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은 그날 아침 내려왔다.
히에로니무스 시티를 향한 폭격은 중단되었다.
더 이상 폭격할 장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도시는 아주 작은 크기로 축소되었는데, 넓은 잔해 들판에는 400개도 채 남지 않은 첨탑들만 덩그러니 보였다.
‘권터 소르손’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도시를 자신의 고향이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한때 이 도시는 제국의 자랑스러운 상징이었다는 걸 믿을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이젠 끔찍해보였다.
그 도시는 내부에서부터 썩었고 부패한 암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날 것 같았다.
곧 그렇게 될거다.
‘소르손’이 첫 전투를 치룬지 거의 3주가 다 지나고 있었다.
그는 네크론의 군대가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그 순간을 거의 비현실적인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적이 순식간에 사라진 걸 파악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괴물이 진격하지 않고 총성이 들리지 않는 걸 확신하는 데에는 1분이 더 걸렸다.
제국군이 승리했다는 걸 받아들이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소르손’의 가슴에는 목적이 사라진 공허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한 번의 전투로 이 전쟁을 끝나지 않는다.
그는 그 점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아직 해야할 일이 훨씬 많았다.
열흘 전, 돌연변이 떼가 어떻게 해서든 잔해더미를 타고 기어올라 도시 밖으로 빠져나오려 했었다.
그들 중 몇 마리는 죽은 행성방위군에서 노획한 라스건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소르손’은 직접 자신의 라스건으로 돌연변이 한 마리를 죽였는데,
그 비열한 생물이 헬건 한발에 죽었을 때는 놀라울 지경이었다.
무장을 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돌연변이들을 향해 사격하는 건 배터리탄창의 낭비라
여긴 크리그 소대들이 총검으로 달려들어 놈들을 도륙했다.
그 중 한 마리가 꽥꽥거리며 ‘소르손’ 쪽으로달려들었다.
그것은 ‘소르손’이 과거에 봤던 황달의 거친 피부와 분홍빛 눈을 지닌 돌연변이와 똑같았다.
그 생물의 몸은 과하게 뒤틀려있었기에 턱이나 팔꿈치를 후려쳤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쪽에 개머리판을 얻어 맞았건 간에 돌연변이의 뼈가 만족스럽게 바삭 소리를 내며
부러졌고 ‘소르손’은 자신의 총검으로 놈의 목으로 판단되는 신체에 찔러넣었다.
네크론의 대공세 이후, 단지 돌연변이만이 그에게 위협적인 것은 아니었다.
제국군은 돌연변이의 사체들은 광산 터널에 버리고 수톤의 잔해 밑에 매장했다.
그들은 커미사르 ‘코스텔린’이 터널을 이용해 도시로 침투한 이후 줄곧 터널을 메꾸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크리그 지휘부는 네크론이 그들과 똑같은 수법을 역이용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구의 시체는 돌연변이의 징후를 보이지 않았고 짙은 녹색 망토를 입은 것들도 있었다.
한 크리그 병사가 죽은 인간의 얼굴에 재로 긁힌 네크론 사교를 가리켰고, 몇몇 병사들이
나약하기에 타락한 이단자라며 악담을 하는 걸 들을 수 있었다.
‘소르손’은 그 말에 동의했고 한때 나약한 자신의 삶에 대한 수치심을 느꼈다.
서류상으로, 그는 여전히 행성방위군에서 복무하고 있었다.
그의 지휘관은 ‘브라운’ 대령이었다. 그에게는 9명의 분대 동료가 있었는데,
그는 동료의 이름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들 중 누구도 자기와 함께 네크론과 싸우지 않았다.
점점 더 지휘부의 명령은 크리그 워치마스터나 쿼터마스터의 입을 통해 전달됐고
‘소르손’은 크리그 제국방위병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종종 함께 참호에서 잠을 자거나 우주공항의 생활관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는 크리그 병사들에게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잘 어울릴 수 있었다.
크리그 병사들 대부분도 그에게 아무런 말이 없었다. ‘소르손’은 처형당한 ‘헨릭’ 총독과의 거래에 들은
크리그 심문관에 의해 한 번 취조같은걸 받은 적이 있었다.
그는 크리그 심문관에게 자신은 죽은 총독의 이단적 견해를 전혀 지지하지 않다는 걸 확신시켜 줘야했다.
심문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크리그 심문관은
‘소르손’이 커미사르 ‘코스텔린’의 사보타주 부대에 지원했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
확실히, 그 이후로부터 크리그 병사들은 그를 동지로 인정해주었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뉴스보도에서는 이 위대한 전쟁은 며칠 안에 승리로 끝날거라 선전하고 있었다.
3 주 전, ‘소르손’은 대승리 이후에 제국군이 호흡을 가다듬고 네크론의 검은 피라미드로 반격을 개시할 걸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매일 수백 미터씩만 점령된 도시로 전진했다.
크리그 지휘부는 부상당한 제국방위병들이 회복되어 전선으로 되돌아오길 기다렸고,
군차량과 장비의 수리를 하고 새롭게 징집된 행성방위군 소대를 배치했다.
제국군의 이런 늦장은 네크론에게도 힘을 회복할 시간을 주는 거라
‘소르손’의 마음은 다급했지만 그 필요성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다.
지난 며칠 동안 주위에 함께하는 병사들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었다.
그는 오늘 아침 새로운 명령이 내려오기 전부터 드디어 지루한 기다림이 끝날 것임을 직감했다.
그들은 이제 싸울 준비가 다 되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더욱 마음은 급해졌다.
‘소르손’의 8인 분대는 3대의 센타우루스 지원차량과 함께 ‘테로니우스 시티’로 진군했다.
리프트 장치가 그들을 110층까지 끌어올리자 불켜진 술집과 식당, 클럽과 카지노 건물이 지나갔고 마치
그에게 아직 네크론의 공격을 받지 않은 도시의 풍경은 이세계처럼 느껴졌다.
한 때 자신도 직업이 있었고, 채굴 작업을 감독하는 걸로 황제에게 받은 빚을 갚고 있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이제 ‘소르손’은 자신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이해했다.
도시 높이 이동할수록 도시의 숨겨진 상처가 뚜렷해졌다.
창문에는 판자가 붙어 있었고 제국 관공서는 불에 타거나 약탈당해있었다.
고가도로에는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고, 하나 이상의 하얀 무인자동차들이 불타고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것은 벽에 적힌 친 네크론 구호 낙서였다.
자신이 상층부에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면 기껏해야 20층 수준의 하급구역이라고 착각될 수준이었다.
아마도 그렇다면 ‘소르손’은 이 모든 횡포가 돌연변이 탓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폭도들을 보았고 그들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도시 치안대들이 그의 시야에 먼저 들어왔다.
고가도로를 가로지르는 네 개의 교차로가 있었고 치안대들은 방패를 들어 도로를 막아섰지만
폭도들의 맹렬한 공격에 비틀거리고 있었다.
치안대는 제국방위군을 보자 봉쇄를 풀고 길을 틀었고 폭도들 중 하나가 그 틈새로 뛰어들었다.
곧 전방의 방벽을 푼 치안대가 재빨리 측면을 포위하기 시작하자 많은 수의 폭도들이 주춤거렸다.
하지만 더 많은 폭도들이 뒤에 있었고 정신이 나간 듯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소르손’의 머리 위에도
흉기들이 날아들었지만 그의 단단한 플랙 아머에는 무쓸모로 산산조각 날 뿐이었다.
선두 센타우르스 차량의 거치 기관총을 들고 있던 크리그 병사가 경고의 의미로 10발을 발사했다.
폭도들의 머리 위로 스친 경고실탄 사격은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대다수는 총소리를 듣지 못한 듯 보였고 어떤 이들은 그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다가오는 다가오는 군용 차량에 맞서 싸웠다.
몇 명은 몸을 던지고 차량을 오르려했지만 그들은 재빨리 크리그 병사들에게 붙잡혀 땅으로 내던져졌다.
폭도 하나는 센타우르스 궤도 아래로 떨어져 압사했지만 ‘소르손’은 아무런 연민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이 사람들의 이전의 무지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젠 네크론들이 모습을 드러낸 지금도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게 놀라웠다.
폭도들의 다수는 남자였고 나이도 젊었다.
그들은 여기서 무의미한 폭력행위를 하는 대신에 적과 싸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 이기적인 쓰레기들의 관심사는 오직 제국의 승리를 방해하고
황제에게 모욕감을 주고 제국이 세운 규율을 어지럽히는 것이었다.
폭도들 중 상당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그들은 죽은 총독과 행성 행정부를 지지하는 문구와 행성에 나타난 ‘크리그 침략자’를 향한 거부 구호를 내걸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며 ‘소르손’은 이렇게 ‘헨릭’ 총독이 이 행성에서 인기가 많았던가 생각했다.
격렬한 현장의 싸움은 조금 가라앉고 있었다.
행성방위군 하사는 큰 소리로 모든 시민들에게 고가도로를 떠나라 명령하고 있었다.
폭도 진압작전은 온전히 행성방위군의 몫이었다.
진압군에는 단 1개 크리그 소대가 동행하고 있었다.
‘소르손’이 들은 바에 의하면 ‘히에로니무스 세타’의 시민들이
같은 동포의 말을 들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확실히 크리그 병사들이 진압에 참여하면 폭동이 더 거세질 것은 뻔해보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르손’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저 폭도들 속에 ‘데스라이더’ 부대를 돌격시킨다면 총알도 아끼고
손쉽게 폭동도 진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소르손’과 그의 동료들은 군중 앞으로 전진했다.
굳이 총을 사용할 생각은 없었지만 센타우르스 차량 옆에 숨어있다가 한 앙상한 젊은이가
병사 하나를 공격했고 그의 라스건을 뺏으려 시도했고 곧 총검에 찔려 쓰러졌다.
곧 분노한 폭도들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조잡한 무기를 들어 치안대를 공격하고 더 많은 투척물이 쏟아졌다.
갑자기 치안대의 방패벽을 뚫기 위해 샛길로 폭도들이 몰아닥쳤다.
그런 이유 때문에 세 번째 센타우르스 차량은 폭도들을 가로막고
가장 가까운 리프트로 두 개 분대 병력을 증원하고 있었다.
지금쯤 도망치려는 폭도들과 차량을 올라가려는 이들이 뒤엉키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젠 폭도들이 놀랄 차례가 올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실제로, 잠시 후, ‘소르손’은 거친 기관총의
총성을 들을 수 있었고 무력 진압이 시작된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소르손’은 부서진 식품 상점의 창문을 통해 들어갔는데, 한 무리의 나이든 남자들이 그 안에 서 불을 지피고
다른 무리는 손에 다 쥘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식료품들을 상자에 가득 채우고 있었다.
‘소르손’은 약탈자들을 향해 헬건을 겨눴다.
늙은 도둑은 병사를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겁니다. 평생 광산에서 일했지만 전쟁 때문에 해고당했어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족들이 굶어 죽을 겁니다, 제발.”
‘소르손’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걸 보자 늙은 약탈자는 돌변했다.
“나는 이럴 권리가 있어. 평생 황제를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결국 그걸로 얻은게 뭐냔 말이야? 여기서 다 죽게 생겼어! 황제가 우릴 버린거야!”
‘소르손’은 그 남자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그리고 고민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늙은 약탈자의 머리에 큰 구멍이 나고 생명이 빠진 몸이 맥없이 쓰러지는 걸 냉정하게 지켜보았다.
잠시, ‘소르손’은 약탈자의 하소연에 잠시 주저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스스로 의무에 실패한게 아닌가 자문했고 곧 겁에 질린 나머지 약탈자들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창 쪽으로 뒷걸음질 치면서 울기까지 했고 약탈을 한 것에 대한 사과와 앞으로의 충성을 맹세했다.
‘소르손’은 그 한발의 총성으로 자신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총성을 들은 사람들에게는 무언의 교훈을 줄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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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 요약
하드코어 모드를 클리어하니 빠요엔이 된 나.
네크론이랑 싸우다가 돌연변이랑 이단자를 상대하니 개꿀이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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