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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소설 번역/자투리 번역글

모르웬 추적 Hunt for Mhorwen

by 맥주수염 2021. 12. 15.

 화이트 드워프466호에 수록된 토치베어러 함대에 관한 단편 소설입니다 :)

 

 토치베어러 함대는 길리먼이 인도미투스 성전을 선포한 이후 새로 충원된 프라이머리스 스페이스 마린을 우주 전역에 퍼진 스페이스 마린 챕터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지닌 이들로, 상세한 설정은 이쪽으로 오셔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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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웬 추적

 

 나이트 오브 모르웬(Knights of Mhorwen) 챕터를 찾아 은하계를 횡단하던 커스토디안 데메트리아드(Demetriad)와 아르카날리스트(Arcanalyst) 코파르노스(Coparnos)는 마침내 그들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발견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그러한 단서에는 대가가 따랐으니...

 

 

 수십 미터 높이의 산발적인 거석들(megaliths)로부터 채광 망치의 쿵쾅거림과 산업용 드릴의 끽끽거리는 소음이 메아리쳤다. 대부분은 천천히 풍화되어가는 옛 문명의 잔해에 반쯤 묻혀 있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인 검은 모래와 함께 석재(block)의 끝부분이 석조 파편 더미, 먼지의 모래언덕, 갈라진 철근과 같은 부속물들 위로 엿보였다. 이 거대한 석재들은 흙투성이 서번트 무리가 철근과 플라스크리트(plascrete)의 잔해에서 반복적으로 작업하는 현장 주위에 반 마일 이상 서있거나 놓여있었다.

 

 훈련되지 않은 관찰자에게 사이클로페아의 석재(cyclopean blocks)는 단순히 침식과 지각 활동으로 인해 흩어지고 닳아버린 의식용 선돌로 보일지도 몰랐다. 아르카날리스트 프라-무 코파르노스(Phra-Mu Coparnos)는 이를 그것보단 더 잘알고 있었다.

 

 테크 프리스트는 단층이 어찌 생겼는지를 읽을 수 있었고, 그의 강화된 두뇌는 시간대를 가늠해낼 수도 있었다. 그는 뇌리 속에서 그것들을 재구성하며 재배열해냈다. 그가 본 것은 포지 템플(forge temple)의 파편이었다.

 

 지식의 영광스러운 건축물이었으며 이젠 폐허로 남겨진 것이었다. 코파르노스는 성소 파괴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뒤섞이는 것을 느꼈고, 자신의 임무 영역을 숙고하면서 해당 감정을 제거하기 위해 분투했다.

 

 

 어둠 속으로 가 그들을 찾으라. 프라이마크께서 우리에게 말하셨다. 길 잃은 자들, 은둔자들, 더 나아가 타락한 자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죽어버린 포지(forge)로 왔고, 옴니시아의 죽음의 천사들인 단 하나의 챕터를 찾아내 그들에게 선물을 줄 터였다. 그러나 이곳엔 그 누구도 그의 가장 독실한 종복들을 돕기 위해 와있지 않았다.

 

 “이곳이 결국 그 장소라고 믿는가, 테크-프리스트?” 코파르노스의 뒤에서 한 거인이 물었다.

 

 코파르노스는 돌아서서 커스토디안 레그 탈리안 데메트리아드(Regh Thalian Demetriad)의 황금 아머와 상아색 로브를 마주했다.

 

 거구의 전사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테크 프리스트의 로브 아래서 기계식 팔다리와 동력원이 움직였다. 서보 스컬(servo)의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고무로 된 예복이 삐걱거리며 코파르노스의 체격이 길어지며, 후드를 쓴 머리가 전사의 높이에 맞춰 올라왔다.

 

 얼굴 대신 금속으로 봉합된, 쉬익하는 미세 통풍구와 성대 튜브, 그리고 박힌 복스 그릴(vox grill) –입이 있어야하는 자리에- 이 코파르노스에게 거의 완전하게 기계적인 시야를 제공했다.

 

 “제가 속한 곳에선 아르카날리스트라는 직함으로 불리는 것을 선호합니다, 커스토디안. 물론, 대답은 : 긍정 입니다. 제 정보-무리(info-flock)가 수집해 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위 장소의 원 배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재앙이 발생하기 전엔, 이곳은 진실로 아치볼트 쿠라노스(Archivolt Quranos)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대는 세 곳의 다른 장소에서도 같은 말은 했네.” 데메트리아드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이트 오브 모르웬에 대한 수색은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우리를 옭아매고 있어. 본 챕터를 확실하게 찾을 수 있다는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는 한, 나는 더 이상 3일을 헛수고하는데 허비하고 싶진 않네. 내 에미사리들(Emissaries)과 볼리아의 자매들(Vhorlia's Sister)은 이곳에 보물찾기를 하러온 게 아니란 말일세.”

 

 그때 날카로운 파열음과 떨어지는 돌맹이 소리가 방해하자 코파르노스는 짜증을 내며 정전기(static)을 터뜨렸다.

 

 코파르노스와 데메트리아드는 먼지 구름이 피어오르며 여전히 추락한 잔해들이 덜컹거리는 현장으로 달려갔다. 서번트 중 하나가 플라스크리트 판(slab) 아래 깔려있었다. 먼지가 걷히고, 판이 남긴 구멍이 보였다. 약 2미터 안쪽에서, 코파르노스는 데메트리아드보다 더 큰 틀의 무딘 청동으로 된 평평한 판넬을 볼 수 있었다.

 

 모서리의 비문이 패널 둘레에 따라 단정한 배열을 이루고 있었고, 중앙에는 머신 컬트(Machine Cult)의 톱니 모양으로 둘러싸인 3개의 접근 포트들이 있었다.

 

  “바로 이거야.” 코파르누스가 속삭였다. 평소처럼 경직되어있던 것이 아닌, 경외심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델타-2,로반-7,볼리아,델타-2, 내 신호로 모이도록.” 데메트리아드가 암호화된 복스망을 통해 통신했다.

 

 로브를 뚫고 나온 코파르노스의 세 메카덴드라이트(mechadendrite)가 조심스레 만질 준비를 했다.

 

 “아치볼트의 외부 생텀.” 그가 숨을 내쉬었다. “그 너머에 이 포지 월드의 고대 데이터 저장소가 있다. 나이트 오브 모르웬의 위치가 어디든 기록되어 있다면 바로 이 안쪽, 코어에 있겠지.”

 

 그들이 놀라울 정도로 쉽게 외부 생텀의 입구인 청동문을 연 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안쪽에서 반쯤 붕괴된 통로들로 이루어진 기묘한 터널망이 발견됐다. 단선된 전력선은 에메랄드 빛 에너지를 뿜어냈고, 이는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전력이 흐르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일부 구역에선 냉각관이 한기를 만들어내며 침수되어있었고, 희귀한 화학 물질과 전기장이 합쳐져 지층 전체를 뒤덮는 미세기후 –얼어붙은 공기, 건조한 열기, 그리고 터널에 스며든 습기로 인한 습지 등- 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데메트리아드의 커스토디안들과 볼리아의 시스터 오브 사일러스가 거미줄 같은 통로를 탐색했고, 그동안 코파르노스는 더 많은 통로, 더 열기 어려운 입구를 찾아내었다.

 

 빛의 티끌들이 육각형 공간의 층화된 벽들 위로 수은 방울의 시냇물처럼 서로를 쫓아다녔다. 원형 입구 주변에 동등히 배치된 세 묶음의 데이터 포트를 앞에 둔 코파르노스는 루멘(lumen)이 달려 희미하게 발광하는 메카덴드라이트로 더듬듯 작동시켰다.

 

 이곳으로부터 두 개의 터널이 기록보관소의 미궁 속 어둠으로 이어져있었고, 세 번째 터널은 원형 장벽으로 막혀 있었다. 그것의 산화된 율리아강(rhulia steel) 홍채(iris)는 지금까지도 견고히 밀봉되어 있었다. 정문이 테크 프리스트의 스키타리들 –그의 뒤에서 완벽한 델토이드 대형을 이루고 있는- 의 모습을 비췄고, 그 옆을 지키는 소수의 시스터 오브 사일런스와 커스토디안의 모습 또한 비추고 있었다.

 

 “뭐가 지연되는건가, 테크 프리스트?” 데미트리아드의 물음이었다.

 

 “전...시도중입니다...이건 세 사람이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된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 계산에 따르면 결과는...3...1...둘 다여야 합니다. 이 잠금장치는 단순히 입구만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우리 주위의 데이터들과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그 안에 저장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건가?” 데메트리아드가 물었다.

 

 

 “그렇습니다. 숨이 막히는군요. 물론, 이 정보-아이코노그래피(info-iconography)는 순전히 신성한 의미를 지닙니다. 우리는 찾는 정보를 위해 코어로 파고들어가야 합니다.”

 

 우르릉거리는 진동이 지표면을 흔들었다. 부드러운 움직임과 함께, 입구의 조리개가 풀렸다. 원형 출입구의 검은 통로가 보이며 퀴퀴한 바람이 불었다. 코파르노스는 그의 메카덴드라이트를 잠금장치에서 조심스럽게 빼내면서 몸을 떨었다. 그가 안으로 들어가려 움직였을 때, 그는 입구를 붙들고 동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지, 테크-프리스트?” 데메트리아드는 스키타리의 대열을 빠르게 지나치며 코파르노스와 나란히 통로에 들어가고자 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커스토디안. 제 주변의 데이터-가닥(data-strand)들이 일부 프린지 코드와 접촉한 것입니다. 그것들은 아마 제 진입 프로토콜에 의해 막힌 일부 불가침 프로그램의 파편일테지요. 그들의...”형상“은 흔치 않습니다. 이리 오시죠, 코어는 이쪽에 있습니다.”

 

 통로는 육각형 기둥들이 줄지어 늘어선 넓은 길로 이어졌다. 멀어지는 벽에 미치지 못하게 전사들의 루멘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약해졌다. 데메트리아드는 그의 커스토디안 중 하나에게 따라오라고 지시했고, 테크 프리스트는 스키타리의 절반에게 원형 입구 주위로 방어선을 만들라 명령했다.

 

 나머지는 그의 뒤를 따르며 데이터 테더 링크가 유지되도록 나눠져가며 더 깊숙이 들어갔다. 코파르노스는 난독화된 데이터 흐름의 장막으로 인해 아치볼트의 코어가 순수해졌다고 추정했다.

 

 그늘진 벽은 위쪽의 어두운 공간으로 이어져있었는데, 그 끄트머리가 보이지 않았다. 벽의 바닥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는 공간과 개방된 환기로가 이리저리 있었지만, 그 외엔 복잡한 시스템 포트, 난해한 디스플레이, 데이터 판들의 집합체나 다름없었다.

 

 데이터 판은 벽이었고, 다른 쪽에도 쌓여있었다. 마치 절벽 같은 모양새로, 기름이 그 선을 따라 흘러내렸고, 덩굴 같은 줄기의 케이블들이 매달려 있었다.

 

 

 코파르노스와 그를 따라온 스키타리들은 데메트리아드의 성큼걸이에 보조를 맞춰 나아갔다. 테크-프리스트는 시스터 오브 사일런스가 흘어져 기둥 주의를 살피며 사라졌다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다. 그는 톱니바퀴가 천천히 돌아가는 똑딱거림과 그 위로 있는 거대한 기어식(gear system)의 쨍그랑 소리, 그리고 때때로 그것들이 덜컹이는 것을 들었다.

 

  “나는 옴니시아의 동력원이 상승하는 징후가 감지되니 안심이 된다” 코파르노스가 말했다. 그는 종종 멈춰 서서 주위를 경이로움으로 바라보거나 아니면 열심히 경청하다가 서둘러 나아가곤 했다.

 

  “우리가 정당한 자격을 얻을 수 없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저장소의 방어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기에 우린 방심해선 안됩니다. 지표면에서의 파괴가 침공의 결과였다면, 아치볼트의 수호자들은 주변의 데이터 판을 지워버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더 깊은 곳의 신성한 저장고를 지키기 위한 논리적인 조치였을테지요.”

 

  “그리고 그것이 그대가 감지한 프로그램의 파편들을 야기했을 수도 있겠군.” 데메트라이드가 이어말했다. “그 점이 우리의 수색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 같은가?”

 

  “침묵에 빠져들기 전까지만해도 이 행성은 화성과 전적으로 교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기록의 발췌문만이 그곳으로 제출되었지요. 나이트 오브 모르웬이 이 행성과 접촉했다는 암시만이 남아있을 뿐이었습니다. 이곳, 여기 성스러운 저장고만이 완전한 기록을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아치볼트의 수호자들이 성공했다면, 그들의 기록들은 훼손되지 않고 정확하게 남아있을 테고요.”

 

 “이 포지 월드의 마기(magi)들이 나이트 오브 모르웬의 모성 위치를 안다고 확신할 순 없네.” 커스토디안이 반박했다.

 

 “물론입니다. 그러나 이 행성과 그들이 싸웠던 전투들에 대한 분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보급, 챕터에 대한 라이브러리안의 서명, 함선의 에너지 변동 등, 이 모든 증거들이 해당 챕터에 대한 추적을 가능케 할 겁니다. 아니라면 적어도 그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했는지를 알 순 있겠지요.”

 

 그 순간, 코파르노스는 그들 뒤편의 기둥에서 들린 빠른 속도의 덜컹거림에 몸을 돌렸다. 날카로운 이빨이 그의 머리를 향해 튀어나왔고, 그와 동시에 볼리아의 검날이 그의 앞을 가로질렀다.

 

 코파르노스의 무표정한 마스크에서 몇 인치밖에 안떨어진 칼날이 이빨의 주인을 기둥에 꿰뚫고 있었다. 볼리아는 능숙한 솜씨로 괴물로부터 그녀의 큰 검을 빼냈다. 또 다른 금속 파열음이 들려왔고, 데메트리아드가 곁으로 오자 코파르노스는 움찔했다. 커스토디안은 테크-프리스트 옆에 가디언 블레이드를 꽂아넣으며 다른 생체-기계 혼합체의 몸을 찔렀다.

 

 이 생물의 강철 송곳니는 기름진 잔여물을 떨구고 있었고, 그들의 몸뚱아리는 뭉개진 살덩이와 펠리닉스(felinx) 크기의 생체공학적인 팔다리를 지니고 있었다. 코파르노스는 메카덴드라이트로 강화된 한 구의 시체를 노렸다. 한 개의 텐드릴을 꺼내 놈의 은빛 사상체(filament)에 꽂자 코파르노스는 공포에 질려 본능적으로 뒷걸음치며 이진수(binharic)로 저주를 소리쳤다.

 

 볼리아가 데메트리아드에게 빠른 속도로 복잡한 손짓을 취하는 동안 코파르노스는 고개를 들었다.

 

 “이것들이 벽면의 갱도와 공간에서 기어나오고 있어요!” 볼리아는 더 많은 놈들이 몰려온다고 말하며 서두를 것을 권했다. “테크 프리스트! 정보는 어디에 있죠? 서둘러요!”

 

 코파르노스의 데이터 테더가 스키타리의 보고를 받고 되살아났다. 공격을 받은 그들은 방어 프로토콜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멀리서 라듐 카빈(radium carbine)의 총성을 들을 수 있었다. 코파르노스는 자신의 상황을 재평가하고, 이진수 명령을 그의 군대에 송신했다. 경비 스키타리들이 주인의 곁을 보호하기 위해 뭉쳤다.

 

 “이쪽으로, 커스토디안” 그가 조언했다. “우린 코어에서 멀지 않았습니다. 이 흉물들이 제게 붙지 않도록만 해주십시오!”

 

 코파르노스는 일행 모두를 더 빠른 속도로 이끌었다. 그들 주위로 드넓은 공간이 펼쳐졌고, 어둠은 더 깊어졌으니. 머리 위에선 기계들의 똑딱거리는 소리와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더더욱 가깝게 들려왔다. 이젠 그들의 쇠 발톱이 금속 기둥에 부딪히며 나는 불꽃이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살덩이와 생체공학의 결합체들이 그림자에서부터 코파르노스의 스키타리 양옆, 그리고 위에서 달려들었다.

 

  반중력 엔진의 부드러운 웅웅거림은 날개 달린 기계 창조물 떼를 동반해왔고, 이에 스키타리들은 즉각적으로 총격을 가하며 불타는 시체들을 뚫고 나아갔다. 볼리아의 자매들은 스키타리의 측면을 따라 돌진해 그들의 칼날을 쓸어내리거나 정밀한 사격으로 괴물들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데메트리아드와 그의 동료들은 각기 떨어져 싸우며 이 야생의 오토마타들을 발치에서 격파하고 볼터의 불꽃으로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코파르노스는 점점 커지는 웅웅거림과 오존 냄새를 감지했다. 그는 거대한 저장고의 변동을 알아챈 것이었다.

 

 “저겁니다! 코어!” 코파르노스가 외쳤다.

 

 기둥이 늘어선 거리는 아래로 기울어져있었다. 코파르노스는 전진하는 그의 경호대의 루멘 빛으로 중앙 접속 배열기(central access array)를 볼 수 있었다. 저장고 근처에는 수십의 서비터 무리가 모여있었다. 대다수는 낡고, 시들었으며 육신은 창백하고 팽팽해있었다. 그들은 하나가 되어 코파르노스와 그의 주변 전사들을 향해 직진했다.

 

 스키타리는 코파르노스의 명령에 따라 발사를 개시하여 이 고대의 것들을 부쉈고, 회백색 살점을 찢는 방사능 불꽃을 퍼부어대며 많은 서비터들을 죽였다. 그러나 더 많은 서비터들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고, 그들은 쓰러진 시체들을 밟으며 다가왔다.

 

 데메트리아드가 그들을 향해 돌격했다. 우레와 같은 돌격으로 한 번에 여섯을 날려보냈고, 그의 가디언 스피어가 소리를 내며 생기를 얻었다. 그는 자아가 없는 노예들 사이로 길을 뚫기 시작했다. 코파르노스가 그 뒤를 따랐다. 테크-프리스트는 스키타리 부대로부터 데이터 모음을 수신했고, 그는 데메트리아드에게 소리쳤다.

 

 “커스토디안! 더 많은 야생 오토마타가 제 방어선을 돌파했습니다! 서보-혼합체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당장 중앙 접속 배열기로 가야합니다!”

 

 “테크 프리스트, 길을 열테니 내게서 떨어지지 말게.” 데메트리아드가 그의 어깨 너머로 외쳤다.

 

 그들이 저장고에 도착했을 때, 데메트리아드는 빙글 돌며 뒤에 있는 코파르노스를 밀쳐 이 기계-건축물을 마주하게 했다. 코파르노스는 서둘러 각성의 찬송가를 외며 머신스피릿에게 그토록 무례하게 서두른 것에 대한 사과 기도를 올렸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발견하기 전에 중앙 기록 저장고에 접속했다.

 

 포지월드를 침공한 자들은 아치볼트가 무사히 탈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손상된 코드가 시스템에 침투했고, 코어와 혼합되어 연결된 모든 시스템으로 퍼져나갔다.

 

 이 프로토콜은 자동화된 방어체계까지 먹어치우며 확장되었고, 그것은 서번트는 물론 떠돌아다니는 작은 것들에서부터 저장고의 수호자들까지 손에 닿는 모든 것들로 새로운 혼합체를 만들어냈다. 코파르노스는 그런 엄청난 신성모독에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코어에 박힌 센서를 통해 테크-프리스트는 그의 전사들이 싸우고 죽어가는 것을 감지했다. 그는 데메트리아드가 명령을 내리는 것을 듣고, 그의 주변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감지했으며, 스키타리들이 하나둘 파괴되는 것도 감지했다. 그는 스키타리들 중 몇몇이 산업용 장비에 부딪혀 끌려가면서 통제력을 상실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코파르노스는 야생 혼합체에서 본 것과 같은 은빛 사상체를 보았다. 서비터에서 빼내 그의 전사들에게 꽂아 그들의 정신망을 오염시키려는 것이었다.

 

 코파르노스도 자신의 데이터-자아를 잠식하는 불건전한 존재를 느끼며 코어 시스템의 성스러운 정신층을 통과했다. 그는 보호 프로토콜과 수호자 시스템의 방화벽을 설치해 정보를 찾음과 동시에 그 악독한 영향력을 밀어냈다.

 

 “테크 프리스트! 찾았는가? 이제 우린 피해야 해!” 데메트리아드의 포효가 멀리서 들려왔다. “이 안에 있음을 전 압니다! 찾을 수 있으니 제게 촌각의 시간(nanosecond)만 주십시오!”

 “테크 프리스트, 우린 당장 데이터가 필요해!”

 

 오염의 진행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내 방어 프로토콜을 넘어오고 있어. 잠깐, 모르웬, 저기에..!

 

 “아르카날리스트!”

 

 코파르노스는 그의 기다란 커넥터를 거칠게 찢으며 비명을 질렀고, 곧 쓰러졌다. 그는 오염이 의식을 뒤덮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침입한 사상체가 그의 메카덴드리트를 따라 놈들처럼 파고들었다.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이미 그의 힘이 빠지고 있음을 알았고, 코파르노스는 그의 로브에서 인공 데이터 센서를 꺼내 데메트리아드에게 들이댔다.

 

 “받으십시오! 가서! 가서 그들을 찾는 겁니다!” 코파르노스가 헐떡였다.

 

 흐릿한 광학으로, 코파르노스는 커스토디안이 돌아서서 멈춘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데메트리아드가 자신의 지원군이 뒤틀리는 것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단적인 무언가의 불경스러움을 그는 몸소 느끼고 있었다. 커스토디안은 코파르노스의 시야의 바깥에서 손을 내밀어 그의 데이터 센서를 받았다.

 

 코파르노스의 복스 및 오디오 센서가 마저 고장났다. 마지막으로 그가 볼 수 있던 것은 출구를 향해 분투하는 소수의, 적막하고도 한줌 안되는 모습이었다.

 

 옴니시아시여, 그들을 이끌어주소서. 그들의 길에 빛을 비추소서. 나 이렇게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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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세이드 설정 번역하다가 화드를 간만에 건들게 됐는데 생각과는 달리 엄청 비장한 소설이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적들이 뚜렷하게 어느 팩션이다!라는 건 아닌 거 같고 카오스에 관련된 무언가인 거 같네여. 데이터를 통해 오염되는 걸로 봐선 다크 메카니쿠스 같기도하고 단순히 미지의 적!이라고 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아무튼 재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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