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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느레 겜야기/소울바운드 TRPG

내 영혼이 타인과 엮인 일생일대의 사건에 대하여 - 1막

by 맥주수염 2024. 1. 10.

에이지 오브 지그마 세계관의 TRPG - 소울바운드

소울바운드가 궁금하다면?

 용감무쌍한 소울바운드의 모험은 아쿠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파티는 페스터미어 요새에 도착했고,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로 향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불의 렐름, 아쿠시


 울구 출신의 도덕적으로 모호한 엘프 상인 쿠바, 차몬 출신의 듀아딘 문화에 익숙한 실바네스 쿠르노스 헌터 탈람, 길을 잃은 크룰보이즈 맨스큐어 볼트보이 닥코는 요새에 도착하여, 문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쿠바 / 탈람 / 닥코

 

 아쿠시의 페스터미어 요새에 들어서자 서 있는 경비병이 소울바운드를 맞이했습니다.


 요새 안은 상품이 가득 실린 마차, 울타리에 묶인 가축 무리, 한가롭게 서 있는 무장 호위병, 숨을 헐떡이는 상인들로 가득 차 있었고, 이 상인들을 통해 실종된 화물의 행방이 확인될 때까지 성문 통과가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 마차들 너머로 요새의 성문 옆에 서 있는 거대한 아이언웰드 코그포트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그 육상 전함의 거미처럼 생긴 여섯 개의 거대한 다리가 검은 강철 갑옷으로 덮여 있고, 각각의 가장자리는 금색 듀아딘 룬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승무원들이 근처를 뛰어다니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으며, 엔진이 수증기를 토해는걸 보니 출발이 멀지 않았습니다.

 

아이언웰드 아스날 기계공학의 정수

 

 "승함 준비!"


 주변의 상인들을 통해, 우리의 파티는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에서 화물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지 몇 주가 지났다는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어떠한 위협이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로 통하는 단 하나의 길 '원 로드'에 도사리고 있다는걸 확신할 수 있었기에, 요새에서는 도착한 상인들을 억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코그포트 '하빈저 오브 트러블'호가 그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 곧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파티는 빠르게 그곳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함장 테르조 하인즈

 

 그곳에서 소울바운드 파티는 하빈저 오브 트러블 호의 함장 테르조 하인즈를 만나게 됩니다.


 하인즈는 쿠바의 설득에 자신의 여정이 가진 어려움을 쉽게 인정했고, 소울바운드 파티를 승함시켜 같이 이동하는데 동의하였습니다. 조금 독특한 승객들에 승조원들이 조금 긴장하기는 했지만 큰 탈 없이 갑판에 발을 디딜 수 있었고, 그렇게 5일이 걸릴 미지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함내에 빽빽하게 들어찬 음성 파이프를 통해 함장의 출항 알림이 울려퍼지며, 코그포트는 렐름게이트로 이동했습니다.
페스터미어 렐름게이트는 고대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평평한 물 웅덩이의 형태로, 아쿠시의 더위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입니다.


 렐름게이트를 관리하는 로드-오디네이터가 별 나침반을 바라본 후 거대 망치를 들어올리자, 어두운 하늘에 기묘한 구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로드-오디네이터, 스톰캐스트 이터널

 

 예고도 없이 낙뢰가 물 웅덩이를 강타했고, 맑은 웅덩이의 표면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서서히 은하수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그에 맞춰 하빈저 오브 트러블 호가 물 속으로 들어가자 탑승객들은 기묘하게 중력의 방향이 바뀌는것을 느꼈고,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세상에 내던져졌습니다.


 모든 것이 비슷하지만 조금 더 녹음이 푸르르고, 저 건너편 바다에서 소금기가 날라오며, 하늘이 기묘한 초록빛을 띄는 생명으로 충만한 기란에 도착한것입니다.

생명의 렐름, 기란

 

 놀라움도 잠시, 렐름게이트의 후유증으로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소울바운드는 주변에서 정보를 수집합니다.

 

 렐름이 바뀌었으나 분위기는 아쿠시의 페스터미어 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에서 오는 상단이 끊기니 이곳 또한 생각보다는 한산했고, 오도가도 못한 채 묶여있는 이들로인해 소란스러웠습니다. 

 

 혼란 속에서 소울바운드의 장을 맡고 있는 쿠바가 이곳의 로드-오디네이터와 함장 하인즈와 대화를 나눕니다. 탈람은 자신이 찾는 듀아딘의 행방을 수소문하고자 주변에서 듀아딘을 찾아보았으나 보이는 건 엘프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코는 도시 사람들의 표정과 숨소리에서 희미하게나마 불안과 공포를 훑어냅니다.

 

 분명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로 향하는 원 로드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 틀림이 없어보였습니다.

 

평온해보이는 기란의 정경

 

 우렁찬 경적 소리와 함께 육중한 기체가 그 발걸음을 움직입니다.

 

 첫날은 평화로웠습니다. 살랑이는 바람결, 향긋한 꽃내음, 온 렐름이 하빈저 호의 승객들을 반겨만 주는 듯 했습니다. 허나 조금만 멀리 내다보면 풀밭 너머로 비스트맨과 실바네스의 사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것이 보여옵니다.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까지의 여정 기간은 대략 5일로 예정되어있고, 그렇게 첫날이 지나갑니다.

 

갑자기 씨앗이...?

 

 둘째날, 오늘은 바람 한 점 없고 구름도 한 점 없는 쾌청한 하루입니다. 쨍한 날씨 아래 승객, 승무원 너나 할 것 없이 기분 좋음을 만끽하고 있을 때, 볼트보이 닥코만이 무언가...이상함을 느낍니다.

 

 바람 한 점 없는데 씨앗들이 하늘에서 떨어져내리고 있었습니다. 기묘함을 느낄 새도 없이 닥코는 즉각적으로 몸을 돌려 갑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력으로 뛰어들어갑니다.

 

 그 사이 씨앗 비는 갑판에 거의 도달했고, 닥코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그 사실을 눈치 챈 건 하빈저 호의 선장, 하인즈였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답게 씨앗이 무엇인 지 바로 알아챈 그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습니다.

 

 "전원 배 안으로! 갑판에서 피해라!"

 

 선장의 경고음은 충분히 빨랐지만 늦은 감도 있었습니다. 소울바운드의 인원들은 그 명성답게 쉽사리 몸을 피했으나 미처 피하지못한 누군가의 몸에 닿은 씨앗이 살갗을 파고들며 급속도로 성장해버립니다.

 

 간신히 해당 인원을 갑판 아래까지 끌고내려오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씨앗이 자라며 온몸을 찢고있었습니다. 더 늦으면 눈 깜짝할 새에 갈기갈기 찢겨 한줌의 나무뿌리가 될 상황이었기에 급한대로 의술 지식이 있던 쿠바가 칼로 씨앗이 박힌 부위를 뜯어내는 응급조치를 취합니다.

 

밤이 왔다

 

 씨앗 소동이 지나가고 그 다음날 밤까지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무언가 거대한 것이 파고들어간 구덩이, 잔해로만 남은 스팀탱크 등 심상찮은 풍경들만 보였을 뿐 아무런 일이 없었죠. 

 

 그리고 밤이 찾아왔을 때,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쥐-인간의 형태를 지닌 카오스 세력, 스케이븐

 

 처음 습격자들과 마주한 것은 볼트보이 닥코였습니다.

 

 무언가 둔중한 소리가 배 바깥에서 들려오는 걸 들은 소울바운드는 나뉘어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닥코는 관측실로, 쿠르노스 헌터 탈람은 엔진실로, 엘프 상인 쿠바는 그대로 승무원실에 남기로 했죠. 

 

 그렇게 처음 관측실에 닥코가 들어선 순간, 그가 볼 수 있던 건 창문을 깨고 드워프 승무원들을 습격하는 쥐-인간들의 모습. 직감적으로 이번 연락두절 사태에 스케이븐이 관여되어있다는 게 느껴졌지만 생각에 잠길 여유따위는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덩쿨을 타고 들어오는 습격자들의 모습에 닥코는 일단 승무원실로 이어지는 관측실의 문 앞을 틀어막았습니다.

 

스케이븐 습격자들과 대치

 

 갑작스런 사태였으나 소울바운드는 침착하게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습격자들을 물리치는 것이었죠. 먼저 닥코가 승무원실로 이어지는 문을 지키고, 다른 두 인원은 빠르게 닥코에게 합류할 준비를 했습니다.

 

스톰버민에게 두들겨맞은 다코는 빠르게 뒤로 도망쳤다.

 

 쥐-인간이라 얕잡아본 닥코가 호기롭게 석궁이 아닌 단검으로 육탄전을 벌이지만, 이들은 그저그런 클랜랫이 아니라 정예병인 스톰버민이었고 순식간에 피를 본 닥코가 화들짝 놀라며 뒤로 피합니다.

 

 그 사이, 늦지않게 탈람과 쿠바가 합류했고 탈람의 든든한 전위 덕분에 하나하나 적들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하는 소울바운드.

 

 쾅!

 

 기뻐할 새도 없이 귀청을 두들기는 굉음이 들리며 습격에도 우직하게 나아가던 하빈저 호가 크게 휘청입니다.

 

 엔진실! 엔진실이 위험하다!

 

 선내의 파이프를 통해 다급한 선장의 목소리가 들어왔습니다. 가장 튼튼하게 설계된 엔진실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게 틀림이 없었습니다. 습격자들을 떨치기 위해 오히려 속도를 올리고 있던 하빈저 호였기에 지금 엔진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모두가 위험해지는 상황.

 

 분주하게 불을 끄는 승객들과 덩쿨을 타고 계속 쏟아지는 스케이븐과 맞서싸우는 드워프 승무원 등, 이미 여기저기서 승무원, 승객 가릴 것 없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정신없이 제 할 일을 맡고 있어서 엔진실까지 갈 인원은 소울바운드뿐인 듯 했습니다.

 

 그렇게 곧바로 엔진실로 뛰어들어간 소울바운드.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이 마주한 것은 바로 스케이븐 기술력의 결정체, 스톰핀드였습니다.

 

스케이븐 기술력의 자랑 중 하나인 스톰핀드

 

 엔진실에서 또 한 번의 폭발이 일어나며 배가 크게 휘청거립니다.이번에는 아예 맛이 갔는 지 하빈저 호가 더는 제 경로를 유지하지 못하고 실바네스의 축복을 받는 원로드를 벗어나 밀림으로 파고들어갑니다.

 

 이번 폭발로 인해 잔해에 깔린 스톰핀드, 하지만 그 거대한 덩치답게 엄청난 힘으로 잔해를 들어올리며 일어서고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위 뚫린 구멍으로 스케이븐의 엔지니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암살하는 쿠바, 덩치싸움을 보여주는 탈람

 

 엔지니어가 마법을 쏘아대고, 스톰핀드가 몸을 일으키려는 위기의 순간이지만 소울바운드도 수많은 전투를 치뤄온 영웅들인만큼 두려움을 보이진 않습니다. 

 

 닥코는 넘어져있는 스톰핀드의 등 뒤에 자그마한 새끼 쥐가 연결되어있는 것을 보고, 그것이 놈의 약점임을 파악합니다. 절묘한 각도로 쏘아진 볼트가 약점을 타격하는 데 성공하고, 스톰핀드가 확연히 약해진 것이 보이자 탈람이 달려들어 폭풍같은 대검 세례를 퍼붓습니다.  

 

 스톰핀드가 무력해지는 걸 본 엔지니어의 두 눈이 휘둥그레해지는 사이,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긴 쿠바가 어느새 녀석의 등 뒤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가볍게 목덜미에 단검을 쑤셔 그 명줄을 끊어내고 내려와 함께 스톰핀드를 완전히 마무리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스케이븐의 습격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었고, 엔진실의 기능은 아예 상실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부득이하게 선장은 배를 버리는 판단을 내립니다. 소름끼치는 찍찍거림을 등 뒤로 하고, 소울바운드는 가까스로 생존자들을 규합해 어스름한 밀림으로 나아갑니다. 

 

 저 멀리, 히쉬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밀림으로

 

 다행히 피해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소울바운드의 재빠른 대처와 용기있는 행동 덕분에 대부분의 인원이 생존해있었고, 히쉬의 빛은 분명 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도도 잠시, 저 멀리서 트로고스가 쿵쿵거리며 다가오는 게 보입니다. 그 위에 조그마한 깃츠들이 창살로 녀석을 자극하고있는 걸 보니 이대로 있다간 큰 참사가 날 게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트로고스가 나타났다.

 

 그때, 닥코의 눈에 길목 옆의 넝쿨 절벽이 들어왔습니다. 밀림과 늪지에 통달해 선두에서 이끌던 닥코에게 번뜩이던 재치가 떠올랐고, 앞에 땅을 파 구덩이 함정을 판 뒤 절벽 반대편에 인원들을 숨겼습니다.

 

 잠시 후 흥분한 트로고스가 미처 구덩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발이 빠져 기우뚱했을 때, 옆에서 우르르 튀어나온 인원들이 트로고스를 절벽으로 밀어냅니다. 영-차!

 

 당황한 트로고스와 깃츠가 반응하기도 전에, 결국 무게중심을 잃은 놈이 넝쿨 절벽으로 밀려 떨어집니다. 깃츠들의 새된 비명소리만 메아리칩니다.

 

저주받은 땅, 구울 습지

 

 밀림을 벗어나니 썩은 악취가 생존자 무리를 반깁니다. 구울 습지에 도달한 것입니다.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가 만들어낸 저주받은 땅인 이곳은 습지가 고향인 크룰보이즈 닥코의 입장에서도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허나 이 썩은 땅이라도 그들에겐 반가웠습니다. 여기만 벗어나면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였기 때문이죠.

 

죽음의 늪,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장면 중

 

 구울 습지에서 첫 위기는 어느 이름 모를 늪에서였습니다.

 

 시체가 가라앉아있는 이 늪에서 기괴한 마력을 감지한 쿠바가 잠시 인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곧 그는 이 늪이 생명과 죽음 마법이 여러군데서 흘러 저주나 다름없이 엉킨 상태라는 걸 파악했습니다. 

 

죽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살아나는 구울습지의 늪

 

 허나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로 향하는 최단길은 이 늪을 지나는 것이었고, 통과를 감행하기로 결론을 내립니다. 곧 늪에서 시체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이곳에서도 전투가 벌어졌는 지, 아니면 늪에 사로잡혔던 건 지는 몰라도 여기에서조차 스케이븐 언데드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처음 한 차례의 시체무리는 손쉽게 처리한 일행이었지만, 늪지의 시체들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고 얼마나 많은 시체가 더 있을 지 몰랐기에 탈람이 지니고 있던 축복받은 물, 아쿠아 기라네스를 소모해 아예 이 늪지를 정화시키기로 합니다.

 

 잠시 전투가 더 이어졌지만 기라네스를 통해 늪지가 정화되자 언데드들이 곧장 시체로 돌아가버립니다.

 

실바네스에 쫓기는 한 배달부

 

 슬기롭게 늪지의 첫 위기를 넘겼지만, 위기는 그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나아가는 일행 앞에 분노한 쿠르노스 헌터들에게 쫓기는 한 배달부가 도망쳐와 살려달라고 구원을 요청한 것. 자칫하면 불필요한 희생을 낼 뻔한 위기였으나 닥코의 엉뚱한 해결책이 빛을 발했습니다.

 

 늪지의 진흙을 뭉쳐 다짜고차 분노한 헌터들에게 던져 맞춘 것. 모두 이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있을 때, 이는 맞은 헌터들도 마찬가지라 분노가 아니라 일순간 당혹스러움이 떠오른 것.

 

 그때를 놓칠세라, 분노로 다시 타오르기 전에 같은 실바네스인 탈람이 선수를 쳐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양측 간 오해로 인해 이런 일이 벌어졌던 것.

 

 다행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었고, 쿠르노스 헌터들이 떠나자 생존자들은 배달부에게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의 상황을 물어봅니다. 허나 그 또한 밖에 나가있다가 들어오는 도중이었던 지라 자세한 상황을 모르고 있었고, 아쉬워하는 일행에게 그는 대신 추후 그레이워터에 들어오면 자신이 속한 상회를 찾아오면 보상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제 갈 길을 떠났습니다.

 

야심한 밤에 찾아온 트리로드

 

 의외로 궁금증을 해결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야영을 하던 일행 앞으로 거대한 고대의 트리로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갑작스런 방문에 생존자 일행이 두려움과 공포로 인한 흥분 상태에 빠져 당장이라도 싸움을 걸려합니다. 허나 트리로드는 자신을 불에 탄 주목이라 소개하며 싸울 생각이 없다고 말해옵니다. 이에 쿠바가 생존자들을 다독여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결정합니다.

 

불에 탄 주목, 트리로드

 

 주목이 말하길, 이 앞은 스케이븐들의 준동으로 인해 너무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 말고 자신이 아는 원로드로 인도해줄테니 다른 요새로 가라고 조언해주죠.

 

 역시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의 연락두절 사태는 스케이븐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허나 이제와서 돌아갈 순 없는 노릇, 선장 하인즈와 대화 후 일행의 입장을 전하자 주목은 알겠다고 말하며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로 이어지는 길목을 알려줍니다.

 

 그는 요근래 그레이워터 주변에서 천둥치는 포격 소리와 찍찍거림이 쉬지않고 들려온다고 말하며 조심하라는 경고를 남기고 떠납니다.

 

아수라장이 된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의 성벽 밖

 

 과연, 주목의 말대로였습니다.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의 밖은 그야말로 포화빛과 천둥소리, 쥐-인간들의 시체들로 이루어진 수라장이었습니다.

 

 쉬지않고 뿜어지는 포격들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모인 스케이븐 군세는 감히 저곳을 뚫고 들어갈 엄두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행은 저곳을 뚫고 들어가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제발 여길 봐줘!

 

 저 엄청난 쥐 군세를 그대로 뚫고 들어가는 건 자살행위였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수관으로 이어진 입구가 있다는 사실을 하인즈 선장이 알고 있었고, 그를 통해 상대적으로 쥐 군세가 적은 동쪽 성벽으로 가야한다고 그가 주장했습니다. 마침 그쪽에 높디높은 잔해가 남아있었고, 그 위에서 신호빛을 쏘아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 측에게 여기 생존자 무리가 있다는 걸 알려주기로 합니다.

 

 신호만 전달된다면, 그레이워터 성벽에서 집중 포화가 쏟아져 가는 길목을 쥐새끼들로부터 깨끗하게 치워줄거라는 말과 함께 말이죠.

 

 물론 신호빛을 쏘는 순간 쥐군세가 몰려오겠지만 별 방법이 없었기에 일행은 그를 따르기로 하고 잔해 근처에 자리를 잡아 신호수를 지키기로 합니다.

 

 잠시 전투가 소강된 틈을 타, 첫번째 신호빛이 점멸합니다.

 

사방에서 몰려온다

 

 즉각적으로 스케이븐 병정들이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클랜랫을 필두로, 스톰버민, 스톰핀드까지 모두 다가오고 일행은 필사의 혈투를 벌입니다.

 

구원의 빛

 

 점차 버거워지는 전투 속에서 일곱 번째 신호빛이 점멸했을 때, 저 멀리 성벽 위에서 한 줄기 붉은 신호탄이 피어오릅니다. 그와 동시에 무자비한 포격 세례가 스케이븐의 머리 위로 떨어져내리고 바로 그 순간 일행이 전속력으로 그 사이를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포격과 스케이븐 잔당의 방해로 위기는 이어졌으나, 일행들은 간신히 하수관에 도달해 창살을 뜯어내고 그 안으로 도망치는데 성공합니다.

 

성벽 밖과는 대조될 정도로 흥겨운 분위기의 안

 

 하수관 안이라고 다 안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안에는 오폐수의 독극성 공기, 분노에 찬 트로고스 등이 있어 극한까지 몰린 생존자들에게 하나하나 치명적인 환경이었지만, 다행히도 이번에는 재빠르게 생존자 일행을 도와주러 온 그레이워터의 병사들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드디어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에 도달한 소울바운드와 하빈저 호의 생존자들.

 

 그런 그들의 어안이 벙정해지게 만든 건 그 안의 분위기로, 지옥도를 방불케하는 성벽 밖과는 달리 성벽 안은 흡사 축제 분위기와 같이 몹시도 흥겹고,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

 

티리사 스틸워터 상등병

 

 놀람도 잠시, 일단 일행은 그들을 구원해준 인물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티리사 스틸워터, 상등병의 직급으로 그녀의 부대가 그들을 구원한 것이었죠.

 

 그리고 소울바운드는 각자 자신만의 눈썰미로 그녀가 머리카락 아래 뾰족한 귀를 감춘, 아엘프라는 걸 눈치채지만 티를 내진 않습니다.

 

 이후 하빈저 호의 선장 하인즈를 위시한 생존자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그 공로로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 내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숙소를 제공받습니다.

 

 그렇게 다사다난하고 험난했던 5일간의 여정이 마무리됩니다. 허나 어쩌면 위험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릅니다.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는 인간이 아닌 이들에게 호의적이지않고, 특히 실바네스가 포함된 소울바운드 파티는 그들에게 은은한 공포감마저 주고 있었으니 말이죠.

 

====1막 완====

 

 - 막간의 휴식기

 

 닥코 아이언스컬은 막간의 시간을 틈타 기란의 대자연속으로 사냥을 하러 떠났습니다. 축축한 습지는 닥코에게 있어 고향이나 다름 없는 땅이지만, 구울 습지의 환경은 강인한 오룩에게도 유독할만큼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정글 너머를 탐험하던 닥코는 생명으로 넘치는 기란의 정글 속에서도 우제류 동물의 발굽을 확인했고 곧바로 추적을 시작했습니다. 약 3일간의 추적 끝에 뿔은 나무로 되어있고, 나뭇잎 같은 털이 수북한 '우드혼' 무리를 발견한 닥코는 함정을 판 뒤 이들을 유인하여 사냥했습니다. 식물과 동물이 혼합된 독특한 생물을 잔인하게 사냥하는데 재미가 들린 닥코는 신선한 쇠고기와 수많은 전리품들을 가득 챙긴채 일주일만에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탈람 마르그룬은 사라진 듀아딘 애송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자신을 두려워하는 도시 사람들에게 그 행방을 물었습니다. '사교클럽'이라는 이름에 기회를 찾았다고 생각한 탈람은 '망치와 모루 사교클럽'에 방문하여, 질문을 이어나가려 했으나 그곳의 분위기는 예상한 것과 달랐습니다. 평생 본적이 없는 거대한 유흥업소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술 취한 무뢰한들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언더잭 길드에서 많은 외지인들이 일하고 그 벌이가 나쁘지 않다는 소문에 탈람은 자원하여 일을 시작했습니다. 끔찍한 악취가 풍기는 하수구에서 스케이븐을 사냥하는 일과 스케이븐의 시체를 수거하는 화약통 골목 경비초소 그레이캡 대원들의 태도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소문 그대로 쏠쏠한 대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쿠바 둠소울은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의 유흥 문화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일원이었습니다. 적당히 다른 할 일이 있는거 같은 바인딩의 일원들을 자유라는 이름 아래 놓아준 쿠바는 자금을 좀 불리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근처의 도박장 오룩의 후회로 향했습니다. 울구 출신으로 속임수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뛰어난 쿠바였지만, 태생적인 운을 넘어서기란 어려웠고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퇴역 군인들로 이루어진 단골 손님들의 떠드는 소리에 방해받아서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저 단골 손님들이 바텐더와 매우 친해보이는데 이 모든 게임이 조작되어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다행히도 가진 나크로스를 밑천삼아 잃은 돈 정도는 복구하는데 성공했으니, 아직 행운의 신이 쿠바를 배신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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