 맘편히 그냥 다 쓰까칠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음 먹긴했지만 그 이후 2주라는 시간이 지날 동안 별다른 도색은 안했습니다. 아직 에오지 게임에 입문했던 건 아니었기에 사만에 좀 더 집중하고 있거든요. 그러다가 광복절에 에오지 튜토게임이 잡히게 됐습니다.
호다닫 조립을 하고 다시금 스킴을 잡아줬습니다. 조금 더 편하게 도색해보고자 콘트류 도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는데 세상에, 너무 잘먹히고 기대 이상으로 괜찮게 뽑히더군요. 고통스럽게 스마 칠하다 크룰을 슥슥 칠하니 이런 힐링이 또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크룰에 팍팍 꽂히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피부색을 아예 파란색으로 가져간 건 추후에 해볼 에오지 내러티브 게임포맷인 패스 투 글로리에서 쓸 설정을 위해 시쳇빛 느낌을 내주고자 파랗게 칠했습니다. 시파-랗게 질린 넘들을 만들고 싶었거든요b
그리고 튜토 날, 뽕이 치사량까지 치솟아버립니다.
독특한 미션룰부터 다채로운 유닛룰들, 시원시원하게 날아가는 유닛들까지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특히나 마법이 제대로 꽂혔는데, 사만의 사이킥과는 다르게 진짜 마법대결하는 느낌까지 나서 완전히 이때 에오지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다음 게임은 약 2주 후인 27일, 플레이이너프에서 있을 예정이었고 그곳은 예로부터 지형과 오브젝트가 정말 예쁘기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그리고 에오지 뽕이 치사량까지 치솟은 저는 반드시 풀도색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둬야 직성이 풀리겠더군요.
마침 같이 3판에 입문해 그 날 게임하기로 한 친구의 아미도 풀도색이었기에 그 멋진 필드에서 풀도색전을 할 기회를 놓칠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친놈처럼 2주간 자체적인 도색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죠.
패스 투 풀도색, 풀도색 게임의 짜릿한 뽕맛을 위해서...!
미친듯이 칠하다가 뽕 부스터가 빠질 쯤엔 에오지 게임 참관을 하며 룰과 뽕을 다시 채워주고 도색을 이어가고...
그렇게하니 얼추 그럴듯하게 완성되어가는 크룰들.
본체는 구색을 갖추었으니 이제 베이싱을 해줘야할텐데 어찌할까하다가, 예전부터 클리어레진을 통한 베이싱을 해보고 싶었기에 워프라이트닝 도료를 활용해 늪 표현을 해주기로 합니다.
꽤 그럴듯하죠?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상당히 괜찮게 나와줘서 크게 만족했습니다.
네임드 곱스프락은 고유 스킴에 맞춰 슥슥. 마찬가지로 콘트류로 시원시원하게 칠해줬습니다. 이 친구가 2000포 풀도색의 거의 마지막 피스였는데 이때가 25일, 게임까지 약 이틀 남은 상태였습니다.
27일로 넘어가는 26일 새벽 2시 크룰보이즈 2000포 풀도색 완성.
자잘하게 디테일업할 건 아직 많이 남긴했지만 그래도 그럴싸하게 구색은 갖추는데 성공했습니다. 진짜 이때의 충족감이란..!
과연 풀도색으로 플넢에 방문하는 건 옳았습니다. 정말이지 기대 이상의 필드 덕분에 어디를 찍어도 사진이 살더군요. 2주간의 강행군이 싸악 쓸려가는, 최고로 끝내주는 한 판이었습니다.
역시 미니어처게임은 풀도색으로 테이블에 올리는 거만큼 재밌고 뽕차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 모두가 풀도색 뽕에 꽂혀 다양한 아미와 풀도색으로 필드에서 전쟁을 치르고 싶네요ㅋㅋ.
여기까지 제 긴 풀도색 여정을 함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죠스한 밤 되세용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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