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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느레 후기/게임 후기

포 더 킹

by 맥주수염 2023. 5. 12.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느레 후기, 포더킹

 밀린 내용이 많아 아직 올리진 못했으나, 장장 9개월에 달했던 디비니티 세션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시원섭섭함을 느끼며 다음 게임을 찾던 우리 파티는 잠깐 환기시킬만한 게임을 찾기로 했고, 그렇게 왕을 위한 여정에 나서게 됐다.

 포더킹(For The King)은 아기자기한 그래픽과는 달리 꽤나 살벌한 게임성을 지닌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또한 던전앤드래곤 시리즈에서 큰 영향을 받은 작품답게 주사위를 굴리는, 마치 보드게임 같은 독특한 게임성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요즘 같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3D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다소 취향에 안맞을만한 게임이나, 다행이도 우리 파티는 주사위친화적인 미니어처게임 파티였고 또 마침 최근에 던전앤드래곤 영화가 개봉하면서 그 뽕이 최대치로 달했던 참이었기에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이 세계에 발을 디뎠다.

 

뭔가 부실해보이지만 세계를 구할 용사들

 탱커 / 물리딜러 / 마법딜러, 완벽해!

 라고 외치며 호기롭게 여정에 나서는 3인의 이세계인들. 

 

오-아

 시작은 순조로웠다. 스토리는 대충 왕이 살해당하고 여왕이 영웅들을 불러모아 세계를 구할 여정을 떠나보내는 그런 무난한 이야기로, 영웅들은 오아튼에서 첫 발걸음을 나선다. 

 

알피지의 근본 고블린과 슬라임

 길가다 슬라임을 잡으며 던전앤드래곤 분위기도 내보고,

 

빅-오징어

 처음 나선 바닷길에서 바로 크라켄을 만나보기도하고,

 

꼬-끼오

 크라켄보다 더 쎈 닭둘기들을 만나기도 하며 점차 악의 심장부로 나서는 이세계인들.

 

 이세계 출신의 영웅들은 꽤 수월하게 세상을 구하고 있었다. 아니, 사실 너무 무난해서 문제긴 했다. 애초에 짧은 세션으로 기획하긴 했었어도 생각보다 더 무난하게 밀고 있었기에 기대보다 훨씬 빨리 엔딩을 보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 아닌 걱정도 들던 참이었다.

 

 그렇게 3주차에 접어들던 바로 그 때.

 닌자가, 아니 악마가 나타났다.

 

불씨 악마, 더 히어로 싹쓸레이어

 그 날도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다들 레벨도 상당히 높아졌고 장비도 적당히 괜찮은 걸 끼고 있었기에 이제는 엔딩보기가 크게 어렵진 않겠다고 생각되던 참이었다. 로그라이크 게임이라는 느낌이 상당히 희석되던 그 순간, 우리 눈에 악마 동굴이라는 곳이 들어왔다.

 

 제한 레벨은 넘긴 상태였던 우리는 평소처럼 별다른 위기감 없이 들어갔다. '아ㅋㅋ 주님 한 명 더 올라갑니다~' 이런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해당 던전은 난이도가 꽤 높았다. 몹들은 하나같이 강력하고 치명적이었는데 그럼에도 우린 그때까지도 오우 좀 빡센데? 이 정도 감상만 들었었다.

 

 그리고 악마를 마주한 방에서, 세 명의 영웅은 세 개의 해골이 되어버렸다.

 

 미친놈이었다, 불씨 악마라는 놈은. 뭔 광역기가 그리도 쎈 지; 그래도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느꼈던 우리 파티는 전멸의 위기를 어찌저찌 잘 이겨내가며 녀석의 피통을 거의 다 깎아내리는데 성공했다. 이미 한 명은 묘비가 되어버렸고, 둘은 빈사 상태였지만 악마놈은 칼질 한 방만 제대로 들어가면 그대로 천당행 특급열차표를 끊어줄 수 있는 상황.

 

 맥주수염의 칼이 호기롭게 놈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단 한 번도 미스나본 적 없던 그의 칼질이 바로 그 순간 미스가 떴고 역으로 날아든 놈의 칼질은 치명타를 띄우며 남은 둘도 사이좋게 묘비로 만들어주었다.

 

 그렇게되니 바로 셋 다 메인메뉴로 화면이 나가졌는데, 차마 실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파티장의 한마디.

 

 "세이브파일이...없다..!"

 

 이상으로 로그라이크 게임 포더킹의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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