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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소설 번역/두 번 죽은 왕 Twice-Dead King

몰락 Ruin - 1장(2) 애처로운 짐승들

by 맥주수염 2022. 1. 18.


필멸자들에겐, 프라이토르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을 것이다.

올틱스만큼이나 키가 크고, 어깨가 널찍이 벌어진 네스는 생전엔 평민이었으나, 세드 수비대의 워든으로 영속적인 봉사를 행할만큼 성실하고 고된 일을 해냈다. 그는 프라이토르 자신을 일종의 노마치 왕좌의 바가드 정도로 여기는 듯 했으나, 이는 큰 오산이었다.

올틱스의 계급은 현재의 직책으로 낮아졌을지 모르지만, 그의 눈높이는 키나즈의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내려진 주문은 이보다 간단명료할 순 없었는데, 네스는 수비대의 가장 온전한 워리어 15개 군단을 받았었고, 그가 해야할 일은 그저 테메노스의 경계에 펼쳐진 방어선을 유지하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네스는 어리석었고, 정신은 구멍투성이였다. 혼란 패턴에 의해 정신적으로 난도질당한 그는 올틱스가 수비대와 함께 그를 인수했을 때부터 안타까운 상태에 놓여있었고,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악화되어갔다.

지금에 이르러선 그는 너무도 자주, 전선을 지키는 것은커녕 문장조차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나 그보다 더 나쁜 상태에 있는 수많은 다른 이들처럼, 그는 결코 회복될 수 없었다.

네스도 그걸 알고 있었다. 올틱스는 떨어지는 눈 속에서 고개를 숙이며 걸어오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지닌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프라이토르는... 웅크리고 있었다. 그의 방전 노드는 수치심 패턴으로 물결쳤고, 이는 올틱스의 중심핵에 폭력성이 들끓는 것을 부추겼다. 네스가 오래된 관절들을 갈며 그의 앞에 무릎 꿇었을 때, 노마치는 그롯이 네스보다 더 용감하게 마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군이시여, 처-천 개의 사죄를 하옵니다.” 프라이토르가 말을 더듬었다.허나, 그-그들-그들은 너무 많았습니다. 파-팔랑크스는 지나치게 야-얇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우리-'

 

“그대는 그대가 받은 것으로 충분했어야 했다. 프라이토르.” 글레이브에 닿은 눈송이가 지글지글 타오르는 것을 보이며 올틱스가 말했다. 내 명령은 명료했다. 그 무엇도 전선을 넘게하지 말라고. 프라이토르, 이어지는 명령이 무엇이었는지 말해보라.’

‘나의 노마치시여, 부디-자비를-.’

‘무슨 명령이었는지 말해!’ 분노가 담긴 글레이브의 자루가 네스를 후려쳤다.

세 발짝 더 내려간 프라이토르는 입을 꾹 닫고 한 번 더 무릎 꿇은 자세로 일어섰다. 느릿느릿한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데 큰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동정심이 뿌리내리게 할 때가 아니었다.

‘이 시-시-신성한 돌들은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 프라이토르가 절망적으로 외쳤다. 네,네 자신이, 수비하다 쓰-쓰-쓰-쓰-쓰러질 때까지.’

그런데 더럽혀져 있다.’ 올틱스가 사체를 가리키는 손짓를 취했다.부적합하군.’ 침묵이 길게 늘어졌다.

 

다시 올틱스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구동기의 진동이 깊은 조짐의 부드러움을 취하게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은 건 아니지, 아직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을 터다. 프라이토르여. 그대에게 내 명령의 정신을 존중할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 적어도, 돌이켜볼 순 있도록 말이지.’

 

 네스가 그의 주군의 말뜻을 이해하는 데엔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도달하긴 했다.그리 하겠습니다.’ 무덤 먼지의 속삭임과 같은 목소리를 내며 그가 풍화된 얼굴판을 숙였다.명예를 위해, 기-기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천천히, 음울하게, 그리고 그 누구도 지켜보지 않는 곳에서, 빈껍데기 워리어들의 전선만이 지평선 위 구름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기에, 올텍스는 무기를 들었다. 마침내, 그나마 평소와 비교했을 때, 교리 정신이 올틱스의 시야 한쪽에 칭찬-글리프를 띄웠다.

 

 나의 주인님께선 진정한 통치자의 품위를 몸소 실천했습니다. 분할 정신이 그에게 말했다. 전달 과정은 거만하고 딱딱했으나, 결국 그것이 옳았다. 교리 정신이 분할 정신 중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예법이 모든 감정을 이겨낸, 이 끔찍한 고난의 순간들이 여전히 그가 지도자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즉, 운나스가 그에게 가한 모욕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위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네스의 시각 렌즈가 잠시 깜빡거렸다. 올틱스의 틈새 노드를 가로질러 희미하게 떨리며 네스가 그 자신의 소환 프로토콜을 중단시켰다는 것을 알렸다. 그가 잘려나간다해도, 그가 오수아리의 심장부로 옮겨져 재생되는 일은 없을 터였다. 이 불멸의 전사는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이러한 프라이토르의 겸손함에 올틱스는 그의 분노가 가라앉는 것을 발견했다. 네스는 최선을 다했으리라. 수비대의 워리어들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무뎌지고 느려지는 가운데, 그의 군대가 완벽하지 못한 게 그토록 이상한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기에 있었다. 모자란 것에 대한 속죄로서 기꺼이 죽음을 맞으려 했다.

 

 올틱스는 생각이 동점심으로 나아가기 전에 중단시켰다. 그는 동정심이란 나약함을 뜻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고, 그는 수하를 대신해 변명해선 안됐다. 비록 그가 더는 키나즈가 아닐지라도, 그는 여전히 왕족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명령은 요구가 아니라 진실을 서술한 것이었다. 만약 우주가 그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될 때까지 그것을 재구축하는 것이 신하들의 마땅한 의무였다. 그 봉사에 실패하는 것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는 것이거나, 더 나쁘게 말해 현실에 대한 그의 의지인 헤카(heka)를 부정하는 것과 같았다. 어느 쪽이든 허용될 수 없었다.

 

 올틱스가 글레이브를 휘둘렀다.

 

 그러나 칼날이 연결되기도 전에, 그의 시신경 완충장치를 통해 빛이 번졌고, 일순간 팔다리가 통제에서 찢어지는 느낌이 동반되었다. 그의 팔이 경련을 일으켰고, 그가 휘두른 칼날은 프라이토르의 목을 크게 빗나갔다.

 

 아니요. 전략 정신에게서 나온 목소리였다.

 

 올틱스 자신의 생각과 거의 구별이 안갈 정도로, 굉장히 흡사했다. 전략 분할 정신은 그의 다섯가지 분할 정신 중 두 번째 정신이었고, 첫 번째 정신인 교리 정신과 다섯 번째 정신은 외생학 정신처럼, 그것은 그의 의식의 족쇄에 묶인 부분적인 복제였다.

 

 우린 그래선 안됩니다. 그것이 말했다.

 

 이건 이례적인 일이군. 올틱스가 생각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연관지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전략 정신이 경련을 일으킨건가? 그의 분할 정신이 구동계에 간섭하는 일은 설계상 불가능했다.

 

 아니 적어도, 불가능했어야 했다. 이는 올틱스가 처음 그의 분할 정신을 만들어낼 때, 엔그램맨서 멘텝과 이야기한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돌아왔을 때, 멘텝은 계급적 성격에 맞게 세드에 자리잡은 이 크립텍은 오직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판 위의 조각을 돌아다니는 것처럼 곳곳을 돌아다녔고, 며칠 전 불특정 업무로 인해 자취를 감추었다.

 

 당분간은, 올틱스는 전략 정신에게 그가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스스로 설명토록 놔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멸시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복제였기에 가능했다.

 

 설명하라. 조용히 몸에 위치한 모든 구동기에 대한 암호화-수정을 대기시키며, 올틱스는 두 번째 분할 정신을 향해 신랄하게 사고했다.

 

 당신은 자문하였습니다, 주인님. 어째서 오크가 그들의 노예들을 우리측 전선으로 보내며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말입니다.

 

 전략 정신은 늘 그렇듯 짤막한 발음으로 보고했다.

 

 이제 당신도 아실겁니다. 그들은 무질서의 씨앗을 뿌리려고 합니다. 그 오크들은 잔혹하지만, 멍청하진 않아요. 그들은 우리의 자긍심을 잘 압니다. 만약 그토록 천한...

 

 그롯, 역겨움-글리프를 띄우며, 외생학 정신이 비웃었다. 불결한 자들에 대한 매력은 그들에 대한 증오와 일치했기 때문에.

 

 ...이 전선을 침범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말이지요. 지금 여기, 그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작 비천한 노예 하나만을 대가로, 놈들은 장군을 죽일 뻔한 겁니다.

 

 네스는 더 이상 임무에 적합지 않다, 분할 정신이여. 너 또한 알텐데.

 그럴지도 모릅니다 허나 과연 누가 그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음울한 깨달음이 마치 빠르게 식어가는 등판의 독설(poison snow)처럼 올틱스에게로 밀려들어왔다. 전략 정신이 옳았다. 그는 네스를 멸시하는 데에 익숙해져서 정작 프라이토르가 여전히 그 휘하의 지휘관들 중 가장 유능한 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곤 했다.

 

 확실히 올틱스는 이 비참한 변방의 프린지월드에서 망명자, 이탈자, 방랑자들로 이루어진 전반적인 공동체에 접근할 수 있었고, 이곳의 로드들 중 많은 수가 수천 명의 군대를 지휘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올틱스의 것이 아니었으니.

 

 그가 그의 은을 박탈당한 순간부터 그는 더 이상 왕족이 아니었고, 오로지 노마치의 직위만을 가진 그였기에 세드의 귀족들은 명령의 대상이 아니라 설득의 대상이었다.

 

 왕조의 엄격한 위계하에서, 그의 유일한 재산은 35개의 데쿠리온(decurion)으로 구성된 수비대의 3개 테사리온(tessarion)뿐이었다.

 

 문헌상으로는 카놉텍 구조체와 전쟁 기계들로 이루어진 5만 명의 장병들이 그를 지원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수비대의 거진 4분의 1인이 저주로 인해 손실, 나머지 3분의 1 15천명 가량- 만이 제대로된 효율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수비대의 지휘망은 곤란한 상태였으며, 부대 지휘관들의 상태 또한 매우 저하되어있었다.

 

 네스는 비교하자면 오리칸 본인만큼이나 교묘해 보였다. 거의 모든 부분이 엔그램적 퇴화에 빠져들거나 저주의 광기에 일부 물들어있긴 했지만.

 

 그러므로, 비록 프로토콜이 그의 삭제를 요구하더라도 네스는 이렇게 낭비하기엔 너무 소중했다.

 

 올틱스는 이 사실을 이성적인 차원에선 알았지만 분노로 진실을 보진 못했는데, 분노가 충분히 치밀어 오르자 그것이 정의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이게 바로 그가 멘텝에게 그의 정신을 개조해달라고 의뢰한 이유라고 그는 추측했다. 비록 그의 분할 정신들이 직접...적으로 그의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을 때 그가 그 결정을 선호했더라도, 그가 미처 못 본 진실을 그들은 때때로 보았다.

 

 리더십은 감정보다 예법을 중요시해야하는 것을 뜻하지만, 적어도 올틱스 개인의 생각으로는 천재란 언제 이성을 예법보다 우선해야 하는지 아는 데 있었다.

 

 군주 운나스의 후계자이자 이타카스 왕조의 손위 키나즈인 조세라스라면 화들짝 놀랐으리라. 그러나 조세라스 본인은 언제나 올틱스를 놀라게 만들곤 했다. 두 사람 중 더 젊은 이는 실용주의를 믿었지만, 연장자들은 모든 것에 대한 예법을 우선시했다.

 

 그것이 바로 운나스에 의해 올틱스가 유배당하게 된 이유이자, 동시에 조세라스가 그 문장의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그를 방관한 이유였다. 덕분에 추방자는 늙다리 혈족들의 끊임없는 비판으로부터 벗어나 최소한 자신의 의사결정을 다시금 제 손에 맡길 수 있게 됐다.

 

그는 네스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침묵을 지키고 멍하니 서있었다. 전략 정신에게 그것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하는 만족감을 주지 않으려고.

제 제안을 들어주셔서 기쁩니다, 주인님. 라고 분할 정신이 어쨌든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처럼 희미한 즐거움-글리프를 덧붙이며 말했다.

이제 지평선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왜 제가 이런 제안을 했는지 보십시오. 그 후 분할 정신이 물러났고, 올틱스 – 불복종에 씩씩대던- 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내면의 문을 잠가, 그가 달리 느낄 때까지 그것을 침묵의 봉인 아래 두었다. 다시 말을 걸기 전까진 그 망할 것은 허락을 구해야 할 것이다.

한편, 네스는 아직까지도 참을성 있게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워든이 올틱스의 명백한 자비에 혼란스러워했을지라도, 그가 감히 그것을 드러내지는 못했을 터였다. 상관없다. 바보는 계속해서 기다릴 수 있으니까. 그의 전략 분할 정신의 기분이 어떻든간에, 올틱스가 프라이토르를 모든 결과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은 없었다.

신선한 짜증에 사로잡힌 그는 그의 세 번째 분할 정신인 전투 정신 –짐승처럼 분할 정신 사이를 서성이며 말보다는 으르렁거리는-을 불러내 그가 얼마나 심히 네스를 두들겨팰 수 있는지를 분석시켰다. 전투 정신이 즐겁게 그 역할을 맡을 준비를 했다.

그리고나서야 마침내 그는 청소 스캐럽들을 보냈다. 그의 다리에 달라붙은 그롯의 가래 신경 조직이 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중심부로 밀어냈다. 끝내 마지막까지 그것을 치우는 것에 약간의 만족감을 느낀 그는 전략 정신의 제안에 따라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아, 그걸 본 올틱스가 조용히 전투 정신에게 내린 명령을 취소했다. 확실히, 그의 예상보다 더 빨리 네스에게 적합한 전투가 다가오고 있었다. 드디어, 오크들이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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