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41번째 천년 기의 은하계.
수백, 수천의 크고 작은 전쟁이 쉬지않고 발발하는 미친 우주에서 또 하나의 전투가 벌어지려하고 있다.
퍼라이어 넥서스의 이름 모를 한 행성에 잠들어있던 메이나크 왕조의 네메소르, 말락이 눈을 뜨자마자 한 것은 지표면에서 그들의 영토를 무단으로 침범하고 있던 해충들을 청소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그에겐 한 가지 해결해야할 난제가 주어졌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이 왜 이곳에 있냐는 것으로, 그가 충성을 맹세한 메이나크 왕조의 영토는 이곳 퍼라이어 넥서스가 아닌 더 아래 세그멘툼 템페스투스의 오르페우스 섹터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그의 파에라크는커녕 다른 네메소르들조차 위치를 알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왕조에 내려진 크'탄 란두'고르의 저주로 인해 대동면 동안 말락의 의식 체계는 부분적인 손상을 입어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는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었다. 과거 무수히 많은 전장에서 그가 쌓아올린 전술적 경험과 무예가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셈이었지만 그에게 고민할 시간 따윈 주어지지 않았다.
말락이 이끄는 군세가 깨어난 건 행성 위에 있던 해충들 때문이 아닌, 외계에서 몰려온 공포스러운 포식자들 때문이었다. 아직 왕조의 군대가 모두 깨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왕조의 강력한 유물이 이 행성에 보관되어 있었기에 한시라도 지체해선 안됐다.
메이나크의 네메소르는 그에게 닥친 문제들을 검의 논리로 헤쳐나가기로 결심했다.
불길한 유성우 무리가 떨어지고 잠시후.
지축을 울리는 거대 괴수를 앞세운 외계의 포식자 무리, 진화장의 실험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말락은 그가 이끄는 망각의 속삭임 군세가 갓 깨어난 탓에 저 거대 괴수를 처리할만한 병기가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유물을 회수하기 전까진 물러설 수 없었다.
양측의 군대가 도열하고 검붉은 긴장감이 전장을 에워싸자, 대기를 찌르는 포효소리와 함께 전쟁이 시작됐다.
선수를 친 건 망각의 속삭임이었다. 크로노맨서 눈먼 자의 눈이 어둠의 장막(Veil of Darkness)을 사용하여 워리어들로 이루어진 불사자군단을 이끌고 유물의 위치로 이동한 것이었다. 덕분에 유물은 원주인의 손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그와 함께 기동성을 살린 아이소트의 수레(툼블레이드)가 재빠르게 불사자 군단 측으로 붙어 거대 괴수에게 화력을 집중하지만 그리 큰 타격을 입히진 못했다. 곧바로 거센 반격이 밀려올 것을 예상한 말락은 그의 근위대인 단말마의 숨결(리치가드)과 남은 불사자 군단을 전진배치한다.
놈들의 수장인 기묘한 부유체의 수염이 몇차례 꿈틀거리자 괴수무리가 반격을 개시했다. 예상대로, 거대한 녀석이 폐허를 부수며 달려들었다.
단 몇 걸음만의 성큼걸이로 불사자 군단에게 붙어버린 다마카에론이 워리어의 벽 뒤에 숨은 크로노맨서를 비웃기라도하듯 워리어의 머리 위로 뛰어넘어 그에게 그 거대한 발톱을 휘둘렀다.
아무리 메이나크의 대-크립텍 눈먼 자 토홀크를 모방하는 모방체라곤하나 압도적인 힘 앞에선 그의 잔재주는 하등 쓸모가 없었다. 재빠르게 유물을 회수한 것처럼, 그는 날카로운 발톱날에 갈갈이 찢겨 재빠르게 유물을 뱉어내야만 했다. 강철 채찍과도 같은 꼬리치기가 후속타로 날아들어 군단 또한 순식간에 와해되었다.
2차 충격을 막기위해 내보냈던 근위대와 워리어들도 큰 위기에 빠진 건 매 한 가지였다.
어느샌가 날아온 기생충 무리에 의해 근위대는 별다른 힘도 못써보고 전멸해버렸고, 불사자 군단은 해일처럼 밀려드는 건트 무리에게 뜯어먹히고 있었다.
이미 전황은 돌이킬 수 없음을 말락은 직감, 유물 회수는 포기하고 툼월드로 돌아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조금이나마 더 많은 병력을 데리고 후퇴하기 위해 말락은 직접 건트의 무리에게 달려들었고, 놈들의 한 무리를 전멸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혼자서 군단을 감당할 순 없는 법.
병력들을 일부 물리는데 성공한 말락이지만 그때 그의 정신이 과거로 떨어져버렸고, 몰려오는 괴수 무리의 앞에 놓여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은 그를 상체만 남은 크로노맨서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순간이동시키는데 성공한다.
이로서 말락은 패배의 쓴맛과 함께 다음 기회를, 아바투르는 유물을 손에 넣으며 그의 실험체들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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