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편을 보고 왔습니다. SF 우주 활극물을 최애 장르로 갖고 있는 제게 완벽하게 시작해서 완벽하게 끝난 가오갤 시리즈는 인생작이 되었지요. 그렇게 한참을 여운에 사로잡혀있다보니 불현듯 제 인생게임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오늘 이야기할 데스티니2, 국내 출시명 데스티니 가디언즈입니다.
데스티니는 대표적인 루트슈터 장르로서, 쉽게 말해 총을 쏘면서 템을 파밍하는 게임입니다. 스토리가 아주 일품인 게임이며 동시에 레이드를 아주 잘만들기로 유명합니다.
SF, 오픈월드를 연상케하는 다양한 행성들, 뛰어난 그래픽, 명품 레이드, 템파밍과 룩덕질 등 데스티니는 우주활극 그 자체인 게임이었고, 제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게임이었기에 인생 게임이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약 2500시간 가량을 즐겼어요.
제가 평소에 하고다니던 모습입니다.
이 룩을 완성하고나서 너무 만족스러운 나머지 주기적으로 본사에서 진행하는 룩덕질 대회에도 내봤는데 거기에는 뽑히지 않았었습니다. 왜 이 근육토끼의 멋짐을 못알아본 건지!
데스티니에는 다양한 컨텐츠가 있습니다. 그 중 시련의 장은 어느 게임에나 있는 PVP입니다다. 다만 RPG 속 PVP다보니 템 파밍에 따른 차이는 적용되지요.
기본적으로 경쟁하는 것에 있어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는 저지만, 시련의 장에 빠져드는 건 금방이었습니다.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전투, 템 차이에 따른 불리함 등이 없는 건 아니었으나 그 이상으로 사람을 꽉 붙드는 매력이 있는 컨텐츠였어요.
시련의 장의 죽돌이가 된 저는 정말이지 조금이라도 '종결'에 가까운 무장을 파밍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뺑뺑이를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인답게 적과의 숨막히는 대치 상황 속에서 단 한 발이라도 손해볼 수가 없었거든요ㅋㅋ.
결국 랭크에서 최고점을 찍기도 했습니다. 데스티니는 업적을 중시하는 게임이다보니 특정 업정을 달성하면 그에 맞는 무기나 칭호를 주곤 했는데, 시련의 장의 경우 최고점인 5500점을 찍으면 '잊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무기를 주고 그런 최고점을 무려 3시즌 동안 달성하면 '불패'라는 칭호를 주었습니다. 끝내주죠?
저 또한 불패 칭호를 노려보았는데 아쉽게도 마지막 3번째 등반 때 1000점을 남겨두고 현생으로 인해 게임을 접었어서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아쉬워요ㅋㅋ
그냥 돌아만 다녀도 재밌는 게 데스티니였습니다. 평소 유저들이 모이는 공간인 탑은 정말이지 이토록 다양하고 신기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재밌는 닉네임이 많았어요.
뿐만 아니라 데스티니는 그래픽도 보는 맛이 좋았기에 어딜 찍어도 배경화면용 사진이 뚝딱 만들어졌고,
오픈월드의 감성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이 존재했으며,
무엇보다도 두근거림을 선사해주는 모험이 있었습니다.
귀여운 고양이는 덤이구요.
혼자 즐겨도 재밌지만 사람들과 함께하면 백배는 더 재밌는 게 데스티니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클랜 퀘스트에서 주는 장비를 파밍하기 위해 작게 친구들과 클랜을 만들었지만, 어느 순간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클랜을 운영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당시 인벤에 어떻게든 사람 늘려보겠다고 글을 적었던 것 또한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데스티니의 꽃은 레이드였습니다. 단순하게 템 레벨만 높여서 간다고 깨지는 것이 아니라 맞는 템을 파밍하고 해당 레이드의 기믹을 이해해야만 깰 수 있는 게 데스티니의 레이드로, 이해만하면 사실 별다른 템없이 적정 레벨로 진입해도 깰 수 있는 난이도를 지녔기에 깨는 쾌감이 어마어마했어요.
딱 즐거움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수준의 적절한 스트레스, 레이드에서만 드랍되는 특수 장비, 개쩌는 퀄리티. 이 세 개가 잘버무려져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최고의 컨텐츠였죠. 아직도 이 이상의 즐거움을 주는 게임은 찾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레이드의 진입 장벽이 높다보니 클랜의 뉴비분들을 데려가 레이드의 맛을 보여주는 것도 참 재밌었습니다. 클랜분들과는 뭘해도 즐겁긴 했지만요.
아까 데스티니는 업적을 중요시하는 게임이라도 말씀드렸는데, 안그래도 재밌는 레이드였지만 조금 더 도전 정신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업적도 존재했습니다. 바로 무결점 챌린지였어요.
레이드에서 6인의 플레이어가 단 한 명도 죽지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클리어해야만 성공하는 미친 도전이 무결점 챌린지였습니다. 거기에 난이도도 한 단계 높아졌는데 한 명이라도 죽는 순간 그 즉시 전원이 대기화면으로 튕겨져버렸죠.
위 사진의 슬픔의 왕관이라는 레이드는 당시 굉장히 어려운 레이드 중 하나였는데 진짜 손에 땀을 쥐고 비장하게 진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일 오른쪽의 캐릭터가 저인데 저때는 데스티니가 너무 업데이트가 없던 때라 데티에 꽤 시들시들했을 때인데도 깼을 때의 쾌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네요ㅋㅋ.
지금은 데스티니를 접었습니다. 재미없어서 접은 건 아니었고 좀 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거까지 적으면 너무 장황해질 것 같아서 이건 그냥 제 마음 속에만 담아두겠습니다. 좋은 기억에는 좋은 말만 남기고 싶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데스티니를 아예 안하진 않습니다. 정말 가아아끔이긴하지만 새로운 레이드가 출시되거나 하면 다시금 도전 욕구가 들어 친구들과 함께 도전하곤 합니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이만한 게임이 없긴하니까 말이죠 :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